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Chapter 1411 - Chapter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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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1화

고개를 끄덕인 심초운은 일어나 소우연에게 다가갔다. 송이가 그를 위해 동그란 걸상을 가져왔고 걸상에 앉은 심초운은 손을 곁에 있는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이때, 이천이 말했다.“전에 제가 진맥을 한 적이 있는데 원기가 많이 약해서 안정을 취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고개를 끄덕인 소우연은 심초운의 맥을 꼼꼼하게 짚었다. 그리고 그의 피부가 살짝 뜨겁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순간, 소우연은 멈칫했다. 이 정도 체온이 심각한 건 아니었다. 특히 예전에 용강한이 겪었던 상황에 비하면 너무도 약한 수준이었다.하지만 그래도 소우연은 방심할 수가 없어서 심초운에게 당부했다.“앞으로 절대 인뢰술을 이렇게 함부로 남용해서는 안 된다!”“저… 네, 어마마마 말씀 명심하겠습니다.”“말로만 알겠다고 하지 말고 똑똑히 새겨두거라. 다음에도 이렇게 함부로 인뢰술을 쓰면 그땐 크게 혼이 날 것이다. 용강한 숙부가 얼마나 큰 대가를 치렀는지 너희들도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느냐!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아무도 감당할 수 없는 것이야!”소우연이 일부러 말을 더욱 심각하고 엄숙하게 했다.“네, 알겠습니다.”심초운의 손을 놓은 소우연은 송이를 불렀다.“우리가 가지고 있는 약재들 중에 부족한 약재도 있으니 내일 사람을 시켜서 사오라고 하거라.”“네, 마님.”송이가 고개를 끄덕였다.“어마마마께 걱정을 끼쳐드려 너무 죄송합니다.”심초운의 말에 소우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영이가 알면 나보다 훨씬 걱정하고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심초운도 이영을 돕기 위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잘 알기에 소우연도 심초운을 마냥 나무랄 수는 없었다.이에 고개를 살짝 숙인 심초운은 팔을 거두고는 걸상에 가만히 앉아있었다.한편, 간석은 이천에게도 걸상을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몇몇 사람들은 둘러앉아 진주성 상황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다.“그자들은 도문군을 죽이는 게 노한 하늘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단 말이냐?”소우연이 물었다. 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이란 말인가!방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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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2화

”부인 말에 따르지.”이육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대답을 들은 소우연은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하품도 나왔다.“솔직히 전 애초에 주익선이 관직을 맡지 못해도 두 사람만 서로 좋아한다면 뭐든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이에 이육진이 대꾸했다.“우리가 간섭할 수 있는 건 그저 우리 아이들 인생뿐이지. 나중에 우리 아이들의 자손들이 어떻게 될지는 아이들 스스로 노력해서 이뤄내야 하는 것이지.”“네, 그래서 주익선이 작은 관직이라도 맡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연이 알면 참 좋아할 겁니다.”말을 하던 소우연은 다시 한번 입을 가리고 하품을 했다. 이에 이육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우연을 번쩍 안아 들었다.“이제 걱정할 것도 없으니 푹 쉬어.”소우연은 본능적으로 이육진의 목을 꼭 감싸 안고는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날 몇 년이나 더 이렇게 안아들 수 있겠습니까?”“평생 안을 수 있지.”“아니죠. 나중에 부군이 나이가 들면 날 떨어트릴까 봐 걱정되지도 않습니까?”소우연의 물음에 이육진이 잠시 생각하다가 대꾸했다.“내가 부인을 안아들 수 없을 정도로 늙게 되는 날이 오면 그땐 부인의 손을 잡고 걸어야지.”“좋은 생각이네요.”소우연은 이육진의 가슴팍에 머리를 살포시 기댔다. 예전과 똑같이 힘있게 뛰는 이육진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이영이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진정으로 포부를 실현하여 상운국의 모든 여인들이 편하고 존중 받는 세상이 찾아오길 바라고 또 바랐다.다음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햇빛이 따스했다.공기 중에는 비에 흠뻑 젖은 진흙 냄새가 은은하게 퍼졌다.한편, 이진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서부터 계속 뭔가에 정신이 팔려 있는 표정이었다.그녀는 어젯밤 많은 생각이 들었다.‘만약 주익선이 장군이 된다면 나와 내 부모님과 함께 여기저기 놀러 다닐 수 있을까? 주익선이 안 간다고 하면 어떡하지?’이런저런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진 이진은 아침을 몇 입 먹지도 않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길거리에는 가게를 운영하러 나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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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3화

