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인데?”유미진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백지유를 바라봤다.백지유는 엄마가 계속 캐묻자 발을 동동 굴렀다.“아, 엄마도 참, 너무 궁금해하지 말고 그냥 기다려요. 곧 엄마 고생 안 하고도 잘살 수 있게 해드릴 테니까요.”유미진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이번 한 번만 더 믿어볼게.”깊은 밤, 백지유는 우유 한 잔을 들고 조심스럽게 2층으로 올라갔다. 강현우 방문을 살며시 열자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강현우가 눈에 들어왔다.이상하게도 강현우는 본능적으로 책을 가까이했다. 최근에는 백지유에게 부탁해서 경제나 재테크 관련 책들을 몇 권이나 사 오게 했다. 백지유는 부탁받는 족족 책을 사다 주었다.“현우야, 벌써 늦었는데 우유 마시고 좀 쉬어. 건강에는 잠이 최고라니까.”강현우는 책에서 눈을 떼고 백지유를 바라봤다.“괜찮아. 넌 먼저 자. 나 이 책만 다 읽고 잘게.”그러면서 백지유가 건네준 우유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 모습에 백지유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꼭 맞잡았다. 조금은 긴장되고 왠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마침내 강현우가 우유를 마시려던 순간, 아래층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문 좀 열어보세요! 아무도 없습니까, 문 좀 열어요!”“아, 깜짝이야...”백지유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서 움찔했다.강현우도 우유 잔을 내려놓고 찡그린 얼굴로 아래층을 바라봤다.“이 밤중에 누가 온 거지?”백지유는 잠시 강현우가 손을 뗀 우유 잔을 바라보다가 애써 웃으며 말했다.“모르겠어. 아마 누가 급하게 할아버지 진료 보러 온 걸 거야. 이런 일이 가끔 있거든. 현우야, 넌 그냥 푹 쉬어. 내가 내려가서 볼게. 괜히 신경 쓰지 말고.”강현우는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백지유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조심스럽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미 유미진이 잠에서 깨 대문을 열고 투덜거리고 있었다.“누구세요, 이 밤에 남의 집에서 뭘 그렇게 두드려요!”“아주머니 저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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