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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Author: 적매화
김단은 계속해서 연기하며 말했다.

“중전 마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공주 마마께서 또 어찌 된 것입니까?”

중전의 눈에서는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내, 내 공주에게 류상의 해독제를 먹였거늘,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공주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검은 피를 토하고, 지, 지금은 혼절했소!”

그 말을 들은 김단은 몹시 놀란 듯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어지러운 듯 다시 침상에 주저앉았다.

이내 안타까워하는 듯한 어조로 질책했다.

“소신이 한 번의 실수가 일을 그르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해독 방법은, 소, 소신이 생각해 내야 하는 것입니다! 마마께서는 어찌 이리 조급하십니까? 마마께서는 소신을 믿지도 못하시면서 어찌 다시 소신을 입궁시키신 겁니까?”

이 순간, 공주를 해친 사람은 중전이므로 김단은 우위에 서서 그녀를 마음껏 질책할 수 있었다.

중전은 마음에 죄책감을 느껴 김단의 질책에 반박할 수 없었고, 그저 울면서 말했다.

“내 잘못이오! 김 낭자, 내 그대가 약왕곡 주인의 직속 제자임을 알고 있소. 부디 서원이를 살려주시오! 만약, 만약 낭자가 손쓸 수 없다면, 낭자의 스승님께 부탁해 주실 수 있겠소? 만약 서원이를 치료할 수 있다면, 그대가 원하는 것 무엇이든 줄 수 있소!”

김단은 몹시 허약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소신이 돕지 않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스승님께서는 이미 약왕곡으로 돌아가셨으니, 소신이 도움을 청하러 가도 한 달 후에나 가능할 것입니다! 만약 마마께서 공주 마마에게 해독제를 먹이지 않으셨다면 공주 마마께서 버티실 수 있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공주 마마의 목숨을 부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들은 중전은 무언가에 크게 얻어맞은 듯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다행히 뒤에 있던 나인이 그녀를 부축해 주어 넘어지지는 않았다.

나인은 그 모습을 보고 몹시 걱정스러운 듯 김단에게 말했다.

“김 낭자께서는 의술이 뛰어나시니, 어서 공주 마마를 살릴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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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600화

    마차가 둔탁하게 흔들리며 멈춰 섰다. 김단은 차양을 젖히고 곧장 뛰어내리려 했다.영칠이 재빨리 막아 섰다.“약왕곡의 주인, 놀라지 마십시오. 매추락골이 조선 경계로 드나드는 길목이기는 하나 한 길뿐은 아닙니다. 반드시 우리 일행이라 단정할 수 없습니다. 주인과 소 장군께서는 앞쪽 찻집에서 잠시 머무르시고, 저는 곧바로 가서 사실을 확인하겠습니다.”그는 붐비는 거리를 훑어보고 목소리를 낮추었다.“도성 안은 귀와 눈이 많습니다. 경솔히 움직이기 어렵습니다.”말을 마치기도 전에 영칠은 인파 속으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몇 걸음도 채 아니 되어 인파와 길가 점포 사이로 흔적이 감쪽같이 사라졌다.소한도 곧바로 차칸을 빠져나와 고삐를 쥐었다.말을 달래며 묵묵히 앞으로 몰았다.그는 고개를 돌려 김단의 긴장된 옆모습을 살폈다.청수성의 한낮 햇살이 창백한 얼굴에 내려앉았지만, 얼음 같은 두려움을 거두지 못했다.그 모습에 소한의 가슴도 세차게 죄어들었다.“단이.”그는 낮고 부드럽게 불렀다.달랜다는 뜻을 담아 팽팽해진 신경을 누그러뜨려 보려 했다.“영칠 말이 옳다. 꼭 우리 일행이라 단정 못 한다. 우선...”“소한.”김단이 그의 말을 끊었다.극한까지 당겨진 활줄 같은 소리였고, 미세한 떨림이 배어 있었다.“성문을 나가면 매추락골로 간다.”소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보이지 않는 바늘이 한 번 찌르는 듯했다.“네 마음을 안다. 그 안엔 내 형도 있다. 나 역시 속이 타들어 간다. 그러나 지금은 성급할 때가 아니다. 모든 건 영칠이...”“못 기다려.”치솟은 음성이 시장의 웅성거림을 날카롭게 갈랐다.소한은 반사적으로 고삐를 바짝 당겼다.마차가 다시 크게 털컥였고, 옆에서 질그릇을 팔던 상인이 놀라 몸을 움찔했다.소한이 홱 돌아보았다.입술이 달싹이며 다시 김단을 타이를려고 한 순간, 눈앞에서 그림자가 번쩍 스쳤다.김단은 이미 마차에서 몸을 날렸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문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갔다.“단이!”소한의 심장이 얼음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59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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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59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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