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 김단은 침상 머리맡에 기대어 앉아 창밖의 어둠을 응시하며, 가끔씩 지나가는 급한 발소리를 들으며 날이 밝을 때까지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이튿날, 김단이 행각에서 나서자 곧 들려온 소식은, 유 어의가 지난밤 중전의 명으로 사사되었다는 것이었다.류상의 해독제를 공주에게 먹이자고 부추긴 이가 유 어의였기 때문이었다.물론 그 일을 부추긴 자 중에는 다른 나인도 있었으나, 한 나인은 중전이 맹가에서 데리고 온 인물이었으니, 유 어의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더군다나 그 나인은 약리에 무지하여, 그 말은 곧 무식한 망언에 지나지 않았던 반면, 유 어의는 내의원의 어의로서 마땅히 알고 있어야 할 책임이 있었다.바로 그 ‘어의’라는 신분 때문에, 중전은 그의 말을 믿고 말았고, 결국 모든 죄를 유 어의에게 덮어씌운 것이었다.김단이 이곳으로 오는 길, 땅에 흥건히 퍼진 핏자국을 목격했다.들리는 말에 따르면, 지난밤, 중전마마께서 자신의 비녀로 직접 유 어의의 목숨을 끊으셨다고 한다.그리고 지금, 중전마마는 서원 공주의 침상 곁에 앉아 있었다.그 눈은 심하게 부어 있었고, 그 모습은 유난히도 초췌해 보였다.중전이 비록 야심으로 가득하고, 심지어는 무정하고 잔혹한 면이 있을지라도, 서원 공주에게 있어 중전은 분명 자애로운 어머니였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단의 가슴이 불현듯 울컥하며 저려왔다.그 찰나의 감정은, 어쩌면 ‘부러움’이라 불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그녀는 조용히 심호흡을 한 뒤, 아직 기운이 없는 듯한 모습을 가장하며 다가갔다.“소신, 중전마마를 뵙나이다.”방금 전 내관이 이미 도착 소식을 아뢰었을 터인데도, 김단의 목소리를 들은 중전은 마치 그제야 김단이 온 걸 알아챈 듯, 잠시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왔느냐.”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그 한마디엔 지친 기색이 짙게 배어 있었다.김단은 고개를 끄덕이고 몇 걸음 더 다가서며 말했다.“소신이 공주 전하의 상태를 살피고자 들렀사옵니다.”그러자 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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