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들은 중전의 눈빛이 자연스레 어두워졌다.김단이 예전에 심어둔 작디작은 의심의 씨앗이, 마침내 그 마음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기 시작한 것이다.나인은 분명 자신의 사람이니, 지금의 주상이 진짜가 아니고 세자가 대신하고 있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을 터.그렇다면, 그가 세자에게 전하려는 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중전이 그 생각을 끝마치기도 전에, 나인이 서둘러 돌아왔다.그 얼굴엔 다급함이 역력히 드러나 있었고, 눈빛은 초조함으로 가득했다.“마마, 큰일이옵니다!”중전은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나인의 그런 모습에, 이미 마음속 분노는 점차 번지고 있었다.“무슨 일로 그리 허둥대는 것이냐?”“황, 황상께서…… 아니, 아니옵고, 세자 저하께서……!”정말이지 너무나도 당황한 듯, 말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김단은 눈빛을 내리깔며 침착한 얼굴로 미소도 없이 서 있었다.중전은 김단을 흘끗 본 뒤, 다시 나인을 향한 시선에선 이미 분노가 번뜩이고 있었다.“대체 무슨 일이냐!”“세, 세자 저하께서 중독되셨사옵니다!”그 말을 들은 중전은 벌떡 일어섰다.하지만 너무 급히 일어난 탓인지, 머리가 핑 돌며 온몸이 흔들렸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했다.다행히 곁에 있던 궁녀가 재빨리 부축해주었다.중전은 목소리를 떨며,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물었다.“중독? 무슨 중독이냐? 아무 탈 없이 멀쩡하시던 분이, 어째서 중독이 된 것이냐!”나인은 울상이 되어 고개를 연신 저었다.“소첩도 알지 못하옵니다! 그저, 주상…… 아니, 세자 저하께서 아까까지만 해도 노비와 아무 일 없이 말씀 나누고 계셨사온데, 갑자기 입술이 시퍼래지더니 그대로 쓰러지신 것이옵니다. 노, 노비도 기겁하였사옵니다!”김단은 기꺼이 불을 더 지폈다. 중전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소신이 강녕전을 나설 때까지만 해도, 주상께선 아무런 이상도 없으셨습니다.”그 말을 들은 중전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반면, 나인은 무언가를 붙잡은 듯 김단을 향해 날카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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