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361 - Chapter 370

955 Chapters

제361화

다음 날.김단이 문을 열고 나가니 소하가 이미 정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오늘은 신랑 신부가 소씨 부부에게 차를 대접해야 하는 날이었다.김단은 소하를 보자마자 어젯밤 들었던 신음소리와 고통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하지만 이후 그녀가 소하의 방 앞에서 잠시 기다렸을 때는 더 이상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게다가 소하가 그 소리가 자신이 낸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단은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았고, 곧바로 소하에게 다가가 그를 맞이했다. “서방님.”소하의 얼굴은 어제정도의 창백함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소 쇠약해 보였다.김단의 목소리를 들은 그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어젯밤의 차가운 모습과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잘 주무셨소?”“네, 잘 잤습니다.” 김단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하며 어제 일은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소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함께 가서 부모님께 차를 대접해 드리구려.”“네.”김단은 소하의 뒤를 따라 이동식 의자를 밀며 밖으로 나갔다.대청마루에 도착하니 소씨 부부와 소한, 임원이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소한은 싸늘한 눈빛으로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고,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다.김단을 본 그의 눈빛은 담담했고,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어젯밤 나무 위에서 보았던 모습이 떠오른 김단은 그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임원은 담담하게 김단을 힐끗 쳐다보고 시선을 거두어 소한 옆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새침한 새색시의 모습이었다.소씨 부부는 소하를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였다. “소하야…”소하는 일년간 두문불출하며 평소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기에, 오늘처럼 차를 대접하는 자리에 나올 줄 몰랐기 때문이다.분명 김단 덕분일 것이다!그 순간 두 사람은 김단에게 더욱 호감을 느꼈다.반면 소하는 태연했다. 자신이 다친 후 부모님이 그를 볼 때마다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여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차가운
Read more

제362화

소씨 부인이 말했다. “원이 낭자가 아직 모르고 있는가 본데, 우리 소씨 집안의 관례 상 형님과 형수에게도 차를 올려야 한단다.”뭐라고?그런 관례가 있다니?김단은 저절로 눈썹을 들썩이며 자신의 신발을 내려다본 채 입꼬리를 올렸다. 소한이 얼마나 예의를 갖추고 자신에게 차를 올릴지 기대가 되었다. 김단의 뒤에 서 있던 숙희는 입을 가린 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한 편, 소정원은 김단을 보고 순간 3년 전의 김단을 보는 듯했다.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티가 났다.소정원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맞아요, 이따 저도 두 오라버니와 올케분들께 차를 올려야겠어요!”김단은 소정원을 바라보았다. 소정원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김단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김단은 자신이 너무 들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한처럼 평소 자신만만하고 오만한 사람이 자신에게 차를 올리는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한 편, 임원은 하인이 건넨 찻잔을 받았다.속으로는 정말 하기 싫었으나, 소씨 부인이 관례라고 했으니 따를 수밖에 없었다. 소한은 어두운 표정으로 찻잔을 받아들고 소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형님, 차 올리겠습니다.”소한이 오직 소하에게만 절을 하고 그녀를 '형수'라고도 부르지 않자, 김단은 속으로 실망했다.임원은 김단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차 드십시오.”소하는 차를 받아 마셨다.김단은 차를 받지 않고 임원에게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명칭이 잘못되었소.”그녀는 절대 임원을 자신의 동생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임원의 얼굴이 굳어지고 소씨 부부를 바라보았지만, 소씨 부부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형님, 차 드십시오.”김단은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듯 차를 받아 마셨다.소정원도 앞으로 나와 절을 올렸다.그때 김단은 하인 한 명이 소씨 부인에게 두 개의 작은 나무 상자를 가져다주는
Read more

