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1171 - Chapter 1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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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1화

환관은 한숨 돌리고 기뻐하며 인사를 올리고 떠났다.반면 우 대감의 표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러나 그는 애써 침착한 척 말했다. “김 낭자, 그게 무슨 뜻입니까? 아무리 낭자의 관직이 저보다 높다지만, 실권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지 않으십니까? 내의원 최고의원인 낭자께서 어찌 원예사인 저의 일에까지 상관하시려는 겁니까!”김단은 미소를 지은 채 우 대감 주변을 돌기 시작했고, 위에서 아래로 그를 훑어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내 어린 시절 입궁하며 만났던 원예사 역시 우 대감이었던 걸로 기억하오.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그 자는 대감의 부친이었을 것이오.”우 대감은 김단이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어 몹시 굳어진 표정으로 말했다. “예, 저희 아버님입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김단이 다시 말했다. “원예사라는 직책은 후원의 초목 관리를 담당하는 것이오. 외간남자가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궁에서 오직 원예사만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지. 그러니 원예사 될 수 있는 자는 뛰어난 기술 외에도 주상 전하로부터의 전적인 신뢰가 필요할 것이오.”그녀의 말에 대해 우 대감은 자부심을 갖고 말했다. “우리 우씨 가문은 대대로 주상 전하의 은혜를 입어왔습니다. 선조 이래로 상림원을 시작으로 부지런히 가꾸고 일했으며, 감히 말씀드리건 데 약간의 소홀함도 없었습니다. 매년 봄에는 꽃을 다듬고, 가을에는 물을 주었습니다. 진귀한 꽃과 풀들을 일일이 계절에 맞춰 관리했습니다. 여러 마마들로부터 총애를 받아오긴 했으나, 감히 그 총애를 믿고 분수에 맞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밤낮으로 본분을 지키는 데만 힘썼습니다.”김단은 자연스레 미소를 보였다. “그렇군. 풀과 나무도 때를 아는데, 하물며 신하야 오죽하겠소?“그 말을 들은 우 대감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김단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약간의 경계심이 서려 있었다.김단은 우 대감 옆에 서서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회화나무 아래, 무엇이 묻혀 있는 것이오?“이 말을 듣자 순식간에 우 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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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묻지 않았다니?!김단은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떴다.우 대감이 말했다. “여기는 이야기할 곳이 못 됩니다. 오늘 밤, 소신이 거처에서 김 낭자를 기다리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김단은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우 대감은 그제야 손을 놓았고, 예를 올린 뒤 몸을 돌려 떠났다.우 대감이 떠난 뒤에야 김단은 깊이 숨을 들이쉬며 마음을 진정시켰다.솔직히 말해서 만약 물건이 정말 중전의 침전에 있는 것이라면, 그녀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그것을 파내려고 할 것이다.우 대감이 왜 주상의 말에 따르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로서는 좋은 소식이었다.이에 김단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갔다.그녀가 몸을 돌려 떠나려는 찰나,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녀를 불러세웠다.“김 낭자 아니오?”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김단의 등골이 오싹해졌다.서원 공주였다.그녀는 몸을 돌려 서원 공주에게 인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공주 마마를 뵙습니다.”“정말 김 낭자였군!”서원 공주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내 모처럼 한가하여 화원에 나왔거늘, 이렇게 김 낭자를 만나게 될 줄이야.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이지 않겠소?”과거 연금당했던 일 때문인지 서원 공주는 줄곧 김단에게 앙심을 품고 있었다.전에는 중전의 체면 때문에 김단에게 함부로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중전도 없으니 서원 공주의 성격상 결코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김단은 자신이 화를 피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이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그때, 뜻밖에도 서원 공주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와 김단의 뺨을 때렸다.