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이렇게 흔들릴 줄이야. 어쩐지 사부님께서 그에게 복숭아꽃 비녀를 건네주신 이유를 알 것 같았다.“낭자,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습니까?”그가 천천히 물었다.심연희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사내의 눈매는 온화했고,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빛나면서도 따스했다.“이곳은 보통 사람은 들어올 수 없는 흠천감입니다.”이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그녀에게 고정했다. “하지만 낭자께서는 이미 들어와 있지 않습니까.”심연희가 입술을 달싹였다. 맞다, 그녀는 이미 흠천감 안에 들어와 있었다. 그런데 소문처럼 뼈가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나 숨 막히는 고통 같은 건 전혀 없었다.어찌 된 일일까?아버지가 예전에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흠천감이라 해서 무조건 금단의 장소는 아니며, 특별한 명격을 지닌 자라면 들어올 수 있다고.그렇다면 자신도 특별한 명격을 가진 것일까?순간 심연희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천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저도 흠천감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제 명격은 왜 특별한 것입니까?”그녀가 아는 이른바 특별한 명격의 소유자들. 정 도사, 용강한, 경문… 그들 모두 고독한 삶을 살아온 자들이었다. 또한 황제 폐하, 태후 마마, 진녕공주… 그녀가 알고 있는 것은 그 정도였다.이천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특별한 것일까?그의 시선이 그녀의 귀밑에 꽂힌 하얀 옥으로 만든 복숭아꽃 비녀에 머물렀다. 어쩌면 그것은 두 사람 사이의 '인연' 때문일지도 모른다.그 인연이…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이천은 알 수 없었다. 만약 나쁜 인연이었다면, 사부님께서 굳이 그를 도와주지는 않으셨을 것이다.한순간, 이천의 마음에 물결처럼 흔들림이 일었다. 스스로의 본심조차 알 수가 없었다.그 인연을 받아들여 하나의 숙명을 매듭짓고 싶으면서도, 이토록 맑고 자유로운 소녀를 자신이 결국 떠나게 된다면… 그녀는 어떻게 될까?만약 마음을 수양하는 대가가 한 무고한 소녀를 상처 입히는 것이라면, 그는 지옥에 떨어져야 마땅한 것 아닐까?장공 스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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