제363화

소하는 표정 변화 없이 모든 사람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김단이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자 소하는 입을 열었다. “차도 다 올렸으니, 아버님 어머님, 저희는 이만 쉬러 가겠습니다.”이 말에 소씨 부부는 다소 실망했다.그들은 소하와 더 오래 함께 있고 싶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소하가 몇 년 동안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꺼려했다는 것을 잘 알기에, 오늘은 나온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그래도 이제 김단이 곁에 있으니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이에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단이가 방으로 데러가거라.”이 말을 들은 김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씨 부부에게 인사를 하고 소하의 뒤에 서서 의자를 밀고 밖으로 나갔다.다소 조급하게 움직이자 소하가 고개를 돌려 김단에게 부드러운 어조로 물었다. “왜 이렇게 서두르는 것이오?”김단은 순간 당황했다.그러게 말이다. 왜 서두르는 걸까?어리석은 짓을 한 건 그녀가 아니지 않은가!김단은 속도를 늦추면서도 부정했다. “서두르다니요?”소하는 고개를 돌리고 거짓말하는 아이를 보듯 고개를 저으며 따듯한 미소를 지었다. 둘의 이러한 모습은 대청 마루 안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띄었다.소씨 부인은 마치 진기한 광경이라도 본 듯 소하의 뒷모습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가 소씨 대감의 손을 잡고 감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대감, 보셨습니까? 방금 소하가 웃지 않았습니까?”소씨 대감도 반짝이는 눈으로 대답했다. “맞소, 분명 웃었소.”다리를 다친 뒤, 소하가 한 번도 이런 표정을 지어본 적이 있었던가?오늘 전까지 그들은 소하가 깊은 어둠 속에 빠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꺼내 주려 안간힘을 써도 그는 어둠 안에 숨어 나오려 하지 않았다.그러나 오늘, 그들은 소하가 어느새 심연에서 벗어나 그들이 보지 못한 곳에서 서서히 밝아졌다는 것을 깨달았다.솔직히 밝은 미소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좋아지지 않았나?소씨 부부는 매우 기뻐했지만, 옆에 있던 소한의 얼굴은 몹시 어두웠다.그는 소하와 김단이
Read more

제364화

사람들이 모두 나가자 소씨 대감은 소한을 꾸짖기 시작했다. “네가 무슨 행동을 보이는 줄 알고 있느냐! 네 형수가 들어온 순간부터 눈이 그쪽에만 꽂혀 있더구나. 임씨 낭자가 모를 줄 아느냐? 바로 어제 혼인했는데, 낭자 마음이 어떻겠느냐?”소한은 아버지의 꾸짖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손수건으로 손바닥을 닦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방해하지 않았다면 김씨 낭자는 지금 제 아내였을 겁니다.”“말도 안되는 소리!” 소씨 부인도 화를 내며 소리쳤다. “네가 몇 번이나 공을 세워 낭자를 얻으려고 했지 않느냐? 판단은 네가 내린 것이고, 낭자는 분명 너와 결혼하고 싶어 하지 않아 했다. 그래서 네 형에게로 간 것 아니냐!”소한은 소씨 부인을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딱 두 번뿐이었는데, 어머니께서 너무 과장하시는군요.”소씨 부인은 할 말을 잃었다.소씨 대감은 냉소하며 말했다. “몇 번이든 간에 지금 김씨 낭자는 네 형수다.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말거라! 만약 무슨 일을 저지른다면 아비로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소한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저는 항상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들어왔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3년이라는 시간은 금방 지나갈 것입니다...”“3년이라니, 무슨 말이냐?” 소씨 부부는 소한의 말에 깜짝 놀랐다.소한은 눈썹을 치켜 올릴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를 본 소씨 부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찌됐든, 원이 낭자가 네 부인이 되었으니 잘 대해주거라! 첫날밤에 신부 혼자 방에 두고 밤새 침구를 깨끗하게 유지했으니, 집안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이 일에 대해 소한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반박하지 않았다.소씨 대감이 말했다. “지금 당장 돌아가 임씨 낭자에게 최선을 다하거라. 네 형에게는 기대를 걸 수 없으니, 너라도 빨리 손자를 안겨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그 말을 들은 소한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고 자리를 나섰다. “이만 물러
Read more

