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리는 위층 복도에서 성하늘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녀를 본 성하늘이 멈칫하더니 입술을 깨물고는 고개를 숙였다.성유리는 허리를 숙이고 지그시 쳐다봤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던 성하늘은 성유리를 보자마자 눈시울을 붉혔다.그러고는 재빨리 성유리를 껴안고 흐느껴 울었다.“엄마, 정말 죄송해요.”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엄마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그저...”성하늘은 서럽게 울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성유리는 그녀의 등을 토닥이면서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하늘아, 엄마가 미안해. 네가 왜 그랬는지 물어보고 나서 판단해야 했는데 엄마가 너무 성급했어. 엄마도 잘못했어.”성유리는 진심으로 사과했다. 성하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더 서럽게 울었다.그 모습을 본 성유리도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이내 미소를 지었다. 성하늘은 민망했는지 눈물을 닦고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성유리는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배고프지 않아? 아빠는 주방에서 죽을 끓이고 있어. 같이 내려가서 먹을래?”성하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러면...”“이만 방에 들어가서 쉴래요.”“그래. 하늘의 곁에 있어 줄까?”그 말에 성하늘은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성유리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방에 가서 쉬고 있어.”성하늘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으로 돌아가더니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달려와서 성유리를 꼭 껴안았다.그녀는 있는 힘껏 성유리를 안고는 고개를 숙인 채 재빨리 방으로 돌아갔다.성유리는 사랑스러운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이때 박한빈이 아래층에서 성유리를 불렀다. 성유리는 고개를 돌리고 그를 지그시 쳐다보았다.“다 되었으니 얼른 내려와.”“저는 이미 저녁을 먹었어요.”성유리와 박한빈은 식탁 앞에 마주 앉았다. 박한빈은 조금 전에 씻은 야채를 죽 안에 썰어 넣지 않고 간단한 요리를 했다.성유리는 저녁 식사 때 입맛이 없어서 많이 먹지 못했다. 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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