“짝!”소리가 청아하게 울려 퍼졌다.김단은 그 충격으로 바닥에 쓰러졌다.서원 공주의 날카로운 꾸짖음이 들려왔다. “이런 못난 것! 그때 나를 모함했을 때는 오늘 같은 날이 올 것이라 예상조차 못했을 것이오! 여봐라, 이리와 낭자를 흠씬 패거라!”옆에 있던 궁녀들은 그 말을 듣고 흠칫 놀라며 말했다. “공주 마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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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모두들 고개를 숙였다.서원 공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김단에게 다가가 발로 툭툭 찼다. “어이!”김단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서원 공주는 옆에 있던 궁녀를 쳐다보았고, 궁녀는 눈치를 채고 손을 뻗어 김단의 숨을 확인한 후 안도하며 말했다. “아, 아직 숨이 붙어 있습니다.”서원 공주도 그제야 한숨을 쉬었다. “그럼 내의원으로 보내거라! 후원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내 친히 사람을 시켜 보낸 것이라 하거라!”“예!”순식간에 몇몇이 달려들어 김단을 들어 올렸다.서원 공주는 멀어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속의 앙심의 죄책감을 느꼈다.재수가 없어도 너무도 없었다!그저 김단을 혼내주고 쌓여 있던 원한을 풀고 싶었을 뿐이었 거늘, 김단이 이렇게나 약해 한 방에 기절할 줄 누가 알았겠나!이 일을 중전이 알게 되면 또 얼마나 꾸짖을지 감이 오지 않았다!정말 재수 없는 날이었다!후원을 산책할 기분마저 사라진 서원 공주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그녀는 자신의 치마 끝에 무언가 묻어 있다는 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리고 그 무언가는 그녀를 죽음보다 더한 고통 속에 빠뜨릴 만한 것이었다!한편, 김단이 내의원으로 옮겨진 뒤, 어의들이 모두 몰려들었다.한 궁녀가 말했다. “저희 공주 마마께서 김 낭자께서 후원에 쓰러져 계신 것을 발견하시고 모시고 오라고 하셨습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도망치듯이 사라졌다.하지만 모두가 김단의 얼굴에 난 상처와 몸에 찍힌 수많은 발자국을 보면 알 수 있었다.분명 두드려 맞은 것이었다!이내 그들은 김단의 맥을 짚고자 손을 뻗으려 했다.그런데 예상치 못하게도 김단이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눈을 뜨고 혼란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 이곳은 어디입니까?”유 어의가 다급하게 물었다. “김 낭자, 이곳은 내의원이오! 기억나지 않는 것이오?”“아, 내의원… 공주 마마는 어디 계십니까?”김단이 다시 물었다.당 어의가 서둘러 대답했다. “공주 마마는 오시지 않았소. 방금 몇몇 궁녀들이 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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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김단은 침상에 누워 있었고, 머리는 붕대로 감겨 있었으며, 붕대 사이에는 약초가 덧대어져 있었다.내시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다 진한 약초 냄새에 저도 모르게 코를 막았다.김단은 그의 말을 듣고 침상에서 간신히 일어났다.그러나 몸을 일으키자마자 다시 침상 위로 쓰러졌고, 이어서 몇 차례 헛구역질을 했다.숙희는 그 모습을 보고 서둘러 내시를 밀쳐내고 침상에 앉아 김단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그리고는 몸을 돌려 내시를 바라보며 말했다. “대감, 보시다시피 저희 아씨께서 이런 상태이신데, 어찌 입궁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억지로 마차에 태워 보내도, 아마 마차 안에서 의식을 잃으실 것입니다!”이 말과 함께 숙희는 '엉엉' 울기 시작했고,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닦았다.“멀쩡하던 분이 궁에 들어갔다가 어찌 이렇게 되셨단 말입니까? 흑흑흑, 저희 아씨께서는 잘못한 것도 없으신데, 왜 이런 심한 일을 겪어야 한단 말입니까! 흑흑흑…”내시는 이 말을 듣고 죄책감을 느꼈다.그는 서원 공주의 사람이었기에 당연히 김단이 서원 공주의 명으로 이렇게 두드려 맞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고 바로 서원 공주에게 일이 생겼고, 다시 그녀를 궁으로 부르려 한 것이다…김단은 한동안 헛구역질을 하더니 다시 일어나려 했다. “공주 마마께 일이 생겼는데 내가 안 갈 수는 없다. 욱…”한마디를 채 끝내기도 전에 다시 헛구역질을 했다.숙희는 더 크게 울었다. “아씨, 몸이 이러신데 어찌 가신단 말입니까! 만약 가다가 잘못되기라도 하신다면, 대감이 중전 마마께 뭐라고 말씀드리겠습니까!”내시는 이 말을 듣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중전은 지금 공주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김 낭자뿐이라고 했다.하지만 만약 김 낭자가 궁으로 가는 길에 사고라도 당한다면, 그녀를 데리러 간 그 역시 함께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차라리 먼저 돌아가 보고하고, 김단이 중상으로 침상에서 일어날 수 없다고 말하는 편이 나았다. 