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뭘 안다고 그러나!”노인은 이를 악물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약왕곡의 간악한 자들이 계략을 써서 내게 독을 먹였기에 아무것도 못한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약왕곡 전체를 뒤엎었을 것이오.”분노로 가득 찬 노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김단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의 말이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 허세인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약왕곡에서 나왔다는 사실만은 확실해 보였다. 그렇다면 한빙산에 대한 그의 말도 거짓은 아닐 터. 다섯 번째 도령이 그의 앞으로 성큼 다가서더니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그래서, 그 한빙산이라는 독, 정말 해독제가 없는 겁니까?”“아, 내가 말했잖소. 그 독은 몸 안에서 금방 사라진다고. 굳이 해독제를 만들 필요가 없다니까 그러시오. 암튼, 믿든 말든 알아서들 하시오.”노인은 짜증이 난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러나 도령은 여전히 느긋하게 웃어 보였다.“그럼 그 한빙산은 어떻게 만드는지 아십니까?”노인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그걸 왜 묻는 것이오?”그는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사실 제 누이는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어떤 독이든, 만들어진 방법만 안다면 해독제를 만들 수 있거든요.”다섯 번째 도령은 김단의 의술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부담을 느낀 김단은 곧장 부정하려고 입을 열려는 순간, 노인은 김단을 바라보며 눈빛을 반짝였다.“정말이오?”“당연하죠!”다섯 번째 도령이 즉시 대답했다.“제가 거짓말을 하겠습니까?”노인은 도령을 한 번 훑어보더니 그의 군화를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자네는 병사인가? 최근에 평양원군의 병영에서 독이 퍼져 많은 이들이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지금은 괜찮은 것이오?”“그건 제 누이가 다 해결했습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도령은 으쓱하며 대답했으나 곧 의문이 생겼다.“하지만 병영에서 독이 퍼졌다는 건 공개되지 않았는데 그걸 어떻게 알았습니까?”노인은 웃으며 말했다.“그게 뭐 어렵다고 그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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