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941 - Chapter 949

949 Chapters

제941화

노인이 계속 말을 이었다.“계집 같은 신분이라면, 그 자를 찾기는 쉬울 것이오.”그의 말에 김단의 심장이 철렁했다.그녀의 신분은 자주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조금 수소문해도, 금방 진산군의 관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만일 스승님을 뵙기라도 한다면..김단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놀란 마음을 누르며 시큰둥한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익힌 것은 모두 의서 안에서 배운 것입니다. 혹여 그 자가 누군지 찾아낸다면, 능력을 인정해 드리겠나이다.”그녀의 말에 노인이 깜짝 놀랐다.“뭐라 하였소? 의서? 감히 내 약왕곡의 의술을 의서로 쓰는 자가 있단 말이오?”자신의 말을 믿는 모습에 김단이 살짝 놀랐다.허나 모르는 척하며 말했다.“어르신, 정체가 무엇입니까? 다른 이가 약왕곡의 의술을 의서로 만들었다 하여도, 그것이 어르신과 무슨 상관 이란 말이란 말입니까?”노인은 움찔하더니, 헛기침을 했다.그리고는 다른 말을 내뱉었다.“자네는 진정으로 의서를 보고 의술을 익힌 것이오?”“예, 그렇습니다!”“해독법도 의서에서 본 것이오?”“예!”“이 노인네를 농락하려는 것은 아니겠지?”김단은 누각 밑을 한 번 바라보았다.누각은 4층이었다.이곳에서 떨어지게 되면, 온몸의 뼈가 으스러지고 말 것이다.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제가 뭣하러 어르신을 속이려 하겠습니까? 의서에는 침을 어디에 찔러야 하는지, 얼마나 깊게 찔러야 하는지 세세하게 적혀있나이다. 심지어 해독약의 약재까지 적혀 있으니, 저는 그저 따라 했을 뿐입니다.”“아니,아니,아니오!”노인은 흥분하기 시작했다.“천하에 읽는 글이 다 같은데, 어찌 누군가는 장원 급제를 하고, 다른 누군가는 생원, 진사 하나 붙지 못한단 말이오?”노인은 김단이 고수의 가르침을 받아, 그가 내린 독을 풀 수 있었다고 여긴 것이다.허나 김단이 그저 의서를 읽었을 뿐이라 하니,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그렇다면, 낭자는 의술을 얼마나 배운 것이오?”만일 오래 배웠다면, 의서의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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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노인이 입을 크게 벌렸다.그의 모습을 보고, 김단이 다시 말을 이었다.“한빙산을 해독하실 수 있으시면, 제 스승님으로 맞이하겠나이다.”앞서 노인이 한빙산은 약왕곡의 곡주가 지어낸 독이라고 하지 않았는 가.해독약은 오직 곡주만이 알고 있을 터.노인은 김단을 지그시 보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됐네. 나는 그저 자네가 의술에 재주가 있는 듯하여, 안타까운 마음에 제자로 삼고자 하였을 뿐이네. 허나 낭자가 뜻이 없다 하니, 더 말하여 무엇 하겠소!”아쉬운 표정의 노인을 보고, 김단은 찌푸린 눈살을 폈다.한빙산으로 잠시 속일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보아하니,노인도 모르는 것이 틀림없다.생각에 잠겨 있던 찰나, 노인이 홱 돌아서더니, 단숨에 밖으로 몸을 날렸다.김단은 눈을 커다랗게 떴다.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노인의 그림자 조차 보이지 않았다.제자를 들이지 못했다고, 김단을 이대로 두고 가는 것인가.차가운 바람이 불자, 김단은 벌벌 떨었다.그리고는 누각 밑을 한 번 바라보았다.너무 높지 않은가, 이곳에서 몸을 던지면 뼈가 부러질 것이 분명하다!“거기 누구 있소?”김단이 소리를 질러 보았지만, 낡은 누각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한참을 소리 질러도, 그녀는 어떠한 대답조차 듣지 못했다.꼭대기에는 바람을 막을 수 있는 곳 조차 없었다.김단은 자신의 두 팔을 끌어안으며, 천천히 자리에 주저앉았다.그저 목 씨 집안사람들이 자신을 찾을 것이라 믿었다.허나 얼마나 걸릴지 몰랐다.길상진이 크진 않으나, 작지도 않다.그리 쉽게 그녀를 찾을 수는 없지 않은가.이때, 김단은 무언가를 떠올렸다.품에서 수건을 꺼내어 하늘을 향해 날렸다.수건은 바람에 이끌려, 저멀리 날아갔다.멀리 날아가는 수건을 보며, 김단은 목 씨 집안사람들이 수건을 발견할 수 있도록 빌었다.풍향을 보고 자신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기를.