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Bab 821 - Bab 830

1471 Bab

제821화

“호천의 어머니가 그러셨어.”“뭐라고?”윤하경은 인상을 찌푸리며 다급하게 물었다.“설마 그분이 너 괴롭힌 거야?”소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가 곧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근데 나 정말 괜찮아. 이미 호천이가 알아서 잘 해결해 줬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소지연은 말을 마치자마자 급히 덧붙였다.“나 이제 좀 바빠서 이만 끊을게.”그리고 소지연은 서둘러 전화를 끊어버렸고 윤하경은 미처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한 채 화면이 꺼지는 걸 멍하니 바라봤다.그녀는 이마를 찌푸렸다. 아무래도 소지연이 자신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게 분명했지만 친구의 성격상 지금 당장 더 물어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것도 잘 알았다.현재 상황에서 소지연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결국 유호천에게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윤하경은 유호천과의 연락처를 진작에 지워버린 터라 지금은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유일하게 그의 연락처를 갖고 있을 사람이라면, 바로 강현우였다.윤하경은 남의 일에 깊이 관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지연은 지금 혼자였고, 의지할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친구가 아프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었다.그래서 그날 밤, 강현우가 데리러 왔을 때 평소와 달리 별다른 저항 없이 집 밖으로 나갔다.강현우의 차가 막 집 후문 앞에 멈춰 섰을 때, 윤하경은 어둠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밤공기가 유난히 차가웠고, 그녀는 긴 코트를 몸에 단단히 감싸고 있었다. 머리 위에는 베레모를 살짝 눌러쓴 채였고 긴 머리카락이 찬 바람에 흐트러져 있었고 그런 모습조차 아름답게 보였다.윤하경은 멈춰 선 차를 보며 손에 입김을 불어 넣어 따뜻하게 했다. 그리고 서둘러 차 문을 열고 들어갔다.차 문이 열리자 그녀와 함께 차가운 바람도 스며들었다. 강현우가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며 그녀를 바라봤다.“오늘은 제법 얌전하네.”윤하경은 그 말을 듣고 강현우를 보며 가볍게 웃었다.“제가 이러면 안 되는 건가요?”강현우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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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강현우는 원래부터 사람을 압도하는 기질이 있었다. 그의 얼굴빛이 조금이라도 어두워지면 주변에는 곧 폭풍우가 닥쳐올 듯한 긴장감이 맴돌았다.윤하경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고 순간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작게 중얼거렸다.“알았어요. 연락처 주기 싫으면 말아요.”그녀는 퉁명스럽게 말하고는 휙 고개를 돌려 버렸다.그런 윤하경의 모습이 귀여웠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강현우의 웃음소리가 가볍게 들려왔다.기분이 상한 윤하경은 더욱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돌아봤다.“뭐가 그렇게 웃기세요?”강현우가 가볍게 손을 뻗어 그녀의 작은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의 큰 손 아래 그녀는 더욱 작고 여려 보였다.“남의 일에는 웬만하면 신경 쓰지 마. 소지연과 유호천 일은 그 둘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둬.”윤하경이 놀라서 그를 바라봤다.“제가 연락처를 왜 물어보는지 어떻게 아셨어요?”강현우는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왜, 내가 그렇게 눈치 없는 사람으로 보여?”윤하경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렇긴 하죠. 강 대표님보다 눈치 빠른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어요?”그녀의 말투가 미묘하게 비꼬는 듯했지만 강현우는 그런 그녀가 오히려 더 귀엽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턱을 들어 올렸다.“말하는 거 보니 아직도 좀 덜 혼났나 본데?”창밖 가로등 불빛이 차 안으로 은은히 스며들어, 평소 냉정하고 날카로워 보이던 강현우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쌌다.그 모습에 윤하경은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차가 어느새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정신을 차렸다.그녀가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을 본 강현우는 다시 한번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빤히 보니까, 나 여기서 잡아먹을 기세인데?”