제365화

보름 전 김단이 성문 앞에서 소리쳐 고발했던 일에 대해 소한은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우연히 다른 사람을 통해 듣게 되었다.어제 밤 혼례식 연회자리에서 취한 손님이 다른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마침 그 '다른 사람'이 바로 소한이었던 것이다.3년 전, 그는 서원 공주와 함께 그 자리에 있었고, 김단이 임원을 유리 그릇을 깬 죄로 비난하는 모습을 보았다.하지만 임원의 하녀가 임원을 감싸며 김단이 자신의 아씨를 모욕한다고 주장했다.임씨 가문 사람들도 모두 임원의 편을 들었기에, 소한은 김단이 정말 유리 그릇을 깬 줄 알았다.그는 김단이 임원을 곤경에 빠뜨리려고 한 것이라 생각했다.그래서 소한이 임원의 앞에 서서 김단의 고발을 막았던 것이다.다시 생각해 보니, 김단의 당시 표정이 생생하게 떠올랐다.놀라움, 불신, 실망, 그리고 절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임원은 진산군 댁에 돌아온 지 얼마되지 않았던 때였고, 김단이 질투심에 사로잡혔더라도 임원에게 누명을 씌우면 안됐기 때문이다!하지만 어제 밤, 그는 뜻밖에 3년 전 일에 또 다른 진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 사실에 그는 마치 가슴이 불에 타는 듯한 고통스러운 느낌을 받았다.그는 김단의 방 밖에서 밤새도록 서 있으면서, 김단이 정말 억울한 상황에서 자신이 임원을 보호했을 때 얼마나 큰 절망을 느꼈을 지 가늠해보았다...임원은 소한의 질문에 찬물을 끼얹은 듯 얼어붙었다.그녀는 소한을 바라보고 떨리는 입술로 말했다. “오, 오라버니,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어요...”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정말 가엽기 짝이 없었다.하지만 소한은 임원의 그런 모습을 너무 많이 봐왔기에, 냉정한 태도로 말했다. “3년 전, 유리 그릇을 깬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보시오.”임원은 소한이 언젠가 이런 질문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어찌되었든 김단이 성문 앞에서 모든 것을 폭로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녀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
Read more

제366화

임원은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소한에게 그녀가 얼마나 대범하고, 부드럽고, 기특한지 알려주고 싶었다.그녀는 심지어 그가 평처를 얻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그래서 그는 이렇게 그녀를 대하면 안 된다!소한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어머니가 한 말을 떠올리더니, 갑자기 일어서서 침대로 걸어갔다.임원은 그의 행동을 보면서 약간 멍하더니, 소한 오라버니가 드디어 납득하고 어젯밤에 대해 보상해 주려는 거로 생각했다.비록 지금은 대낮이지만 안 되는 것도 아니다...그래서 눈물을 대충 닦고 소한의 뒤로 따라갔다.침대에는 이미 새 수건이 놓여 있었다.소한은 이것이 그의 어머니가 재촉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것을 안다.그는 다가오는 발걸음을 느끼고 몸을 돌려 임원을 바라봤다.임원의 얼굴에는 아직도 눈물이 맺혀 있었다. 마치 한 떨기의 연약한 꽃 같았다.그녀는 부끄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지긋이 바라보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소한 오라버니...”부드럽고 가벼운 목소리는 듣는 이로 하여금 몸서리치게 할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아마 이 세상에서 임원의 이런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을 남자는 몇 명 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소한은 갑자기 허리에서 비수를 꺼내더니 주저하지 않고 자기 손을 베고는 수건에다 피를 묻혔다.임원은 순간 완전히 놀랐다.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소한은 수건을 그녀의 품에 던지면서 차가운 소리로 물었다.“이제, 됐소?”이제 이 수건으로 모든 사람의 입을 닫을 수 있다.이후로부터, 소씨 부인도 눈치를 주지 않을 것이고 하인들도 뒷담화하지 않을 것이다.임원은 멍했다.그녀는 조금 전에 그녀의 진심이 이런 수모로 돌아올 줄 몰랐다.소한은 이미 밖으로 나갔다.임원이 갑자기 뒤에서 책문했다.“이렇게 저를 싫어하는데 왜 결혼하셨어요?”그녀를 건드리기도 싫으면 왜 일찍이 혼약을 거절하지 않았는가?소한의 차갑고 무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의 혼약은 부모님의 명이오.”부모님의 명일 뿐이다.방문이 열리더니, 다시 닫혔다.임원은 손에
Read more