”진이 너에게 해줄 말이 있다.”이천은 한동안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네 마음을 따라가거라.”말을 마친 이천은 곧바로 심초운을 찾으러 갔다.한편, 자리에 멍하니 서있던 이진은 왠지 짜증이 차올랐다. 심지어 조금 전에 오라버니가 그녀에게 주익선을 따라 경성으로 돌아가도 된다고 했을 때 마음이 살짝 흔들리기도 했다.그녀가 어찌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를 버리고 바보 같은 주익선을 따라 경성으로 돌아갈 수 있단 말인가!‘내가 미쳤어! 미친 게 분명해!’주익선을 찾아가려던 이진은 홱 돌아서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한편, 평소와 너무도 다른 이진의 모습에 염이는 곁에서 숨죽인 채 가만히 서있었다.“염아.”흠칫하던 염이가 재빨리 대답했다.“소인을 부르셨습니까?”“나 가슴이 너무 답답해. 특히 주익선 그 놈을 생각하면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아…”“아씨, 아씨께서는 지금 주 도련님을 걱정하고 계신 것이지요.”“내가? 내가 주익선을 걱정한다고? 그래, 맞아. 난 단지 그 놈을 걱정하고 있을 뿐이야.”말을 하던 이진이 미간을 확 찌푸렸다.“설마 나 주익선을 좋아하고 있는 건가? 누군가를 좋아하면 마음이 기쁘다가도 울적해진다고 하지 않았느냐? 염아, 지금 내 모습이 그래?”이진의 물음에 염이가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우리 아씨가 드디어 깨달으셨네!’“아니, 내가 어떻게 그렇게 맨날 빈둥거리는 주익선을!”이진은 자신이 무심코 내뱉은 말에 너무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이에 염이는 말문이 턱 막혔다.“사실 주 도련님께서는 아씨에게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잘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소인은 주 도련님이 빈둥거리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입술을 살짝 오므린 이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안을 여기저기 걸어 다니다가 결국 침상에 털썩 누웠다.“날 부르지 말거라. 누가 와도 날 부르지 말거라!”“주 도련님은요? 주 도련님께서 오셔도 아씨를 부르지 말까요?”“그래, 절대 부르지 마! 안 만날 거야!”주익선 때문에 마음이 심란해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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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4화

”조금 전 이진의 표정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식사를 마치고 이진이 방으로 돌아가고 나서야 소우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래?”딱히 눈치채지 못한 이육진은 소우연의 말에 되물으며 식탁 앞에 앉아있는 이천과 심초운을 쳐다보았다.심초운의 입술을 여전히 창백했지만 어제보다는 정신이 훨씬 멀쩡해진 것 같았다.“아무래도 진이는 주익선이 경성으로 돌아가면 자신과 놀아줄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심초운의 말에 이천이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였다.어젯밤, 그와 심초운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이진은 주익선을 찾아갔을 것이다.한편, 이육진은 속으로 중얼거렸다.‘딸을 애지중지 키워 놨더니 결국 마음이 다른 사내에게로 떠났네. 하지만 진이가 아직 너무 어리잖아. 곁에 몇 년 더 둬도 될 것 같은데? 이영도 열아홉 살이 되어서야 혼인을 하였잖아!’이때, 소우연이 말했다.“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 진이도 주익선을 따라 경성으로 돌아가면 되지 않느냐?”이에 이육진이 입술을 살짝 오므렸다.“그건… 좀 그렇지 않나?”“뭐가 그렇습니까?”“진이는 우리와 함께 여기저기 놀러 다니기로 하지 않았느냐?”소우연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평소와 말이 다르네요.”평소에는 이진이 말이 많고 시끄럽다면서 소우연과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한다고 하더니.이에 이육진은 입만 뻥긋할 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참 선견지명이 있는 것 같았다.이 세상에 그와 영원히 함께 있어줄 사람은 그의 부인밖에 없으니 말이다.부모는 결국 늙어갈 것이고 아이들도 각자 가족을 꾸려 떠날 것이다.“부인 말이 맞네.”이육진이 허허 웃으며 대꾸했다.부인의 말을 존중하고 부인의 뜻을 잘 따르면 절대 일을 그르칠 리가 없다.한편, 이천과 심초운은 두 사람의 모습에 말문이 턱 막혔다.‘아바마마께서 지금까지 어마마마를 이렇게 달래고 어르셨구나.’이때, 소우연이 심초운에게 말했다.“내가 요 며칠동안 이 지역 특산품을 준비했으니 초운이 너는 돌아갈 때 이를 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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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5화

