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오늘, 심연희는 심지어 경장명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에 경장명은 자신이 너무 안일한 착각에 빠져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심연희의 아버지는 평생 첩을 들이지 않고 살았는데 심연희가 어찌 자신의 부군에게 첩이 있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한편, 몽춘은 여전히 서럽게 울고 있었다.“도련님, 소인이 도련님 미래 부인을 만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소인은 절대 시기나 질투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도련님과 도련님 부인께 폐를 끼치지 않게 잘 하겠습니다.”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경장명은 몽춘의 말을 더 들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이 정도 돈이면 네가 평생 걱정 없이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다.”이는 경장명이 몽춘에게 베풀 수 있는 최대한 인정이고 자비였다.“아달아, 몽춘이를 경성 밖까지 보내주거라.”말을 하던 경장명은 고개를 돌려 몽춘을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입 단속 잘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상한 유언비어가 떠돌게 된다면 몽춘이 너라고 할 지라도 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홱 돌아서서 떠난 경장명의 뒷모습을 보며 아달도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이내 고개를 돌려 서럽게 엉엉 울고 있는 몽춘을 쳐다보았다.평소의 몽춘은 늘 고고한 자태를 뽐냈으며 도련님이 유일하게 곁에 두는 여인이라고 자랑스럽게 여겼다.하지만 지금, 도련님은 몽춘을 망설임 없이 버린 것이다. ‘그래, 도련님께서 오늘 대감님을 따라 국공부에 혼인을 청하러 찾아가셨지.’이때, 눈물을 닦은 몽춘이 코를 훌쩍이며 아달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아달아, 대체 어떤 여인이야? 도련님께서 어떤 여인과 혼인을 하려는 것이길래 그 여인은 이 저택에 발을 들이기도 전에 도련님께 첩을 들이지 말라는 요구를 한 것이야?”이에 아달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몽춘아, 넌 그저 도련님 시중을 드는 시녀일 뿐이야. 도련님께서 정식으로 들인 첩이 아니잖아.”“나도 알아. 하지만, 하지만 도련님께서 전에 분명 나한테 암시를 줬단 말이야. 나중에 마님이 이 집안에 들어오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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