김단은 그저 기다렸다.반 시진이 지나자, 차가운 바람에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이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단아! 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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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허나, 돌아갈 수 없지 않은가.모두 돌아갈 수 없다.“단아! 단아!”임학은 계속 그녀를 불렀다.“단아, 어디 있어!”“단아! 나와! 오라버니 왔어!”“단아, 미안해! 내가 너무 늦게 왔지!”“단아, 오라버니 놀래키지 말고, 대답 좀 해줘!”임학은 점차 울먹이기 시작했다.그의 진심이 전해졌던 것일까.김단은 그토록 억누르던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한참 늦었지 않았는 가.어찌 이리도 늦었는 가.그 삼 년 동안 딱 한 번 만이라도 나타났다면,오라버니의 자리는 남아 있을 터.“저 위에 사람이 있소!”누군가가 누각 위를 가리키자, 임학도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이미 해가 진 탓에 주위는 어두웠다.그는 김단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으나, 김단인 것을 금방 알아 차릴 수 있었다.그는 서둘러 손을 흔들었다.“단아! 오라버니 여기 있다! 꼼짝 말아, 이 오라버니가 올라갈게!”임학은 등불을 다른 이에게 건네고는, 누각 주위를 둘러보았다.그는 발을 디딜 수 있는 곳을 찾으려 했다.무예가 뛰어 난 것은 아니다.그저 담만 넘을 수 있는 자가, 어찌 네 층 높이의 누각을 오를 수 있겠는 가.허나 그는 오직 김단이 걱정될 뿐이었다.그는 낮은 지붕을 발판 삼아, 다른 지붕으로 발을 옮겼다.그리고 누각을 향해 몸을 던졌다.이때, 지붕에 발을 올리자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다.“쿵!”곧이어 묵직한 목소리가 올린 뒤, 지붕 위 기와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결국 임학의 이마에 피가 흘러 내렸다.허나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손으로 이마를 닦고는 다른 지붕을 향해 몸을 날렸다.이번에는 기와가 없던 덕에, 자리에 설 수 있었다.임학은 고개를 들어 누각을 바라보았다.사실 자신도 올라가지 못할 것이라 알고 있다.올라간다 하여도, 단이를 데리고 내려올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허나, 무조건 올라가야만 했다.단이를 추운 곳에 홀로 남겨 둘 수는 없지 않은가.이미 삼 년을 기다리게 하였다.임학은 그녀를 절대로 혼자 두게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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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다행히도 향 한 자루가 다 탈 즈음에, 목 씨 집안사람들이 도착하였다.그제야 두 사람은 누각 아래로 내려갈 수 있었다.목설하가 자신의 겉옷을 벗어, 김단에게 덮어 주었다.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외쳤다.“어서 아씨를 댁으로 모셔라! 따뜻한 물과 생강차를 준비하라!”“예!”몸종 하나가 김단을 부축하여, 마차를 향해 걸어갔다.김단은 돌아가는 내내,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임학이 자신의 뒤에 있을 것이라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 한 줄기 시선은 마치 자신의 등을 뚫어버릴 것 같았다.그녀는 마차에 오를 때, 뒤를 돌아 임학을 바라보았다.임학은 여전히 자리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어 보였다.마치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김단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허나 곧이어 마차 위로 올라탔다.목 씨 집안의 몸종이 마차 밖에서 부드럽게 말했다.“아씨, 마차 안에는 불통이 있사오니 손을 녹이시옵소서.”김단은 그제야 자신의 옆에 불통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불통을 들어, 심장이 있는 곳으로 갖다 댔다.따스함이 자신의 마음을 달래 주기를 바랐다.여인숙으로 돌아오고 나서, 그녀는 몸종들의 시중을 받으면서 목욕을 끝냈다.