위험한 농담임에도 강현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진지하게 말했다. 윤하경은 얼굴이 붉어져 당황하다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강현우가 먼저 움직였다.“다 왔어, 내리자.”그가 차에서 내리면서 순간 날카로운 시선으로 뒤쪽을 응시했다. 그 예민한 눈빛에 윤하경은 이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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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강현우가 흥미롭게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그래서 어쩌라고?”그의 말을 듣자 윤하경은 복잡한 눈빛으로 강현우를 바라봤다.‘설마, 이런 상황인데도 뭔가 하겠다는 건가?’그녀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강현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윤하경, 네 눈에는 내가 그렇게 굶주려 보이냐?”솔직히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윤하경에게는 그럴 용기가 없었다.강현우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혼자 씻을 수 있겠어, 아니면 내가 도와줄까?”그의 말투에는 아슬아슬한 장난기가 가득했고 윤하경은 얼굴이 빨개져 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저 혼자 충분히 할 수 있어요.”강현우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그럼 나 일 좀 보고 올 테니까 먼저 씻고 쉬고 있어.”윤하경이 입술을 달싹이며 말을 꺼내려 하자 강현우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일 아침 일찍 데려다줄게. 그래도 부부라면 밤에는 같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그의 목소리는 능청스러우면서도 묘하게 다정했다. 마치 그가 먼 길을 따라온 이유가 단지 그녀와 밤을 보내기 위해서라는 듯이 말이다.그런 생각이 들자 윤하경은 더욱 난감해졌다.그녀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강현우는 웃으며 그녀의 이마를 살짝 튕겼다.“그렇게 쳐다보면 유혹하는 걸로 알 텐데?”무엇을 유혹한다는 건지 윤하경은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고개를 더욱 세차게 흔들었다.이때 강현우가 턱짓으로 욕실을 가리켰다.“얼른 씻고 쉬어.”그 말을 남긴 채 그는 방을 나섰다.홀로 남겨진 윤하경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결국, 오늘 밤 돌아가는 것은 틀렸다는 것을 깨닫고 천천히 욕실로 향했다.서재에 들어선 강현우의 얼굴에선 방금 전 윤하경 앞에서 보이던 부드러움이 싹 사라졌다. 그는 차갑고 예리한 눈빛으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고 몇 번 울리지도 않아 민진혁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네, 대표님.”강현우의 목소리는 낮고 싸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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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4화

강현우는 가볍게 눈썹을 들어 올리며 윤하경을 지그시 바라봤다.“아니면 내가 가도 될까?”그의 말투를 듣는 순간, 윤하경은 자신이 움직이지 않으면 강현우가 더 대담한 행동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망설이다 결국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다가서자마자 강현우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 단숨에 품으로 끌어당겼다.“잠깐만요, 이러지 마세요...”하지만 윤하경의 말은 미처 끝나기도 전에 그의 뜨거운 입술로 막혀버렸다. 윤하경은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럴 틈도 없이 그녀의 손목은 소파 위로 단단히 눌려버렸다.숨 막힐 듯한 키스에 정신이 아득해지고 저항할 힘마저 사라지자, 그녀는 결국 그에게 무방비하게 맡겨지고 말았다.한참 후에야 강현우가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그가 고개를 들자, 윤하경의 입술은 붉게 부풀어 있었고 그 위에는 촉촉한 흔적이 남아있었고 그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강현우의 눈빛은 이미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고 윤하경도 그의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혹시라도 움직였다가 일이 더 커질까 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가만히 있었다.그가 자신을 내려다보는 눈빛은 더욱 깊어졌고 입술을 가볍게 깨물더니 천천히 몸을 일으켜 그녀에게서 떨어졌다.“일찍 자.”강현우의 품에서 겨우 빠져나온 윤하경은 흘러내릴 뻔한 목욕 수건을 붙잡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어디 가세요?”강현우는 그런 그녀를 한 번 돌아보았다.“불 좀 끄고 와야겠어.”불을 끈다니. 윤하경은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금세 알아차리고는 얼굴이 붉어졌다.