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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Author: 수박빙수
윤하경은 깜짝 놀라며 손수건을 든 채로 뒤에서 다가오는 사람이 누군지 물었다.

“누구세요?”

뒤를 돌아보자 그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윤하경은 잠시 미간을 찡그렸다.

“당신?”

문세호는 미소를 지으며 손수건을 살짝 흔들었다.

“울지 마, 여자애가 울면 예쁘지 않다니까.”

윤하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저 따라온 거예요?”

문세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윤하경은 경계심을 보였다.

그 외에는 그가 여기 있을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었다.

자기 혼자 막 도착했는데 문세호는 이미 여기 있었다. 문세호는 윤하경이 손을 내밀지 않자 가볍게 웃으며 손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묘비를 바라보았다.

묘비 위에 있는 하여진의 사진은 밝게 웃고 있었지만 문세호는 그 사진을 바라보며 눈빛에 잠시 슬픔을 담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윤하경은 그의 감정을 놓치지 않았다. 사실, 윤하경은 하병철과 문세호의 대화를 듣고 문세호와 하여진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었다.

하여진이 어렸을 때 사랑에 빠져서 문세호의 말을 믿고 도망가려고 했던 일, 결국 배신당한 사건.

문세호는 윤하경의 말을 듣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깊은 눈빛으로 하여진의 묘비를 바라보며 잠시 의미심장한 감정을 드러냈다.

“여진이가 나에 대해 얘기한 적 있어?”

윤하경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없어요.”

그러고는 차갑게 문세호를 쳐다보며 말했다.

“뭐 하려고 온 거예요? 옛날얘기 하고 싶어요? 엄마는 아마 이미 당신을 잊었을 거예요.”

사실 처음 문세호를 만났을 때 윤하경은 그에게 어느 정도 호감을 느꼈다. 그는 품위 있고 겸손해 보였고 그때 잠깐의 불편함을 제외하면 윤하경은 그를 좋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문세호가 여기에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윤하경은 그저 비웃음이 나왔다.

마치 윤하경이 이렇게 말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듯, 문세호는 윤하경을 한번 쳐다보며 여전히 아무 표정 없이 대답했다.

“너랑 엄마 정말 많이 닮았네.”

윤하경은 더 이상 대화할 기분이 아니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문세호, 당신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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