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경과 강현우가 함께 유호천의 집에 도착했을 때, 유호천도 막 도착한 참이었다.유호천은 윤하경과 강현우를 한 번 바라보고는 이를 꽉 악물더니 말없이 집 안으로 먼저 들어갔다.그 시각, 거실에서는 장미자가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유호천이 강현우와 윤하경을 데리고 들어오는 모습을 본 장미자는 눈썹을 살짝 올렸다가 곧장 웃는 얼굴로 환영 인사를 건넸다.“현우야, 오늘은 무슨 일로 이렇게 일찍 왔니? 모두 들어와서 앉으렴. 오 집사, 커피 좀 준비해.”장미자는 겉으로는 무척 친절하고 여유롭게 보였지만 시선이 윤하경에게 머물 때마다 은근한 경멸이 서려 있었다.장미자의 눈에 윤하경은 그저 또 다른 소지연일 뿐이었다. 운이 좋아서 강현우의 마음을 얻긴 했지만 그게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그저 이 여자도 나름의 수를 쓴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표정에는 아무런 내색도 없이, 손님 대접에 빈틈이 없었다.유호천은 두 사람이 앉기도 전에 장미자의 손목을 붙잡았다.“엄마, 이제 그만하세요. 지연이를 어디에 숨기셨어요?”장미자는 유호천이 뜬금없이 묻자 모르는 척하며 물었다.“무슨 말이야? 내가 걔를 왜 숨기겠어?”유호천은 이를 악물며 목소리를 높였다.“엄마, 저랑 소지연은 이미 끝났어요. 그러니까 더 이상 힘들게 하지 마시고 그냥 보내 주세요.”장미자는 유호천이 확신에 찬 얼굴로 따져 묻자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스치듯 드러났다.“호천아, 너 혹시 술 마셨어? 내가 네 엄마인데 이런 일로 너를 속이겠어?”아들이 손님 앞에서 자신을 의심하는 모습에 장미자의 얼굴은 점점 굳어졌다.유호천은 장미자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며 거짓말을 하는지 아닌지 확인하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윤하경은 이미 마음을 진정시킨 뒤, 장미자 앞으로 한두 걸음 다가서 정중하게 말했다.“아주머니 이렇게 아침부터 불쑥 찾아뵈어 죄송해요. 오늘 아침에 지연이가 누군가에게 갑자기 납치돼서 연락이 끊겼어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최근에 지연이랑 오해가 있으셨던 분이 아주머니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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