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녘 하늘이 서서히 밝아오며, 물고기 비늘처럼 희고 부드러운 빛이 퍼져 나갔다.태양빛이 구름을 뚫고 내려와 대지를 비추니, 마치 곧 여름이 다가옴을 알리는 듯했다.아침 식사 자리에서 이진은 내내 소우연 곁에 붙어 앉아 반짝이는 눈빛으로 말했다.“어머니, 저 정말 경성으로 가서 언니를 만나도 되는 것이지요?”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속으로는 무척 아쉬웠지만, 자식은 자라면 결국 자기 길을 가야 함을 알고 있었다. 부모란 아무리 사랑해도 아이의 일생을 끝까지 함께할 수는 없는 법이다. 어느 해부터인가 그녀는 깨달았다. 인생은 짧고, 평생 곁을 지켜줄 존재는 부모도 자식도 아닌, 바로 베갯머리를 함께하는 반려자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세상에는 언제나 그 한 사람만을 찾는 치정남녀가 있는 것이리라.이진이 다시 아버지를 향해 눈을 들었다.“아버지.”이육진이 딸을 보며 말했다.“이제는 네 언니가 너를 잘 보살펴줄 것이다.”말끝에 무심히 주익선을 흘끗 바라보았다.주익선은 선황과 태후가 이미 자신이 진녕공주를 마음에 두고 있음을 알아차린 것을 알기에, 요 며칠은 늘 마음이 붕 떠 있었다. 그 순간 선황의 시선이 자신에게 닿자, 용기를 내어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모아 읍했다.“반드시 공주마마를 지켜내겠습니다. 만약 이 맹세를 어긴다면, 하늘과 땅이 함께 노할 것입니다.”맹세라 하기엔 참으로 독한 말이었다.이육진은 '흠' 하고 짧게 소리를 내더니, 이번에는 심초운을 거쳐 시선을 서서히 이천에게 옮겼다.“지금 이 아비와 네 어미가 가장 마음을 놓지 못하는 이는 다름 아닌 너다.”이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또박또박 말했다.“잘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그날 아침 자리는 비교적 화목하게 이어졌다.그러나 잠시 뒤, 호위병들이 커다란 짐꾸러미들을 잇따라 위원표국 마당으로 내어 나르는 광경을 보자, 이진의 눈가가 붉어졌다. 그녀는 어머니 손을 꼭 붙잡았다.“어머니, 차라리 저 그냥 가지 않으면 안 될까요…”소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