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은 돌궐족의 진영으로 끌려갔다.돌궐인들은 그녀를 물건 취급하 듯, 말 위에서 냅다 던져 바닥에 세게 떨어뜨렸다.그녀가 몸을 일으켜 제대로 앉기도 전에, 돌궐인들은 그녀의 주위를 둘러쌌다.마치 희귀한 동물이라도 된 듯, 그들은 끊임없이 손가락질하며 그녀를 구경했다.그때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모두 비키시오, 이건 고한에게 바칠 것이오!”그러고 난 뒤, 김단은 그에게 붙잡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가장 큰 막사로 끌려갔다.돌궐족의 막사는 조선의 것보다 훨씬 컸다.막사 하나가 큰 집 한 채와 같았고, 안에는 온갖 물건들이 있었다.그 자는 김단을 구석에 던져 놓고 서툰 조선어로 말했다. “가만히 있거라, 감히 도망치면 다리를 부러뜨릴 것이다!”김단은 그를 흘깃 볼 뿐,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녀가 감히 도망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그 자는 그녀의 손발을 묶지도 않은 채 나갔다.밖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돌궐어에 김단은 정신이 더욱 멍해졌다.그녀의 두 눈으로 계속해서 막사 안을 둘러보았고, 이윽고 시선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책상 위에서 멈췄다.위에는 많은 장부들이 쌓여 있었다. 김단은 그것이 최지습의 책상 위에 있던 것과 같은 군사 관련 서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어쩌면, 기밀이 적혀 있을지도 모른다.이에 그녀는 홀린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걸어갔다.아무거나 하나 집어 들어 펼쳐보았고, 이내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그 위에는 온통 돌궐족의 글자만이, 마치 귀신이 그린 그림처럼 알 수 없는 글자들뿐이었다.이에 그녀는 장부를 다시 내려놓았다.바로 그때, 키가 크고 덩치가 큰 돌궐족의 남자가 막사 휘장을 젖히고 들어왔다.김단은 순간 깜짝 놀라 잔뜩 경계한 채 그를 돌아보았다.그는 피부가 검고, 덥수룩한 턱수염이 있었으며, 돌궐족 특유의 큰 모자를 쓰고 있었다. 전체 얼굴에서 그의 두 눈만이 밖으로 드러난 듯했다.그때, 그는 김단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고, 두 눈으로 김단을 뚫어지게 쏘아보며 섬뜩한 위압감을 풍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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