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호는 성하늘과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 그는 움찔하더니 눈시울이 점점 붉어졌다.성하늘은 입술을 깨물고는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앉아 있었다.남현호는 그녀의 뒷모습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성하늘이 다시 고개를 돌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그는 책가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학교생활은 여전히 지루하고 재미없었다. 성하늘은 그날에 말했던 것처럼 남현호한테 다가가지 않았다.두 사람은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금요일 저녁, 성유리는 성하늘을 데리러 왔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물었다.“남현호는 어디에 있어? 오늘 우리랑 같이 가지 않는다고 했어?”“이제부터 남현호와 함께 가지 않을 거예요.”성하늘은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학교 근처에 지하철역이 있으니 알아서 집에 가겠죠.”성유리는 싱긋 웃으면서 물었다.“혹시 남현호와 싸우기라도 한 거니?”“싸운 게 아니라...”성하늘은 그날에 있었던 일을 전부 성유리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박한빈은 손해를 보지 않았고 남현호는 더 이상 성하늘의 집에 놀러 오지 않았다.성하늘이 생각에 잠겼을 때, 남현호는 그녀가 서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그러고는 아주 자연스럽게 성하늘의 옆에 앉았다.성하늘이 입을 열기 전에 성유리가 먼저 말했다.“현호야, 어쩌다가 다친 거야? 무슨 일 있었어?”일주일 정도 지났기에 상처는 거의 아물었지만 흉터가 남아 있었다. 성유리의 말에 남현호는 얼굴을 매만지면서 덤덤하게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저 걷다가 넘어져서 다친 거예요.”“하!”성하늘은 그를 흘겨보면서 차갑게 웃었다. 남현호는 숨이 점점 가빠졌고 무릎에 올린 손이 덜덜 떨렸다.성하늘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거짓말하는 게 버릇인가 봐?”남현호는 낯빛이 하얗게 질렸다. 성유리는 성하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하늘아, 뭐라고 했어?”“혼잣말한 거예요.”성하늘은 말하면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성유리는 남현호의 얼굴을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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