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경은 이 사람들이 살인을 저지르는 게 이번이 처음일 거라고 짐작했다. 말할 때 숨소리도 일정치 못할 정도로 다들 긴장해 있었다.그래서 윤하경은 침착하려 애썼다.‘처음이라는 건 나에게도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그녀는 천천히 눈을 뜨려고 하다가 바로 옆에 쓰러져 있던 민청아가 갑자기 깨어나는 소리가 들렸다.“당신들 누구예요?”민청아가 간신히 몸을 움직이며 중얼거리자 윤하경은 다시 얼른 눈을 감았다.민청아가 깨어난 걸 본 납치범들은 잠시 당황해서 서로를 쳐다봤다.“큰일 났다. 얼굴을 봐버렸잖아. 이젠 어쩔 수 없어, 처리해야 해.”아까부터 불안해하던 남자가 침을 꿀꺽 삼키며 낮게 말했다.민청아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곧바로 알아챘다. 그들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걸 깨닫자 즉시 울기 시작했다.“제발, 제발요. 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아무것도 모른다고요.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민청아는 엉엉 울면서 몸을 묶은 상태로 겨우겨우 땅바닥을 기어 도망가려 했다.그러나 납치범들이 그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리 없었다. 그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는 바닥에 침을 탁 뱉더니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민청아 쪽으로 손을 뻗었다.“제기랄, 저 여자는 분명히 나가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 절대 못 놔둬.”칼끝이 내려오는 순간, 윤하경이 재빨리 눈을 뜨고 외쳤다.“잠깐만!”그 소리에 방 안에 있던 세 사람이 일제히 윤하경 쪽을 바라봤다. 윤하경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는데 민청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두 분, 진짜 대표님 부인은 이 사람이에요. 저는 아니에요. 아무것도 모른다니까요. 저만 내보내 주세요. 절대 아무 말도 안 할게요!”그녀는 겁에 질려 연신 변명하며 울먹였다.윤하경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민청아라면 정말 이렇게, 남의 침대에 올라타서라도 출세하려 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씁쓸했다.‘그러고 보니 나도 현우랑 처음에는 그랬었지.’그 생각이 스쳐 가며 잠시 어이없음에 윤하경은 멈칫했다.하지만 민청아가 뭐라 해도, 납치범들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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