차를 마시고, 자신에게 침을 두 번 놓고 나서야 몸에 있는 한기가 빠져나가는 듯했다.그녀가 방으로 돌아왔을 때는, 자시에 가까워졌다.여인숙의 하인은 이미 구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허나, 목설하는 아래층 사라방에 앉아 있었다.김단의 인기척을 느낀 것인 지, 고개를 들어 이층을 바라보았다.그녀를 보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김단도 미소를 지은 채로 물었다.“오라버니께서는 피로하시진 않으시옵니까?”“자네를 기다리고 있었소.”목설하는 미소를 지은 채, 김단에게 물을 한 잔 따라 주었다.마치 그녀에게 자리에 앉으라는 것 같았다.“의원을 불러, 임 도령의 상황을 살폈소. 모두 겉 상처라 하오니, 너무 염려 마시오.”김단은 목설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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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순간, 최지습을 떠올렸다.만일 그가 자리에 있었다면, 그 노인이 그녀를 납치하는 일도 없었을 터.납치를 했다 하여도, 빠르게 자신을 찾아냈을 것 이다.빠르지 않다 하여도, 잠에 들지 못하여 뒤척이는 순간에 위로를 건넬 것 이다.이러한 생각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김단은 깊게 숨을 들이키고는, 눈을 감았다.그제야 천천히 잠에 들었다.이튿 날,김단은 푹 잠을 이루었다.방문을 열고 나서니, 이미 사시가 넘었다.여인 숙 아래층에는 이른 시각 부터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김단은 슬쩍 보자, 모두 목 씨 집안의 사람들 이었다.허나 목설하과 목설연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세세하게 묻지 않고,몸을 돌려 다섯 째 도령 방으로 향했다.보아하니, 어제 보다는 한결 나아진 것 같았다.김단을 보자, 그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어제 그 노인이 괴롭히지는 않았소?”김단은 그에게 다가가 맥을 짚어 주었다.“괴롭히지 않았사옵니다. 그저 저를 제자로 삼고 싶다 하기에, 거절하였더니 누각에 두고 떠났나이다.”어제의 일을 떠올리자, 김단은 다시 화가 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참으로 비겁한 노인이지 않은 가.다섯 째 도령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비록 사지에 힘이 풀려서, 그 노인한테 붙잡힌 것이오. 허나 그 노인네의 기세와 수를 보면, 내 몸이 온전하였다 한들, 이기지 못했을 것이오. 그 노인네는 결코 범상치 않은 인물이오.”김단도 고개를 끄덕였다.“그 노인이 약왕곡의 곡주라고 의심이 듭니다.”그녀의 말에 다섯 째 도령이 깜짝 놀랐다.허나 노인과 일어난 일들을 떠올리자,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약왕곡의 곡주 일 수도 있는데, 어찌 거절하였소?”세상에 의술을 익히는 자들이 약왕곡 곡주의 비전을 얻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김단이 그를 스승으로 섬긴다면, 약왕곡이 그녀의 소유가 될 수 있지 않은가.허나 김단도 그녀만의 걱정이 있었다.혹여 진정으로 약왕곡을 따라 의술을 배우게 된다면,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결국 스승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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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김단이 움찔 했다.문득 아래층을 바라보니, 한가운데에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서있었다.검은 비단 도포를 입고, 금실로 수를 놓았다. 허리 춤에는 반쯤 낡은 현색 띠를 두르고 있었다.그 아래로는 옥패 하나가 달려 있었다.옥패 위에는 ‘목’ 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목설하와 목설원은 노인의 양 옆으로 서 있었다.한 사람은 침착한 모습을 취하고, 다른 한 사람은 준수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허나 그 노인 옆에 서 있는 모습은, 마치 하인처럼 보였다.굳이 말하지 않아도 김단은 그가 누군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그는 목 씨 집안의 가주다.