욕실로 향한 이진은 입고 있던 옷을 벗고는 욕조 안에 몸을 담갔다.염이가 그녀를 위해 머리와 몸을 씻겨주었다.“아씨, 오늘 하루 종일 한숨을 백 번은 넘게 쉬신 것 같습니다.”“백 번이나?”이진의 물음에 염이가 단호하게 머리를 끄덕였다.“네!”이진이 허허 웃음을 터트렸다.‘내가 미쳤지. 주익선 그 놈을 생각하면서 한숨을 쉬어? 차라리 아바마마에게 얘기해서 그 놈이 경성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명령을 내릴까? 아니야, 아바마마가 이런 무모한 부탁을 들어줄 리가 없어.’이진의 몸을 깨끗하게 씻긴 염이는 하인들을 시켜 목욕물을 버리라고 한 뒤, 이진의 머리카락을 닦아주었다.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머리카락이 완전히 말랐다.이진은 더 이상 주익선이 경성으로 돌아갈까 가지 않을까 생각할 기력도 없었다.“주익선이 돌아오면…”곁에서 듣고 있던 염이는 이진이 말을 멈추자 조심스럽게 말했다.“주 도련님께서 찾아오시면 소인 바로 아씨께 말씀드리겠습니다.”“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 난 그 놈을 절대 안 만나줄 거야!”이진이 굳게 결심한 듯 말했고 이에 염이는 말문이 턱 막혔다.‘토라져서 일부러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아씨는 도대체 왜 토라진 거지? 전장에서 돌아온 주 도련님은 아씨가 참 많이 보고 싶을 텐데 아씨는 이렇게 토라져 계시니… 참…’한편, 침상에 누운 이진은 바로 쌔근쌔근 잠이 들었다.겨우 잠든 아씨를 보며 염이도 시름이 놓였다. 그녀는 아씨가 갑자기 태수부에 주익선을 찾으러 가겠다고 할까 봐 계속 전전긍긍했던 것이다.이진의 방을 나선 염이도 대충 씻고는 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익숙한 누군가의 뒷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주 도련님.”한편, 돌아서서 떠나려던 주익선은 염이의 부름에 하는 수없이 돌아서서 물었다.“진이는 잠든 것이냐?”염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보니 주익선이 입고 있는 갑옷에는 진흙과 핏자국이 잔뜩 묻어 있었다.“아씨께서 도련님을 계속 기다리셨는데 아씨에게 가보시지 않으실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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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6화

베개 밑에 숨겨둔 짧은 비수를 손에 쥔 순간, 이진은 은은하게 풍기는 익숙한 향기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주익선이다!“진아, 나야.”잔뜩 갈라진 주익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화가 나 있던 이진은 갈라진 주익선의 목소리에 그의 손을 내려놓으며 물었다.“너 목소리가 왜 그래?”주익선이 안도의 한숨을 살짝 내쉬며 대답했다.“전장에서 너무 심하게 소리를 질렀나 봐.”전장에서 쌍방 장군들은 칼이나 검으로만 싸우는 게 아니라 기세 그리고 목청으로 싸우기도 한다. “약은 먹었어?”“아직.”“네 몸부터 챙겨야지 이 야밤에 왜 날 찾아온 거야?”“난…”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이진과 주익선은 서로의 윤곽만 흐릿하게 보일 뿐이었다. 이에 주익선이 용기를 내서 말했다.“너를 제일 먼저 보러 오고 싶었어. 다른 건 다 중요하지 않아.”“왜 중요하지 않아?”이진이 진심으로 화를 내며 반박했다.“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는 그 어떤 사람과 일보다 나 자신의 기분과 몸상태가 제일 중요하다고 했어! 너 어떻게 네 몸을 그렇게 망가트릴 수 있어!”주익선을 자신을 걱정하고 있는 이진의 모습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나에게 있어서 너보다 중요한 일은 없거든.”“내, 내가 제일 중요하다고?”이진은 자신의 방에 들어온 사람이 주익선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로부터 마음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자신이 화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도 까맣게 잊어버렸고 심지어 주익선이 경성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마저 완전히 잊어버렸다.“그래, 네가 제일 중요해.”“내가 제일 중요하다…”이진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손으로 심장을 부여잡았다. 쿵쾅거리는 심장소리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고요한 밤, 서로의 숨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너, 혹시 더 다친 데는 없어?”이진의 물음에 주익선이 대답했다.“조금 있긴 한데 많이 다치진 않았어. 네가 저번에 다친 거랑 비슷해.”“어디를 다쳤는데?”말을 하던 이진이 침상에서 내려와 촛불을 켜려고 했다.이에 주익선이 그녀의 손을 덥석 잡으며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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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7화

