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녀오긴 했다. 다만 아직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서 그냥 돌아왔을 뿐이다.”초구가 의아해하며 물으려 했다.결국 심연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돌아왔다니까.”“혹, 황자마마를 뵙지 못하신 겁니까?”“응.”“황자마마께서 아씨를 뵙지 않으셨단 말씀입니까?”심연희가 곁눈질로 초구를 바라보았다. 어제만 해도 영리하게 말을 잘하던 아이가, 지금 보니 문 앞에서 얄밉게 짖는 개 같았다.초구는 아씨의 눈빛이 곱지 않음을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곤 길을 비켜섰다. 이 심부름, 역시 쉽지 않았다!심연희가 초구를 지나쳐 가다가, 그가 여전히 서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가자. 길에서 이야기하자.”“예, 아씨.” 초구가 급히 따라붙었다.국공부 앞에 이르니, 명주와 마차를 몰던 호위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심연희가 마차에 오르자, 명주는 호위와 함께 마차 바깥에 서고 안으로는 들어오지 않았다.마차가 출발하자, 심연희가 입을 열었다.“황자마마께서 나를 뵙지 않으신 게 아니라, 내가 먼저 정 대인을 만났다.”정 대인?정 대인이 무슨 말을 한 걸까?그는 원래부터 용강한과 함께 아씨와 황자마마를 맺어주려는 사람이었는데, 설마 막아섰을 리가 있겠는가?초구는 고개를 갸웃하며 아씨를 보았다.“대체 무슨 일입니까?”심연희는 마차 벽에 기대어 앉았다. 초구가 부지런히 차를 따라 올리고, 다과도 내밀었다.“아씨, 드십시오.”심연희가 받아 차를 마시고, 과자를 집어먹었다.“너도 좀 먹거라.”초구는 아침도 못 먹은 채 따라나섰던 터라, 다과를 보자마자 배가 요동쳤다.“감사합니다.” 그러고는 곧 집어 먹었다.그제야 심연희가 입을 열었다.“정 대인의 말씀이, 나를 조금 두렵게 만들었어.”“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심연희가 다과를 삼키고는 초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하지만 이 말은 오라버니께 절대로 말하면 안 된다.”“예, 아씨.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맹세해!”초구가 손을 들어 맹세했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