이미 그와 수없이 가까운 밤을 보냈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표현을 들을 때마다 여전히 심장이 뛰었다.강현우는 붉어진 그녀의 얼굴을 보더니 재미있다는 듯한 미소를 띠었다. 몇 걸음 걷다가 문득 다시 돌아와 그녀의 앞에 섰다.“아니면 내가 그냥 여기에 있어 줄까?”윤하경은 깜짝 놀라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에요.”그는 피식 웃으며 그녀를 다시 소파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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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클럽.하희연은 한 무리의 부잣집 친구들과 함께 프라이빗 룸에서 정신없이 놀고 있었다.그때 테이블 위에 올려둔 휴대폰이 진동하며 화면이 켜졌다. 하희연은 마시려던 술잔을 내려놓고 휴대폰을 들어 사진을 확인했다.사진을 보는 순간, 그녀는 미간을 확 찌푸렸고 이어 분노를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거칠게 바닥에 던져버렸다.쨍그랑!갑작스러운 소리에 방 안의 사람들 시선이 일제히 그녀를 향했다. 분위기를 빠르게 눈치챈 누군가가 음악을 얼른 끄고는 하희연 곁으로 다가왔다.“희연아, 갑자기 왜 그래? 누가 우리 희연의 심기를 건드렸어?”옆에 있던 친구 하나가 다가와 조심스럽게 담배를 내밀었다. 평소 하희연은 하병철 앞에서는 얌전한 척을 해야 했지만 밖에서는 전형적인 부잣집 도련님들과 아가씨들처럼 거침없었다.하희연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담배를 받아 물고 한 모금 깊게 빨아들였다.“누구길래 우리 희연이를 화나게 했대? 우리랑 한판 붙자는 건가?”하씨 집안은 모성에서도 손꼽히는 명문가였다. 그 덕에 하희연 주위에는 늘 돈 많고 배경 있는 이들만 모여 있었고 자연스럽게 그 무리의 중심에는 늘 하희연이 있었다.그래서 그녀가 한번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주변 사람들은 재빨리 비위를 맞추려 들었다.하희연은 연기를 천천히 내뱉으며 차갑게 말했다.“새로 온 우리 집 언니 때문이지 뭐야. 그 여자가 완전히...”순간 그녀는 험한 욕을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품위를 지켜야 했기에 차마 말을 다 내뱉지 못하고 입술을 꾹 깨물었다.그 말을 들은 친구들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빛났다. 하병철 회장이 주최한 연회에서 윤하경을 본 적 있는 몇몇은 있었지만 대부분 그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그 여자가 왜? 무슨 일 있었는데?”“말만 해봐, 우리가 너 대신에 혼내줄 수도 있잖아.”하희연은 이 악물고 잠시 말을 고르다가 결국 분통을 터뜨렸다.아까 받은 사진은 그녀가 보낸 사설탐정이 전해온 정보였다. 사진 속에는 강현우와 윤하경이 다정하게 붙어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지난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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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다음 날 아침, 윤하경은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손목이 욱신거려 눈을 떴다.평소 같으면 먼저 일어나 어딘가로 사라졌을 강현우가, 오늘은 드물게 아직 곁에 있었다.몸을 살짝 돌리자, 등 뒤에서 느껴지는 그의 뜨거운 체온이 그대로 전해졌다. 모성에는 이미 겨울이 깊었지만 방 안은 따뜻한 난방 덕에 더울 지경이었고 강현우의 체온은 그 공간 속에서 유난히 뜨겁고 부담스러웠다.윤하경은 답답해 몸을 조금 움직였다. 그러자 뒤에서 그의 팔이 슬쩍 힘을 주더니 그녀를 다시 끌어안았다.“조금만 더 자.”강현우는 좀처럼 늦잠을 자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전날 밤 그녀를 데리고 끊임없이 장난을 치느라 늦게 잠든 탓인지 목소리가 아직도 낮고 쉰 기운이 섞여 있었다.그가 내뿜는 따뜻한 숨결이 귓가를 간질였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피부를 스치며 자극을 주자 윤하경은 고양이처럼 목을 움찔하며 피했다.“저, 저 돌아가야겠어요. 이따 외할아버지가 저 찾으실 수도 있어서요. 없으면 곤란하니까요.”여느 때처럼 여유로운 저택이라 서로 마주치지 않아도 이상할 건 없지만 하병철은 가끔 아무 예고 없이 하경을 찾아오는 일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자리를 비우는 건 아무래도 껄끄러웠다.그 말에 강현우는 뒤에서 게으르게 짧게 대답한 뒤, 잠긴 목소리로 한마디 덧붙였다.“알았어.”하지만 그 말과 동시에, 그녀는 귓불에 따뜻한 입맞춤이 닿는 걸 느꼈고 간지러운 느낌에 윤하경은 몸을 움찔하며 앞으로 피했다.강현우는 막 눈을 떴고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낮게 웃음을 흘렸다.“후.”그러곤 팔을 뻗어 그녀의 몸을 돌려 자신과 마주 보게 했다. 강현우가 조금만 힘을 주었을 뿐인데 어느새 그녀는 그와 정면으로 누운 채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막 잠에서 깬 그의 모습은 평소의 깔끔하고 정제된 인상과는 달랐다.조금은 게으르고 나른해 보였지만 잘생긴 이목구비는 여전히 흐트러지지 않아 전혀 지저분해 보이지 않았다.그는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그렇게까지 날 피하고 싶어?”윤하경은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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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7화