제367화

그날 밤.소하의 방에는 불빛이 밝았다.탁상에는 바둑판이 놓였고, 김단은 갈 길이 없는 검은 바둑돌을 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숙희는 바둑에 대해 잘 몰라서, 옆에 서서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시 눈을 감았다.이각은 김단이 무조건 질 것으로 생각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소하는 고개 들어 숙희를 한 번 보고, 또 바깥을 보더니 밤이 늦었다고 생각해 입을 열었다.“김 낭자, 시간이 늦었소.”그들은 이번 판을 둔 지 오래됐다.김단도 무의식적으로 밖에 있는 오동나무를 한 번 보고 말했다.“이제 해시밖에 안 됐어요. 아직 일러요.”해시가 이르다고?이각은 가볍게 웃었다.“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숙희가 더는 못 버틸 것 같은데요.”숙희는 자기의 이름이 들리자, 막 놀라서 깼다.“네? 왜요?”숙희의 이런 당황하고 무고한 표정을 보니, 김단과 이각은 웃기 시작했다.소하는 여전히 아무 표정 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단은 갑자기 바둑돌을 놓더니, 희망이 보이지 않던 검은 돌이 다시 살아날 길을 찾은 듯했다.김단의 수는 이각을 놀라게 했지만, 소하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그는 이미 김단과 하룻밤 바둑을 두며, 김단이 바둑을 잘 둔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소하는 담담하게 흰자를 두더니, 검은자는 다시 절경에 빠졌다.김단은 다시 미간을 찌푸리며 고심하는 척했다.소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더는 참을 수 없어 물었다.“김 낭자, 일부러 시간을 끄는 것이오?”김단도 드디어 소하가 자기의 수작을 알아봤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소하는 살짝 한숨을 쉬었다.“왜죠?”김단은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어젯밤, 나무에 사람이 있었어요.”그녀는 말하면서 밖에 있는 오동나무를 가리켰다.“검은 그림자였는데, 소한 같았어요.”김단은 소한이 오늘 저녁에도 올까 봐 소하와 좀 더 함께하고 싶었다. 그를 계속 방 밖에서 지키게 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소한의 마음을 돌려놓아야만 했다.소하와 이각 모두 할 말이 없어졌다.어젯밤
Read more

제368화

숙희마저도 소하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큰 도련님 안색이 너무 안 좋아요! 아프신 게 아닙니까?”이 말을 듣자, 이각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소하는 그저 고개를 들고 김단을 보더니, 살짝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쉬어야겠소.”소하는 이렇게 말하고는 혼자서 의자를 움직여 방으로 들어갔다.김단은 소하의 뒷모습을 보면서 눈썹을 찌푸렸다.그녀는 소하가 어떤 극한 고통을 참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지게 하는 극한 고통이다.그는 이런 고통을 매일 밤 겪고 있는 걸까?마음이 아려오더니, 그녀는 뭔가가 생각난 듯 머리를 돌려 이각에게 말했다.“내가 의술이 뛰어난 한 의원을 알고 있는데...”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바람을 뚫고 나온 거센소리가 들려오더니, 김단 앞에 있는 바둑판이 산산조각 났고, 바둑이 온 바닥에 흩어졌다.원형 돌 하나가 바둑돌 사이에 있었는데 엄청 눈에 띄었다.“꺼져!”방에서 아무런 감정 없는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각은 소한이 이미 살의를 품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더 이상 예의나 범절을 따질 시간이 없다는 판단에 김단을 급히 끌고 밖으로 나갔다.“큰 아씨, 어서 돌아가십시오!”이각은 무예를 익힌 사람이라 손아귀의 힘이 강했다. 숙희가 말리려고 달려들었지만, 그는 손목을 잡고는 양손에 김단과 숙희를 함께 붙잡아 밖으로 쫓아냈다.‘꽝’방문이 닫혔다.숙희는 꼭 닫힌 문을 보면서 눈을 깜빡거렸다.“아씨,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큰 도련님이 왜 그러시는 겁니까?”김단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숙희가 소하의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를 들을까 봐 말했다.“아무 일도 아니야. 가자!”그녀는 숙희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갔다.숙희는 피곤했는지 소하에 대해 의아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 들었다.그러나 김단은 소하의 고통을 참는 모습이 계속 생각나서 뒤척이며 잠들 수 없었다.소하가 그녀를 그렇게 많이 도와줬는데, 지금 그가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그녀는 그를 그냥 무시할 수
Read more

