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경은 얼른 손을 저으며 웃었다.“아니에요, 잘 잘 수 있어요.”윤하경은 쭈뼛거리며 몸을 돌려 강현우에게 등을 보였지만 돌아선 순간, 그의 손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 그리고 따뜻한 손바닥이 은근슬쩍 아랫배에 얹어졌다.처음엔 깜짝 놀라 그의 손을 치우려 했지만 윤하경은 결국 포기하고 가만히 있었다.그날 밤, 그녀는 좀처럼 깊게 잠들지 못했다.겨우 동이 트려는 새벽녘에야 잠깐 잠이 들었고 아침 햇살이 창밖을 가득 채웠을 때, 윤하경은 흠칫 놀라 깨어났다. 옆자리는 이미 비어 있었고 남겨진 자리에는 차가운 기운만 맴돌았다. 평소 같았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텐데 오늘따라 왠지 모를 허전함이 마음을 짓눌렀다.잠시 멍하니 있다가, 윤하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며칠 동안 회사에도, 윤수철을 만나러도 가지 않았던 터라,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씻고 나오니 식탁에는 이미 준비된 아침 식사가 차려져 있었고 대충 식사를 마친 윤하경은 가방을 챙겨 회사로 향했다.출근은 하지 않았지만 회사 상황은 계속 보고받고 있었다. 백정연과 우슬기가 매일 프로젝트 상황을 공유했고 중요한 일들은 온라인으로 직접 처리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택시를 타고 가던 중, 휴대폰으로 백정연에게서 메시지가 왔다.[회장님이 오늘 회사에 오셨습니다.]윤하경은 메시지를 읽고 눈을 가늘게 떴다.윤수철이 보석으로 풀려난 뒤 처음으로 회사를 찾은 것이다. 그동안은 집에 틀어박혀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던 윤수철이, 오늘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고 무언가 결심한 듯한 기운이 느껴졌다.생각에 잠긴 사이, 기사님이 도착을 알렸고 윤하경은 비용을 지급하고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한빛 그룹 사옥을 바라보았다.“윤 대표님.”회사에 도착하자 우슬기가 부리나케 달려왔다.“회장님이 오셔서 모든 임원을 소집해서 긴급회의를 여셨어요. 하지만 저희는 부르지 않았어요.”윤하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자신의 사무실 문을 열었다.“어느 회의실이야?”“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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