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안은 아이를 품에 안고 높은 자리에 섰다.그 눈빛은 흔들림 없이 단호했고, 그 태도는 절제된 위엄으로 가득했다.“내가 정말로 대리청정을 하겠다고 해도, 그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이 말이 떨어지자, 전각 안은 술렁이기 시작했다.“황후마마! 암계가 새벽을 울면 나라가 망한다 하였습니다. 지금 마마께서는 종법을 어기시는 겁니다!”“감히 거역하겠나이다!”태황태후는 노쇠한 얼굴로 봉구안을 바라보다가, 안타까운 듯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황후의 이 발언은 너무도 과감했다.속내를 저리도 드러내면, 과연 어느 대신이 받아들이겠는가.하지만 봉구안은 조바심 하나 없이 황자를 용상 위에 올려놓았다.“황제 폐하께서는 아직 붕어하시지 않았다.”“설사 만일의 일이 있었다 해도, 황자가 즉위하는 것이 정당하다.”“그대들이 떠드는 걸 들어보니, 권력을 빼앗고자 하는 야심만 가득하구나!”무관 중 한 명이 기세등등하게 소리쳤다.“황후마마, 저희는 떳떳합니다! 어찌 저희를 욕보이십니까!”한 왕족이 태황태후를 향해 소리쳤다.“태황태후마마! 마마께서도 말씀 좀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갓난아기가 어찌 나라를 지키겠는가?국본을 이렇게 정할 수는 없었다.그때 태황태후는 머리가 아프다며 일어나려 했다.궁녀들이 급히 부축했고,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전각 밖으로 걸어 나갔다.왕족들이 다급히 그녀의 뒤를 쫓았다.“마마! 안 됩니다, 가시면 아니 되옵니다!”태황태후는 애초에 옥양산에서 강제로 궁으로 끌려온 몸이었다.황권 다툼에 얽히고 싶지 않았다.아픈 몸을 이끌고,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오히려 젊은 궁녀들보다 더 빠르게 걸었다.“마마…!”한편, 봉구안은 이미 궁중 금군을 장악한 상태였다.황자의 즉위는 명분 있는 일이며, 다수의 신하들도 그녀의 편에 섰다.황후는 비록 여성이지만 전장에서 공을 세운 군공이 있었고, 그 어떤 왕족도 그녀의 능력을 능가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어진 인품으로 나라를 걱정하고 있었다.권력을 잡는다 한들, 반대파를 모조리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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