그러면 중전이 꾸짖더라도 김단이 꾀병을 부린다고만 하면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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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그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그는 계속 마당을 주시하고 있었고, 그 누구도 들어오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이내 그는 잔뜩 겁에 질린 채 일어서서 밖을 향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누, 누구냐?”“우 대감, 김단이오.”일부러 소리를 낮추었으나, 여린 목소리는 숨길 수 없었다.우 대감의 공포심은 순식간에 사라졌다.그는 빠르게 앞으로 나와 문을 열었고, 김단이 새까만 옷을 입고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그 옆에는 덩치 큰 사내가 서 있었다.그 순간 그는 경계하며 말했다.“이, 이분은?”“이 쪽은 경씨 도령이오. 우 대감께서는 안심하시오. 믿을 수 있는 분이니.”김단이 부드럽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우 대감은 여전히 난감한 표정이었다. “워낙 중대한 일인지라…”“알고 있소.”김단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이어서 경씨를 보며 말했다. “도령님, 밖에 망을 좀 봐주시겠습니까?”“알겠소.”경씨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몸을 돌려 멀리 떨어졌다.우 대감은 그제야 옆으로 비켜서서 김단을 방으로 들였다.작은 촛불 하나가 방 안을 밝혔다.희미한 빛이 방 안의 어둠을 조금씩 몰아냈다.김단은 그제야 이곳이 우 대감의 서재라는 것을 깨달았다.우 대감은 김단을 보며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김 낭자에게 물건을 건네기 전에, 소인이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김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편히 물어보시오.”우 대감은 깊이 숨을 들이쉰 후에야 말했다. “지금 궁에 계시는 주상 전하는 혹시…”말을 다 끝내지는 못했지만, 우 대감은 이미 무언가 눈치챘음이 분명했다.김단도 우 대감이 무엇을 묻고 싶은 것인지 짐작했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 대감은 혹 지금의 주상 전하께서 가짜인지를 묻고 싶은 것이오?”이 말에 우 대감은 순간 눈을 크게 떴고, 이내 무언가를 깨달은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인이 며칠 전 주상 전하를 뵙고 평소처럼 예를 올렸는데 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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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김단은 나무 상자를 받아 열어보았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주상이 우 대감에게 무엇을 맡겼을지 예상했으나, 막상 실제로 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옥새는 평범한 나무 상자 안에 고스란히 놓여 있었다. 이것이 조선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국새라는 것을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이제 김 낭자께 맡기겠습니다!”우 대감은 그렇게 말하며 두 걸음 물러나 김단에게 인사를 올렸다.이 골칫거리를 드디어 남에게 넘겼으니, 이제 이 일은 그와 아무런 상관이 없게 된 것이다!며칠 밤낮으로 계속되던 걱정과 밤마다 시달리던 불면증으로부터 이제 드디어 벗어날 수 있었다!이제 잠 못 드는 사람은 김단이 될 것이다!우 대감이 안도하는 모습을 본 김단은 심장이 격하게 뛰기 시작했다.중전은 아마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이 주상의 명으로 자신의 침전 안에 묻혔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중전이 온 궁궐의 땅을 파헤친다 해도 회화나무 아래를 파헤칠 생각은 하지 못 할 것이다.하지만 주상 또한 우 대감이 겁이 많아 주상의 명을 받고도 감히 옥새를 묻지 못하고, 만에 하나 중전이 옥새를 찾아내면 자신이 그 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까 봐 두려워할 것이라는 걸 몰랐을 것이다.결국, 옥새는 이토록 쉽게 그녀의 손으로 들어왔다.모든 것이 마치 꿈만 같았다.그리고 지금, 김단은 옥새를 쥐고 있으면서도 한참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우 대감이 재촉했다. “김 낭자, 이 물건은 강산사직을 결정하는 것이니 잘 숨기셔야 합니다!”김단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맞다, 잘 숨겨야 했다!이에 그녀는 서둘러 나무 상자를 챙겼고, 우 대감에게 인사했다. “우 대감, 고맙소.”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경씨는 김단이 나무 상자를 들고 나오는 것을 보고 무어라 묻지도 않은 채 곧장 김단을 데리고 돌아갔다.어둠을 달려 두 사람은 평양원군 저택으로 돌아왔다.처음에 김단은 옥새를 최지습의 서재에 숨기려 했다.