“어휴, 그런 말씀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 모두 밥상 한 번 보려고 온 건데, 어딜 가겠어요?” “맞아요, 맞아.”와글와글 웃음소리로 가득한 가운데, 도리슬이 선물 봉투를 들고 들어왔다.“할아버지, 좋은 아침이에요! 오늘 집안 분위기 엄청 좋네요. 저 혹시 늦은 거예요?”‘응...?’고상훈은 잠시 미묘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소리야. 너야 언제 와도 환영이지.”“어머, 리슬 아가씨 왔네?”분위기가 술렁였다.몇몇은 눈빛까지 번쩍이며 살짝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리슬 아가씨, 오늘 온 사람들은 고씨 집안 가까운 친척들이에요!”“맞아요, 어르신께서 그러셨거든요. 한 가족끼리 화목하게 밥 한 끼 하자고.”분명 농담 같으면서도 미묘한 뉘앙스가 담긴 목소리였다.“아유, 왜들 그래요? 리슬 아가씨야, 곧 우리 집 식구나 다름없는데요.”“그러게요, 리슬 아가씨, 본인 생각은 어때요? 맞죠?”“...”도리슬의 뺨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작게 웃으며, 민망한 듯 고개를 저었다.“아휴, 무슨 말씀이세요... 저, 그런...”“어머나, 쑥스러워하시네요?”“그걸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요? 고 대표님한테 물어보면 금방 알겠죠!”“맞다, 고 대표님은 어디 계세요? 같이 안 오셨어요?”“...”“저, 그게...”리슬은 입술을 꾹 깨물고 더듬거리며 말했다.“저도... 몰라요...”“어머, 커플인데 서로 어디 있는지도 몰라요?”“아이쿠, 고 대표님 오신다!”“아이고, 말하니까 오시네!”“...”시연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현관 너머로 유건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단 하룻밤 못 봤을 뿐인데, 왠지 오래 못 본 것처럼 낯설게 느껴졌다.“와, 시끌시끌하네.”유건은 웃으며 들어섰고, 곧장 친척들 사이에 둘러싸였다.“고 대표님, 오늘 리슬 아가씨 혼자 보냈다면서요? 어디 계셨어요?”유건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그제야 리슬 쪽을 보고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그러나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런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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