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핸드폰을 꺼내 윤하경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침 막 잠들었던 윤하경은 갑작스러운 전화에 게으른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응, 지연아. 무슨 일이야?”소지연은 당장이라도 강현우가 윤하경 모르게 다른 여자 만나러 간 것 같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막상 그 말을 하려다 멈췄다.혹시라도 윤하경이 이 얘기를 듣고 상처받거나 몸까지 더 안 좋아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렇게 생각하니 입이 꼭 붙은 것처럼 아무 말도 쉽게 나오지 않았다.한동안 아무 말이 없자 윤하경이 다시 물었다.“왜? 무슨 일 생긴 거야?”“아니 아무 일 아니야. 그냥 나 집에 잘 도착했다고 알려주려고 전화했어.”소지연은 애써 태연하게 대답했다.그러자 전화기 너머로 윤하경이 안도하는 듯한 숨소리가 들렸다.“그래, 다행이다. 오늘 정말 고생 많았지. 얼른 푹 쉬어.”“응...”전화를 끊기 직전, 소지연은 다시 망설이다가 윤하경을 불렀다.“저기, 하경아...”“응? 무슨 일 있는데?”윤하경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소지연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오늘 밤에는 너 혼자 병원에 있어? 강현우는 안 와?”그러자 윤하경은 웃으며 대답했다.“설마 그게 궁금해서 전화한 거야? 현우 씨 요즘 정말 바빠. 이제 막 대표 자리로 돌아왔고 할아버지 장례도 끝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아마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못 오는 거 아닐까 싶어.”그 대답을 들은 소지연은 속으로 이를 꽉 물었다.‘무슨 바빠... 남의 여자나 만나러 다니는 주제에... 정작 자기 아내는 병원에 두고서...’하지만 윤하경의 몸 상태가 아직 다 낫지 않았다는 생각에, 차마 더 이상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꾹 참았다.잠시 망설이다가 소지연은 힘없이 말했다.“그래, 알겠어. 얼른 쉬고... 아프지 말고.”사실 아직까지 강현우가 그 여자와 뭔가 결정적으로 잘못한 현장을 본 것도 아니라 섣불리 말해서 윤하경의 마음만 더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전화를 끊고 소지연은 한참 동안 휴대폰을 바라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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