가주는 반짝이는 두 눈으로 김단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시선은 마치 귀한 물건을 보는 듯 하였다.허나, 김단은 그 눈빛이 불편했다.자신을 사람이 아닌 물건인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마치 목 씨 집안의 중요한 물건 같았다.곧이어 목설하가 김단을 소개했다.“숙부, 단이라 하옵니다. 고모 할머니의 친 손녀이옵니다. 옆에 있는 자의 이름은 임학이라 하옵니다. 고모할머니의 친 손자이옵니다.”김단은 이미 아래층에 도착했다.그리고는 목 씨 집안의 가주에게 공손히 예의를 표했다.“가주를 뵙습니다.”목 씨 집안의 가주는 목강수.나이는 예순 다섯, 진산군 관저 큰 마님의 친 오라버니이다.다가오는 김단을 보면서, 목강수의 두 눈이 점차 반짝였다.그는 김단을 보면서 말했다.“어찌 이리도 닮았을까! 마치 그대로 그림을 그린 것과 같구나!”그림?김단은 의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곧이어 목설원이 말했다.“조부 서재에 걸린 그 그림을 두고 하신 말씀이옵니까?”“그래! 아까 이 아이가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보였던 옆모습이 그림 속 인물과 꼭 빼닮았지 않았느냐! 지금 이렇게 보니 더욱 닮았도다!”목설하와 목설원은 서로 눈길을 주고받았다.그들은 조부의 서재를 좀처럼 드나들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림이 걸려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여인의 그림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리 세세하게 본 적이 없었다.목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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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이상한 기분 이었다.목강수가 탄식을 내뱉었다.“설하와 설원의 조부께서 생전에 자네의 조모를 빨리 찾고자 하셨네. 시간이 걸려 찾았으나, 두 분은 이미…”김단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마음 한 켠이 아파왔다.비록 세상을 떠났다고 하여도, 마음이 아리도록 아프게 만드는 이들이 있다.김단의 모습에 목강수가 다시 말을 이었다.“허나, 다행히도 이리 너를 찾지 않았느냐!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그의 말에 김단과 임학의 안색이 달라졌다.곧이어 임학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불쾌함이 서려 있었지만, 말투만큼은 예의를 지키고자 했다.“감히 목 씨 집안의 가주께 여쭙 나이다. 가주의 말씀은 무슨 뜻이옵니까?”목강수는 고개를 들어 임학을 한 번 바라보았다.담담한 눈빛이었으나, 어쩐지 사람을 얕보는 듯한 기색이 느껴졌다.그는 임학에게서 시선을 돌려, 김단을 향해 말했다.“언제쯤 우리와 함께 목 씨 집안으로 돌아올 수 있겠느냐?”김단은 눈살을 찌푸렸다.“가주께서는 어찌 소녀를 목 씨 집안으로 들이려 하시옵니까?”“혈육을 이어 종친의 예를 따르기 위함이 아닌 가.”옆에 있던 목설원이 대답했다.허나 그 말을 김단과 임학이 믿을리 없다.무강수는 두 사람의 반응을 보고는, 이내 미간을 찌푸리고 손을 들었다.목설하와 목설원은 눈치를 채고는, 서둘러 여인숙 안의 다른 이들을 모두 내보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층에 있는 다섯 째 도령을 제외하고는, 여인숙 안은 다섯 명 밖에 남지 않았다.목강수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모두 한 식구이니 숨기지 않겠네.우리 목 씨 집안은 선조께서 가업을 일으키시고,어느덧 열대를 이어 왔네. 흔히들 말하길 부귀는 삼 대를 넘기기 어렵다, 허나, 우리 집안을 그 세월을 거슬러 국운마저 좌우하던 세도가로 우뚝 섰었지. 그 길에 얼마나 많은 선조들이 목숨을 바쳤는지, 또 얼마나 많은 피와 눈물이 있었는지는 헤아릴 수도 없을 터. 설하와 설원의 조부께서도 가문을 지키고자 하여, 끝내 과로로 눈을 감으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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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옥불상!김단은 문득 눈이 커졌다.임 씨 부인도 임원의 혼수를 위해, 그녀에게 부탁 한 적이 있지 않는가.분명 옥불상을 하나 내어 달라고 했었다.