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저번에 그자가 너에게 큰 도움을 준 건 사실이지. 이 아비가 너무 고마워서 며칠 전에 주씨를 데리고 직접 승상 댁에 찾아갔는데 경장명 그자가 본가에서 나와 저택을 따로 지어서 산다고 하더구나. 아무래도 연희 네가 직접 가서 감사인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네, 알겠습니다.”“경장명 그자가 따로 저택을 지어서 혼자 살고 있다네!”심소균은 딸 심연희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까 봐 일부러 중요한 내용을 다시 한번 곱씹었다. 그리고는 더욱 직설적으로 말했다.“그 저택에 불편하고 신경 써야 할 사람이 없다는 뜻이지.”시부모를 모시지 않아도 되고 친인척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니 그 저택에 들어가면 얼마나 마음 편하고 조용하게 살 수 있겠는가!한편, 입술을 살짝 오므린 심연희는 아버지의 말뜻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아버지도 참… 걱정이 많으시네.’“네, 잘 알겠습니다.”“정말 알고 있는 게냐?”두어 걸음 걷던 심소균은 고개를 돌려 심연희를 쳐다보며 묻자 심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그러다가 심연희의 머릿속에 저번에 운불사에 다녀왔던 날, 경장명의 호위무사가 경장명이 본가와 분리하여 따로 저택을 지어 살고 있다는 얘기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이때, 명주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아씨, 아달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씨께서 초청장에 답을 보내실 겁니까?”초청장을 힐끔 쳐다보던 심연희는 응하기로 결정했다.“그래, 그럼 가야지.”“네, 아씨. 소인이 지금 당장 아달에게 전달하겠습니다.”조금 뒤, 명주는 아달에게 심연희가 초청에 응했다는 말을 전달했다.이 말을 들은 아달은 헐레벌떡 궁 밖으로 달려가 궁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경장명에게 이 기쁜 소식을 얼른 전달하고 싶었다.하지만 경장명 곁에 경성세 승상도 함께 있었기에 아달은 살짝 망설이는 듯했다.한편, 잔뜩 들뜬 아달의 표정에 기분이 확 좋아진 경장명은 급하게 아버지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아버지, 전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이에 경성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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