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안은 가슴 속에 뜨거운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소욱에게 말했다. "저희는 부부입니다. 저도 당연히 폐하와 헤어지기 싫습니다. 하지만 국사가 이리도 급박한데, 어찌 애틋한 감정에 빠져 있을 수 있겠습니까?""폐하, 그러지 마시고… 그런 무의미한 말씀은 그만하시고, 빨리 일을 처리하시는 게..." 그녀는 말하면서 그의 품에서 빠져나오며, 그가 국사에 집중하도록 재촉했다. 소욱은 몇 초간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그의 눈썹 사이에는 자제력이 깃들어 있었다. "좋다." 말을 마치고 그는 몸을 돌려 어전을 떠났다. 마치 한 구절이 목에 걸린 듯, 더 이상 그녀의 달콤한 말을 기대하지 않았다.전각 밖. 소욱은 밤바람 속에 서서, 서여국의 살벌한 한기를 느꼈다. 그는 먼 곳을 바라보며, 무표정하게 진한길에게 명했다. "마차를 준비하라, 내일 남제로 돌아간다." 진한길은 표정에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기뻐했다. 드디어 서여국을 떠날 수 있게 되었구나. 진한길은 공손히 여쭈었다. "산파도 동행하도록 준비해둘까요?" 만약 도중에 황후께서 출산하게 되면, 준비가 필요할 터였다. 소욱은 두 손을 등 뒤로 모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에 한기가 서려 있었다. "황후는 남는다." 진한길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황후께서 함께 남제로 돌아가지 않으신다니?…...소욱은 남제로 돌아갈 준비를 마치고 어전으로 돌아왔다. 봉구안은 그 용좌에 앉아, 마치 오래전부터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대외적으로는 폐하께서 민간을 순시하고 홍수 피해를 수습하러 가셨다고 발표하겠습니다." 소욱의 표정은 쓸쓸했다. 마치 가을날, 점점 시들어가는 나뭇잎이 가지에 매달려 떨어질 듯 말 듯 흔들리는 것 같았다."네가 일을 꼼꼼히 처리하니, 내가 더 일러줄 것이 없구나." 봉구안은 그의 마음이 무거움을 알았고, 앞서 그녀의 '냉담함'에 그가 마음 아파한다는 것도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응시하며 입을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