제369화

차가운 검날이 목에 대이자, 김단의 몸이 순간 경직되었다.그녀의 인상에는이각은 분별 있고 예의 바른 사람으로, 그녀에게 항상 따뜻하고 공손하게 대했다.심지어 조금 전에 소하의 명에 따라 그녀를 밖으로 내쫓을 때도 손에 힘을 잘 조절했다.그녀는 한 번도 이각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그러나 지금, 그녀는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눈빛 속에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소하도 언제부터인지 발악하는 것을 멈추고 그녀를 보고 있었다.캄캄한 밤, 그의 차가운 눈동자는 마치 지옥에서 온 악귀처럼 야경과 창호지를 뚫고 정확히 그녀를 향했다. 차가운 한기가 그녀의 등에 스며들었고, 마음속 공포는 조금 전에 이각이 갑자기 검을 그녀의 목에 댈 때보다 더 강렬하게 일었다.하지만, 극한 고통이 또다시 소하를 둘러쌌다.소하의 온몸이 극도로 발악하더니, 고통스러운 소리가 그의 꼭 다문 입에서 새어 나왔다. 그 순간, 이각의 낮은 목소리가 김단의 귓가에서 다시 울려 퍼지며, 그 소리는 그녀의 마음 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큰 아씨, 이제 됐어요? 우리 주인이 이렇게 죽을 만큼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직접 보시니 어때요? 제 말 잘 들어요! 죽기 싫으면 당장 꺼져요!”이각의 말이 끝나자, 검이 김단의 목에서 내렸다. 이각은 힘껏 김단을 밖으로 밀어냈다. 김단은 떠밀려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이각을 봤고, 이각은 침울한 표정으로 사람을 죽일 듯한 신처럼 누구도 소하의 방에 다가가지 못하게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지금, 김단은 자기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소하의 고통스러운 울부짖음 때문에 이각은 완전히 분노한 상태다.그녀는 자기가 한 글자만 더 말했다가는 이각이 정말 검으로 그녀의 심장을 찌를까 봐 걱정했다.그래서 그녀는 겉옷을 움켜쥐고 자기 방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방문이 닫히고, 끝없은 캄캄함이 밀려오자, 김단의 귀에도 소하의 고통스러워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숙희의 깊은 숨소리밖에 들리지 않았
Read more

제370화

김단은 꼬박 밤새고,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마당에는 숙희만 분주하게 일하고 있었다. 숙희는 김단을 보고 인사를 올리며 다가왔고, 김단은 자기도 모르게 소하의 방을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소하 오라버니는 오늘 나왔었어?”숙희는 고개를 흔들면서 김단처럼 소리를 낮춰 말했다.“큰 도련님은커녕, 이각의 그림자도 못 봤어요.”김단은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무조건 그녀가 어제저녁에 몰래 훔쳐봐서, 두 사람 모두 그녀를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그녀는 이렇게 생각하고는 또 물었다.“진산군댁 의원을 만날 방법이 있어?”진산군댁의 의원은 약왕곡에서 나오신 분이셔서 의술이 일반 의원보다 많이 뛰어나다.예전에 김단이 명정대군께 맞아서 죽을 뻔했을 때도 의원이 그녀를 살렸다.그러나, 약왕곡은 이상한 곳이다. 소문에 의하면 약왕곡은 어떤 병도 다 치료할 수 있으나, 다 고치면 한평생 약왕곡에 남아야 한다고 들었다. 약왕곡 주인의 허락 없이 절대로 나갈 수 없다고 한다.또 어떤 사람은 약왕곡 주인은 치료한 병자들을 양왕곡에 남겨서 약과 독을 시험하게 하고, 병이 다 치료되어 약왕곡에 들어간 사람은 독 때문에 죽든지, 아니면 살아도 죽는 것보다 못하다고 말했다.진산군댁의 의원은 약왕곡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한다. 그는 과거를 들춰내기 싫어하고, 요 몇 년에는 약왕곡 사람이 여기저기 수색하여 그를 찾아서, 그는 진산군댁의 대문에 나가본 적이 없었다.그래서 그녀가 진산군댁 밖에서 의원을 만나는 것은 조금 어렵다.숙희는 의원이 어디에서 왔는지 잘 모르지만, 의원이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럼, 아씨가 진산군댁에 가면요?”이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그러나 김단은 이미 진산군댁과 틀어졌고 더군다나, 그녀도 진산군댁의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이렇게 하자, 내가 편지 한 통을 쓸 테니, 네가 의원에게 가져다줘.”그녀는 말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가 소하가 어젯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상세히 편지에 적어
Read more
PREV
1
...
3536373839
...
96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