이진은 주익선보다 키가 조금 낮았고 두 사람이 나란히 서있는 상태에서 이진이 고개를 조금만 숙이면 마침 주익선 가슴팍에 닿을 수 있었다.쿵쾅, 쿵쾅!누군가의 이토록 힘있는 심장소리를 들은 게 처음이었다. 확실히 평소보다 심장이 빨리 뛰고 있는 것 같았다.소년의 튼튼한 팔은 이진의 어깨를 꼭 감싸고 있었다.“진아, 너 나중에 나한테 시집오면 안 돼?”순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이진이 황급히 말했다.“너, 너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내가 나라에 공을 세우겠다고 나선 것도 태상황과 태후 마마께서 내 부모님의 체면을 보시고 너와 내 혼인을 허락해주시길 바래서 그런 거야. 진아, 혹시 내가 나라에 큰 공을 세우지 못했다고 싫은 건 아니지?”“싫긴, 네가 나라에 공을 세우지 못해도, 관직을 맡지 못해도 난 전혀 상관없어.”“정말?”이진의 대답에 주익선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한편, 뒤늦게 정신을 번쩍 차린 이진이 새초롬하게 화를 내며 반박했다.“난 너와 혼인하겠다고 한 적 없거든!”주익선은 바로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자신이 지금 사랑하는 여인을 품에 안고 있다는 생각에 다시 환하게 웃었다.“난 알아.”이진이 정말 그를 싫어한다면 과연 이렇게 가만히 안겨 있을까?“네가 뭘 알아?”이진이 고개를 들어 주익선을 쳐다보며 물었고 이에 주익선이 대답했다.“아무튼 알아.”“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입을 삐죽 내밀던 이진은 화난 표정을 지으며 주익선을 밀어내려고 했지만 주익선은 그런 이진을 더욱 꽉 끌어안았다.순간, 이진은 주익선이 경성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떠올랐고 조금 전까지 주익선과 거리를 유지하겠다고 했던 다짐이 생각났다.“너, 일단 날 놔줘.”지금은 거리를 유지하기는커녕, 주익선과 너무도 가까이 붙어있지 않은가! 이진은 지금 이 상황이 너무 부끄럽고 창피했다.“진아, 우린 포옹까지 한 사이야. 넌 이제 무조건 나와 혼인해야 돼.”주익선이 말했다.“누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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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8화

너무 쑥스러운 이진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한편, 아무 대꾸도 없는 이진을 보며 주익선은 그녀가 제대로 듣지 못한 줄 알고 다시 한번 말했다.“진아, 날 믿어줘. 응?”“그만 얘기해. 알, 알겠어!”“그래.”주익선은 이진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조심스럽게 꼭 감싸고는 물었다.“요 며칠동안 나 보고 싶었어?”“응.”대답한 이진은 너무 쉽게 얘기한 건가 싶어서 바로 말을 바꿨다.“널 보고 싶어할 시간 없었거든.”“안 믿어.”그녀가 처음에 한 대답이 그녀의 진심인 게 확실하다.“알면서 왜 물어?”“진이 너와 얘기하고 싶어서.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거든.”주익선이 진정성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고 이에 한숨을 살짝 내쉬던 이진은 결심한 듯 두 팔을 벌려 소년을 꼭 끌어안고는 그의 품에 머리를 기댔다.“그런데 너 경성으로 돌아가야 하는 거잖아. 맞지?”“그래… 돌아가봐야 돼. 진아, 나랑 같이 경성으로 돌아가지 않을래?”주익선이 이진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며 물었고 이에 이진이 망설이는 듯했다.주익선 때문에 부모님을 버린다는 게 가당하기나 한 일인가? 그럼 그녀는 뭐가 되는 걸까?“진아?”“난 아바마마와 어마마마한테 약속했어. 두 분과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풍경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기로 했어. 어쩌면 나중에 근접해 있는 다른 나라에 가게 될 지도 몰라.”주익선은 목이 너무 아파서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가 어찌 이진에게 태상황과 태후 마마를 버리고 자신과 함께 가자고 할 수 있겠는가?이진이 동의한다고 해도 주익선은 절대 감히 그럴 수가 없을 것이다.“그럼, 그럼 내가 일단 먼저 경성으로 돌아가서…”경성으로 돌아가 관직을 맡으면 주익선은 이진을 쉽게 찾아오지 못할 것이다. 관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하는 거니까.이런저런 생각에 주익선은 마음이 너무 심란하고 착잡했다.“기다릴게. 네가 경성으로 돌아오면 그때 나와 혼인하자.”주익선이 말했다.“그럼 만약 내가 3년이 지나도 안 돌아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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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9화

