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온자신은 북진연의 앞으로 끌려왔다.북진연은 바닥에 기절한 채 널브러진 그를 내려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꾸짖었다.“내가 데려오라고 했지 기절시켜서 데려오라고 한 적은 없는데?”고요는 억울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왕야, 소인이 어찌 감히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겠습니까! 온 공자가 저희를 보자마자 진국공의 부하로 오해하여 격하게 반항하더라고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북진연은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데려다가 묻고 싶은 게 있었는데 지금 상태를 보니 아마 그른 것 같았다.“끌고 가서 방을 내어주고 성녀께도 소식을 전하거라.”“예.”고요는 재빨리 명을 수행하고 온사의 서신을 들고 복귀했다.“왕야, 성녀 전하의 친필 서신입니다.”섭정왕부, 서재에서 문서를 읽고 있던 북진연은 급히 편지를 뜯어 읽더니 허를 찔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 모든 게… 무우의 계획이었단 말인가.’그렇다면 온자신을 계속 이곳에 데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다만 진국공부로 직접 돌려보낼 수도 없었다.잠시 고민하던 북진연은 고개를 들고 고요에게 말했다.“고요, 온자신을 진국공부로 돌려보내도록 해. 다만 온장온의 손에 직접 넘기도록. 저택의 그림자 호위에게 들키지 않토록 조심하고.”밤새 일하고 왔는데 또 나가야 한다니 고요의 눈빛에 원망이 스쳤다.북진연은 피식 웃고는 한심한 눈으로 부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일을 마치면 하루 휴가를 주지. 내일은 안 나와도 돼.”“역시 왕야는 현명한 분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왕야!”고요는 싱글벙글 웃으며 온자신을 등에 메고 재빨리 서재를 나갔다.반 시진 후, 아직 동 트기 전 새벽.고요는 조용히 진국공부 큰 공자의 대문을 두드렸다.잠자고 있던 온장온은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온장온 역시 무공을 수련한 사람이라 청각이 일반 사람들보다 몇 배는 밝았다.“누구냐!”온장온은 눈을 뜨고 입구를 노려보다가 천천히 일어나 옷을 걸치고 재차 물었다.“밖에 누구야!”돌아오는 건 또 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뿐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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