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내가 이미 붙여놨어.”강현우는 윤하경의 허리를 툭 감싸 쥐며 강제로 걸음을 옮겼다.“여기서 언제까지 서 있을 건데? 밤중에 누가 오기라도 하면 네가 괜히 걸림돌 되는 거 알지?”윤하경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하지만 그가 사람까지 따로 챙겨놨다는 말에 그제야 마음이 조금은 놓였다.차에 올라탄 순간, 하루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깊은 밤이었지만 하루 종일 쉴 틈조차 없었던 탓이었다. 창밖의 불빛들이 차창을 스치며 차 안으로 들어와, 강현우의 얼굴을 비추었다가 또 금세 어둡게 가려냈다.윤하경은 눈꺼풀이 무거워져, 결국 그에게 몸을 기댔다. 마치 뼈마디까지 힘이 빠진 작은 고양이처럼 축 늘어졌다.“너무 피곤하다...”무심코 흘러나온 말과 함께 윤하경은 아예 강현우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 버렸다.그렇게 바라본 그의 얼굴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각도에서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참, 얼굴 하나는 기가 막히네...’윤하경은 괜히 속으로 중얼거렸다.차가 부드럽게 흔들리자 곧 눈꺼풀이 내려앉았다. 강현우는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말없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저택에 도착했을 때, 윤하경은 이미 곤히 잠든 상태였다.강현우는 깨우지 않고 그대로 안아 들어 방으로 옮겼다. 침대에 눕힌 그녀의 얼굴은 오랜만에 편안해 보였다.강현우는 잠시 눈길을 머물다, 눈을 가늘게 뜨고는 욕실로 향했다....다음 날 아침.윤하경이 눈을 떴을 때, 방 안은 이미 비어 있었다. 강현우가 언제 일어나 나갔는지조차 모를 만큼, 깊이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소지연이 떠올라 곧장 몸을 일으킨 윤하경은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런데 거실에는 이미 정장을 갖춰 입은 강현우가 여유롭게 아침을 먹고 앉아 있었다. 윤하경이 다급히 내려오자 그는 시선을 들더니 태연하게 웃었다.“그렇게 급할 필요 없어. 아직 안 깼을 테니까.”그러고는 손가락을 까딱하며 불렀다.“와서 밥부터 먹어. 다 먹고 같이 가자.”“회사 안 가요?”윤하경이 묻자 그는 태연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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