하지만 곰곰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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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몇몇 궁인들이 앞으로 나서 김단의 이불을 확 걷어내고 그녀를 들어 올렸다.숙희는 그 모습을 보고 서둘러 뒤따라가며 말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저희 아씨께서는 몸이…”그녀가 말을 채 끝나기도 전에 나인이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숙희를 가로막았다. “이런 고약한 놈을 봤나! 중전 마마의 명이거늘, 감히 누가 누굴 막는 것이냐!”이에 숙희는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멈추고 김단이 마차에 실려 가는 것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공주의 상황이 정말 위급한 모양이다!마차는 김단이 안에서 어떻게 흔들리든 아랑곳하지 않고 빠르게 달렸다.다행히 김단의 몸은 무사했고, 그저 몇 군데 침을 놓아 얼굴을 창백하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그랬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이정도 흔들림에 진작 마차 안에서 죽었을지도 모른다.내릴 때 마저도 사람들에 의해 들려서 내려졌다.심지어 그들은 김단을 공주의 침전 안까지 옮겨 놓았다.중전은 김단을 보고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김 낭자, 어찌 된 것이오?”왜 이리 얼굴이 창백하단 말인가?이마에는 식은땀이 흥건했고, 마치 죽기 직전의 사람 같았다.김단은 몸을 비틀거리며 자리에 앉으려 했고, 예의를 표하고 대답하려는 듯 보였으나 입을 열자마자 '욱' 하고 헛구역질을 했다.앞 전에 스스로 놓았던 침을 탓인지, 김단은 과연 무언가를 토해냈다.소화되지 못한 음식물들이 토가 되어 바닥에 뿜어졌다.중전은 몹시 역겨워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서고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았다. “어찌 이럴 수가? 대체 무슨 일인 것이오?”김단이 침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중전은 김단이 꾀병을 부리는 줄 알았거늘, 지금 직접 눈으로 보니 그녀의 타오르던 분노는 풀 곳을 잃었다.김단은 나지막하고도 허약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중전 마마, 노여움을 푸소서. 미, 미천한 소신이 머리를 걷어차여 조금 어지럽고 기운이 없어 계속 구역질을 하는 것뿐입니다…”그 말을 들은 중전은 더욱 격분했다. “그대 역시 명의의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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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공주가 격분하는 것을 본 중전이 무심코 물었다. “어떠하오?”김단은 그제야 다시 허약한 척을 하고 고개를 돌려 중전을 바라보았다. “소신이 보기에, 공주 마마께서는 독에 중독되셨습니다!”이 말을 들은 중전은 깜짝 놀랐다. “어찌 독에 중독되었단 말이오? 누가 감히 이토록 대담하게 공주를 해했단 말이오?”김단은 연신 고개를 저었다.그리고 말했다. “이 독은 약왕곡의 '류상'이라는 독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습니다. 소신도 대체 누가 이 독을 썼는지 모르겠습니다.”'류상'이라는 두 글자를 듣자마자 중전의 눈은 순간 커졌다.류상은 그녀가 주상에게 먹인 독이었지만, 그녀는 김단이 이미 이것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그녀는 순간 이것이 그저 우연의 일치라고만 생각했다.다시 서원 공주의 상태를 보니, 확실히 주상과 유사한 점들이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는 더욱 이상하게 여겼다.이 궁궐 안에 자신 외에 누가 약왕곡의 독을 가져올 수 있단 말인가?이 생각에 중전의 시선은 김단에게로 향했다.김단은 본인 입으로 자신이 약왕곡 주인의 제자라고 말하지 않았던가?이내 그녀는 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솔직히 말하시오. 낭자가 공주에게 독을 먹인 것 아니오?”김단은 중전을 향해 아무 죄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마마께서는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공주가 낭자를 때렸던 것에 원한을 품어 공주에게 독을 먹인 것이 분명하오!”중전은 마치 직접 본 것처럼 말했다.그러나 김단은 몹시 억울하다는 듯 소리쳤다. “소신은 오늘 맞은 뒤로 정신을 잃어 그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그 말을 들은 중전은 옆에 있던 궁녀들을 바라보았다.이들 모두가 오늘 현장에 있었고, 중전의 시선을 받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정신을 잃었으니 당연히 독을 쓸 수 없었을 터였다.중전은 몹시 화가 나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렇다면 대체 누구란 말이오?!”그때 옆에 있던 나인이 말했다. “마마, 당장의 급선무는 공주 마마를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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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보살핀다고는 했지만, 사실은 김단이 꾀병을 부리는지 의심하는 것이었다.