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빈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지만 성유리는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그리고 그 눈빛엔 분명한 압박이 담겨 있었다.결국 박한빈은 에릭을 바라봤고 그는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다.“미안하다.”얼마 후, 박한빈이 먼저 입을 열었다.“미리 말하지 못한 건 내 잘못이야. 그건 인정해. 하지만 네가 내 아내를 납치한 건, 그건 절대 용서 못 해.”에릭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네 용서 따윈 필요 없어.”그 말에 박한빈은 더 말할 가치도 없다고 느꼈다.하지만 그때, 성유리가 두 사람의 손을 억지로 붙잡았다.에릭의 손은 눈에 띄게 굳었고 이마에는 주름이 잡혔다.그리고 박한빈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포옹도 할래요?”이내 성유리가 웃으며 말했고 그 말을 듣자마자 박한빈은 바로 손을 빼냈다.“됐어. 그건 안 해.”에릭도 똑같이 손을 뺐다.“그럼... 두 분 아직도 친구 맞아요?”성유리는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이미 자기 입으로 뭐라 하는지도 헷갈렸다.그래도 두 눈은 여전히 또렷이 두 사람을 바라봤다.에릭은 아무 말 없이 박한빈을 쳐다봤고 그 또한 마찬가지였다.그 침묵에 성유리는 못마땅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무언가 더 말하려는 찰나, 에릭이 먼저 입을 열었다.“미안하다.”성유리는 잠깐 멍하니 그를 바라보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어차피 저 다친 데도 없으니까요.”“그럼 화해한 걸로 할게요?”그녀는 다시 말했다.“내일 우리 집에 오세요. 제가 직접 한식으로 요리해 줄게요.”에릭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에도 그는 여전히 도도하고 차가운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그의 대답을 확인한 뒤, 성유리는 박한빈을 바라보며 말했다.“저희는 이제 가요. 머리가 너무 아파서 저 이제 자고 싶어요.”박한빈은 짧게 대답한 뒤, 그녀를 안아 올렸다.이내 몇 걸음 걷던 성유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불편해요. 업어줘요.”“그래.”박한빈은 망설임 없이 바로 대답했다.그는 그녀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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