그 물건이 목강수의 입에 오르자, 김단은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욱불이 어떻다는 말씀이십니까?”목강수가 깊게 숨을 들이켰다.“그 옥불상 속에는 보물 지도 두 장이 숨겨져 있지. 목 씨 집안의 선조께서 남기신 지도야. 그 지도를 완성할 수 있다면, 목 씨 집안의 고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야.”‘보물 지도’ 라는 말에 임학은 분노했다.“목 씨 집안은 책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를 늘어놓나 봅니다. 진정 보물 지도가 있다면 어찌 옥불상 속에 숨겨 놓았겠습니까? 또 어찌하여 조모께서 조선으로 시집을 오실 적에, 그 옥불상을 지니고 오신단 말씀이옵니까? 진정 그리 귀중한 것이었다면, 목 씨 집안의 힘으로 조모의 행방쯤은 오래전부터 샅샅이 뒤졌을 터. 헌데 어찌하여 이제야 누이의 옥패를 보고 나서야, 조모가 조선에 계셨음을 아셨단 말씀입니까?”임학의 태도는 충동적이었다.허나, 김단도 묻고 싶었던 말이었다.그녀도 그저 목강수를 바라볼 뿐이었다.목강수는 분노에 가득 찬 것 같았다.허나 깊게 숨을 들이키고는 아무 말도 않았다.이내 목설원이 입을 열었다.“그것은 당국의 황실이 알면 안 되었기 때문이오!”목설하도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비록 고모할머니께서 조선으로 출가하겠다고 하셨으나, 조부께서는 극구 반대하였소. 허나 조모가 행복할 수만 있다면 보내 주시겠다고 하였소. 그 무렵 목 씨 집안은 기울 대로 기울었기에, 고모할머니를 조선으로 보내는 것 만이, 고모할머니의 안위를 지킬 수 있는 방편이었소.”“당국 황실의 눈을 피하기 위하여, 목 씨 집안은 고모할머니께서 출가를 한 사실을 숨겼소. 조부를 제외하고, 고모 할머니께서 어떤 이와 혼인을 했는 지 알 수 없었소. 이후에 조부께서 사람을 보내, 고모할머니를 찾았지만 혹여 이목을 끌까 하여, 끝내 최선을 다하지는 못했소.”김단이 물었다.“허나 제 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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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목강수의 눈빛이 김단의 얼굴에 닿았다.그의 눈빛에는 탐욕스러움이 서려 있었다.그제야 김단은 자신을 물건 보는 듯한 눈을 이해 할 수 있었다.진정으로 그녀를 보물을 여는 열쇠로 보고 있었던 것 이다.“황당무계한 소리!”임학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앞으로 성큼 나아갔다.김단의 손을 덥썩 잡고는, 그녀를 일으켜 자신의 등 뒤로 숨겼다.“목 씨 집안이 갑자기 혈연을 운운하며, 다가온 것 부터 수상하다 여겼소! 보물 지도라 하질 않나, 단이를 열쇠 취급 하지 않나, 자네들의 말은 거짓 투성이오! 목 씨 집안이 기울든 말든, 그것은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이오! 옥불상은 본디 조모께서 내 누이께 남겨 주신 것이오, 그것을 줄지 말지는 오직 누이의 뜻에 달렸소. 허나, 누이를 열쇠로 삼겠다 하면 내 검의 허락부터 물어보시오!”김단의 시선은 자신의 손을 쥐고 있는 임학의 손을 향했다.손목에서 느껴지는 사람의 온기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목설하가 앞으로 다가가고는, 부드럽게 타일렀다.“임 도령, 숙부께서 단이를 열쇠 라고 하셨지만,그저 보물을 단이가 직접 여는 것 뿐이오. 목숨이 위험하지 않소, 어찌...”“그 입 다무시오!”임학이 크게 분노했다.“무엇이든 간에, 내 누이를 열쇠로 취급할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마시오!”곧이어 임학은 김단은 데리고 이 층으로 올라갔다.그는 씩씩 거렸다.걸음 걸이가 빨라서 김단이 넘어질 뻔 했지만, 임학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김단을 데리고, 다섯 째 도령의 방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손목을 놓았다.이때, 다섯 째 도령은 이미 침상에서 내려와 옷을 다 입은 후였다.“다 들었소.”다섯 째 도령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목 씨 집안사람의 말은 믿을 수 없소. 일찍 떠나는 것이 좋겠소.”임학은 여전히 씩씩거렸다.“가면 안된다고 그리 말렸거늘, 어찌 고집을 피워.”임학은 말하고 나서야, 김단의 차가운 얼굴을 발견했다.그는 그제야 분노를 억눌렀다.“네, 네 탓을 하려는 것이 아니야.”김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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