당 어의는 그녀의 심복이 아니었지만, 유 어의는 심복이었다.김단이 정말 꾀병을 부리는지 아닌지는 유 어의가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김단은 궁녀의 부축을 받으며 나갔다.대략 한 시진 뒤, 유 어의가 와서 보고했다.“소신, 중전 마마를 뵙습니다.”중전은 아직 서원 공주의 침상 곁을 지키고 있었고, 유 어의의 목소리를 듣고도 뒤돌아보지 않은 채 물었다. “말해보시오.”“김 낭자의 맥상은 허약하고, 육신은 봄누에가 잎을 갉아먹듯 허약하며, 왼쪽 손목의 맥은 비에 젖은 모래처럼 막혀 있습니다. 이는 족태양경이 손상되어 어혈이 수해로 치솟을 때 나타나는 증세입니다.”그 말을 들은 중전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유 어의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정말 낭자가 심하게 다쳤다는 말이오?”유 어의는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 “예, 아마도 김 낭자의 머리를 하도 세게 걷어 찬 나머지 요충지에까지 닿았던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들어도 중전의 마음은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서원 공주가 온몸이 붉게 부어오른 모습을 보며, 그녀는 애가 타 눈시울을 붉혔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그렇게 크게 다친 것이라면 환자를 무슨 정신으로 본 단 말인가? 해독법을 알아내려면 최소 십 일에서 보름까지 걸리지 않겠는가?”하지만 지금도 서원 공주는 온몸의 가려움증으로 몹시 괴로워하고 있었다.어미 된 자로서 이걸 어떻게 차마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옆에 있던 나인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중전 마마, 공주 마마의 독이 류상과 비슷하다면, 어쩌면 류상의 해독제를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이 말을 들은 중전은 마음이 움직였지만, 김단의 말을 떠올렸다. “방금 전 낭자가 한 걸음이라도 잘못 디디면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 하지 않았소…”그러나 뜻밖에도 유 어의가 말했다. “낭자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김 낭자가 공주 마마의 독이 류상과 비슷하다고 했으니, 류상의 해독제가 공주 마마의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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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김단은 계속해서 연기하며 말했다. “중전 마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공주 마마께서 또 어찌 된 것입니까?”중전의 눈에서는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내, 내 공주에게 류상의 해독제를 먹였거늘,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공주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검은 피를 토하고, 지, 지금은 혼절했소!”그 말을 들은 김단은 몹시 놀란 듯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러나 어지러운 듯 다시 침상에 주저앉았다.이내 안타까워하는 듯한 어조로 질책했다. “소신이 한 번의 실수가 일을 그르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해독 방법은, 소, 소신이 생각해 내야 하는 것입니다! 마마께서는 어찌 이리 조급하십니까? 마마께서는 소신을 믿지도 못하시면서 어찌 다시 소신을 입궁시키신 겁니까?”이 순간, 공주를 해친 사람은 중전이므로 김단은 우위에 서서 그녀를 마음껏 질책할 수 있었다.중전은 마음에 죄책감을 느껴 김단의 질책에 반박할 수 없었고, 그저 울면서 말했다. “내 잘못이오! 김 낭자, 내 그대가 약왕곡 주인의 직속 제자임을 알고 있소. 부디 서원이를 살려주시오! 만약, 만약 낭자가 손쓸 수 없다면, 낭자의 스승님께 부탁해 주실 수 있겠소? 만약 서원이를 치료할 수 있다면, 그대가 원하는 것 무엇이든 줄 수 있소!”김단은 몹시 허약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소신이 돕지 않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스승님께서는 이미 약왕곡으로 돌아가셨으니, 소신이 도움을 청하러 가도 한 달 후에나 가능할 것입니다! 만약 마마께서 공주 마마에게 해독제를 먹이지 않으셨다면 공주 마마께서 버티실 수 있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공주 마마의 목숨을 부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들은 중전은 무언가에 크게 얻어맞은 듯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다행히 뒤에 있던 나인이 그녀를 부축해 주어 넘어지지는 않았다.나인은 그 모습을 보고 몹시 걱정스러운 듯 김단에게 말했다. “김 낭자께서는 의술이 뛰어나시니, 어서 공주 마마를 살릴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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