“누가 풀렸다고 그랬어?”강현우의 말에 윤하경은 입을 닫았고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그러자 강현우는 갑자기 고개를 숙여 윤하경의 목덜미를 세게 물었다.“아!”윤하경은 깜짝 놀라 몸이 저절로 움찔거릴 정도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강현우는 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 입을 떼지 않았다.“하...”윤하경은 날숨을 들이쉬며 작게 중얼거렸다.“아파요...”지금 그는 혈관이라도 뚫을 듯이 강하게 물고 있었고 도무지 힘 조절이 없었다.그 소리에 강현우는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고 그제야 입을 떼주었다.그는 한 손으로 상체를 짚고 몸을 들어 올렸다. 숙인 자세라 잠옷의 깃이 흘러내리며 드러난 가슴 근육이 슬쩍 보였다.평소였다면 윤하경은 잠깐이라도 구경했겠지만 지금은 손으로 목을 감싸 쥐고 원망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윤하경은 눈을 부라리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무서웠고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겁먹은 토끼 같았다.강현우는 그런 윤하경을 바라보며 눈빛을 조금 더 짙게 내리깔았다.그리고 잠시 뒤, 낮게 물었다.“아파?”윤하경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아파요...”작게 말하는 모습이 꽤 순했다.“기억 좀 하라고.”그 말을 남기고 강현우는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침대에 혼자 남겨진 윤하경은 억울한 듯 이를 살짝 깨물다가 옆에 두었던 휴대폰을 들었다.카메라를 켜서 확인하자, 목덜미에는 분명하고도 진한 이빨 자국이 찍혀 있었다.“하...”손으로 살살 문질러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자국은 오히려 더 선명해졌고 붉게 부어올랐다.속이 부글부글 끓던 찰나, 욕실에서 나온 강현우는 옷까지 다 챙겨입은 상태였다.그는 욕실 문에 기대어 윤하경을 보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여기서 여전히 안 나가고 뭐 해? 아까는 집 간다면서?”그제야 윤하경은 정신이 번쩍 든 듯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부리나케 씻고 옷을 갈아입었지만 목에 남은 자국은 도저히 가려지지 않았다.아까 그가 정말 세게 물었던 탓에 피부가 살짝 찢어지기 직전까지 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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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윤하경은 말없이 한숨을 쉬고는 뒷좌석 문을 닫고 조수석 쪽으로 돌아가 문을 열고 앉았다. 문이 닫히자마자, 강현우는 그대로 액셀을 세게 밟았다.“윽...”윤하경은 황급히 손으로 손잡이를 붙잡고 자리에 몸을 고정시켰고 놀란 눈으로 강현우를 흘겨보자, 그제야 차는 차고를 빠져나와 안정적으로 주행하기 시작했다.안전벨트를 매며 한숨을 내쉰 윤하경은 계속해서 목덜미를 손으로 가리고 있었다.신호등에 멈춰 선 순간, 강현우가 고개를 살짝 돌려 그녀를 흘깃 봤다.“그 표정 보니까 꽤 억울한가 보네.”윤하경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물론 지난번 일은 자기 잘못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사람 목에 그렇게까지 자국을 남기는 건 아닌 것 같았다.그 말이 떨어지자, 그녀는 비꼬듯 웃었다.“제가 어떻게 감히 대표님께 화를 내겠어요.”강현우는 그녀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한쪽 눈썹을 슬쩍 들어 올리더니 긴 손을 뻗어 윤하경의 턱을 잡았다.“화났으면 나한테도 한번 물어봐.”그러고는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목덜미를 내밀었다.“기회 줄게.”하지만 윤하경은 한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고 그러자 강현우가 다시 눈을 마주치며 물었다.“왜 무섭냐?”윤하경은 살짝 이를 악문 뒤, 그의 손을 뿌리쳤다.“그만 장난치세요.”지금은 도무지 어떻게 사람들 앞에 나서야 할지,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그것만으로도 복잡한데 말이다. 강현우는 그녀의 그런 모습이 우습다는 듯 낮게 웃었다.마침 신호가 바뀌었고 그는 다시 액셀을 밟아 차를 몰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여느 때처럼 하씨 저택의 뒷문 앞에 멈춰 섰고 윤하경이 문을 열고 내리려던 찰나, 손목이 누군가에게 잡혔다. 고개를 돌리자 강현우의 장난기 어린 눈빛이 보였다.“그냥 가려고? 뭔가 빠진 거 같지 않아?”“뭐가요?”윤하경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묻자, 강현우는 손목에 힘을 주어 그녀를 가볍게 당겼고 다음 순간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으응!”순간 놀란 윤하경은 뒤늦게 여기가 하씨 저택 대문 앞이라는 걸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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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9화