”말씀드렸지. 하지만 숙부께서는 함께 오기 싫다고 하셨어.”“왜 오기 싫다고 하신 거지?”“그게…”주익선은 용강한이 전해달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그자들에게 나 대신 안부를 물어주게. 그 여인에게도 말이야.’용강한이 말한 여인은 누구일까?경성에 소문이 쫙 퍼졌는데 누가 모를 수 있겠는가?용강한이 상운국의 황후였던, 그리고 지금의 태후 마마인 소우연을 마음에 품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이 소문은 민간에 파다하게 퍼졌지만 정작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주익선은 전에 어머니에게 물어본 적도 있었지만 어머니는 그의 머리를 내리치며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지 말라고 했다.그럼 용강한은 왜 그 여인에게도 안부를 물으라고 했을까?태상황께서 이 말을 전해 듣게 되면 기분이 언짢아서 태후 마마와 모순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지는 않으신 건가?“숙부께서는 어마마마만 그리워하는 거야?”이진이 입술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역시, 숙부에게는 어마마마보다 중요한 사람이 없다니까.’한편, 주익선은 이진의 말에 긴가민가했다.“그럼, 네가 나중에 이 말을 따로 태후 마마께 전해드리는 건 어때?”“아니야. 이따가 날이 밝으면 넌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물으시는 대로 대답하면 돼. 숙부와 우리 부모님은 다들 사리에 밝은 분들이라 굳이 숨길 건 없어.”이진이 전혀 개의치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이에 주익선은 안도의 한숨을 살짝 내쉬며 이진이 시키는 대로 하기로 했다.하지만 떠도는 소문이 정말 사실이라면 태상황께서는 어찌 이를 꾹 참고 있을 수 있는 걸까?주익선이라면 이진을 몰래 넘보고 있는 남자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쫓아냈을 것이다. 더 이상 이진의 얼굴을 단 한번도 못 보게 확실하게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아참, 너 어떻게 들어왔어? 염이가 오늘 잠이 꽤 깊네?”아니면 두 사람 말소리가 작아서 염이가 잠에서 깨지 않은 건가?이에 주익선이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내가 염이를 기절시켰어.”“뭐? 미쳤네 진짜!”“다음부터 안 그럴게.”“다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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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0화

아침 식사 자리에서.이천과 심초운도 한 자리에 모였다. 일일이 인사를 올린 주익선은 몸상태가 많이 허약해 보이는 심초운을 힐끔 쳐다보았다. 확실히 예전보다 많이 힘들어 보였다.서로 인사를 나눈 세 사람은 태상황과 태후 마마께서 세안을 마쳤다는 간석의 말에 이천과 심초운이 먼저 들어가고 주익선이 맨 나중에 들어갔다.“인사는 필요 없으니 다들 앉거라.”이육진은 소우연의 손을 잡고 자리에 앉은 뒤, 이천과 심초운 그리고 주익선에게도 편하게 앉으라고 권했다.주익선도 이천과 심초운을 따라 인사를 건너뛰고 자리에 앉았다.“진이는 아직 자고 있는 것이냐?”소우연이 송이에게 물었고 송이가 대답했다.“소인이 모시러 갔는데 염이가 아씨께서 아직 주무시고 계시다고 했습니다. 아씨께서 요 며칠동안 걱정이 많아서 잠을 제대로 청하지 못했는데 간만에 마음 편히 푹 쉬는 것 같아서 깨울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그럼 더 자게 내버려두거라.”소우연은 염이의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진은 겉으로는 아닌 척하지만 사실 주익선을 많이 걱정하고 있었다.이런 생각에 소우연은 고개를 돌려 주익선을 힐끔 쳐다보았고 마침 소우연을 바라보고 있던 주익선과 눈이 딱 마주쳤다.순간, 주익선은 살짝 긴장이 되었다. 아마도 그가 어젯밤 이진에게 찾아간 탓에 이진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을 것이다.밖에서는 간석과 송이가 식사를 차릴 필요가 없었기에 곁에 서서 분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다가 누군가가 진주 반란에 대해 언급했다.이내 심초운과 이천 그리고 이육진까지 주익선을 칭찬하기 바빴다.이에 주익선은 몸 둘 바를 몰라서 어색한 미소만 지었다. 동시에 자신이 세운 공으로 이진과 혼인할 자격이 생길 수 있길 바랐다.하지만 그가 이 말을 함부로 꺼낼 수는 없다. 나중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서서 얘기를 꺼내면 태후 마마께서는 어머니의 체면을 보고 주익선 그에게 이진과 혼인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그리 겸손할 것 없다. 호범 아저씨와 진동도 네가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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