하희연은 마치 윤하경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멀지 않은 곳에 서서 두 팔을 가슴 앞에 교차한 채,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하지만 윤하경은 하희연이 자신을 찾아올 때 좋은 일이 일어난 적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볍게 고개만 끄덕인 뒤, 아무 말 없이 곧장 그녀를 지나쳐 밖으로 나가려 했다.그런데 두 걸음도 채 떼지 못했을 때, 하희연의 목소리가 그녀를 붙들었다.“윤하경, 잠깐.”윤하경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지만 그래도 뒤돌아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야?”하희연은 입꼬리를 슬쩍 올리더니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별건 아니고. 모레 내 생일인데 집에서 파티 열거든. 너도 와.”윤하경은 그녀를 흘깃 바라보았다.“우리가 그렇게 친했나?”그 말은 사실상 거절이나 다름없었다. 하희연의 얼굴빛이 그 말에 순식간에 굳었다.모성 상류층에서 자신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말하는 사람은 없었기에 하희연은 화를 꾹 눌러 참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하지만 무언가 다른 의도가 있는 듯, 감정을 눌러내며 시선을 내렸다가 다시 들었고 그제야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하희연은 살짝 눈썹을 치켜세우고 손을 뻗어 윤하경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언니잖아, 우리 어쨌든 피는 섞였는데. 지난번에는 내가 좀 심했지. 외할아버지가 그러시더라고 앞으로는 서로 잘 지내자고. 이번에 초대한 것도 그 목적이야. 풀고 가자, 응?”그러면서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꽉 다물었다.“네가 안 오면 외할아버지 또 나한테 뭐라 하실 거야.”외할아버지 이야기에 윤하경의 표정이 살짝 누그러졌다.“정말 외할아버지 때문이야?”“그럼! 내가 거짓말을 하겠어? 아니면 우리 지금 같이 가서 외할아버지께 여쭤볼까?”그러면서 그녀는 윤하경의 팔을 이끌며 하병철의 방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그 순간 윤하경은 자신의 목덜미를 떠올렸다. 비록 목을 가릴 수 있는 니트를 입긴 했지만 괜히 꺼림칙했다.그래서 윤하경은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아니야, 나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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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화

하석호는 한동안 말이 없었고 그러다 메마른 입술을 혀로 한 번 훑으며 머릿속에서 단어를 고르는 듯했다.그는 꽤 긴 침묵 끝에야 입을 열었다.“사실, 부탁할 게 있어.”윤하경은 조금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서로 ‘부탁’이라는 말까지 써야 해?”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걸 내려두고 고개를 들며 진지하게 물었다.“말해봐. 무슨 일인데?”하석호는 평소 믿을 만한 사람이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그때 자신은 이미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가 ‘부탁’이라는 단어를 쓴 게 오히려 윤하경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졌다.그녀의 반응에 하석호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한참 뜸을 들인 뒤 조심스럽게 말했다.“이 얘긴... 너한테 좀 미안할 수도 있어.”그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다시 열었다.“꽤 곤란한 부탁일지도 몰라.”하석호의 말투와 눈빛에 윤하경은 호기심이 생겼다.“그래서 도대체 뭔데? 얘기해줘야 도와줄 수 있잖아.”하석호는 말없이 혀로 뺨을 한 번 밀었다가, 마침내 말을 꺼냈다.“너... 강현우 좀 만나줄 수 있어?”윤하경의 손끝이 멈췄다.“뭐?”하석호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너한테 민망한 거 알아. 지금 너도 그 사람하고 엮이기 싫어하는 거 다 아니까.”윤하경은 순간적으로 손끝에 힘이 들어갔고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졌다.하석호가 지금 자신과 강현우가 법적으로 부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던 그때, 하석호가 말을 이었다.“우리 쪽 경성 프로젝트가 이미 수천억이 들어간 상태야. 근데 지금 강한 그룹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랑 충돌이 났어. 강한 그룹 쪽이 요즘 경성에 힘을 많이 실으면서 대놓고 경쟁하겠단 태도야. 만약 그쪽에 밀리면 우리 몇천억이 그냥 날아가.”그는 이마를 살짝 찌푸리며 조급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강한 그룹 쪽에 전화도 많이 했고 강현우 비서한테도 여러 번 연락했는데... 정작 본인은 나랑 대화 자체를 거부하더라.”윤하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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