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군, 부군…”똑똑똑!“저하, 저하, 조정에 가셔야 할 시간입니다.”이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검오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이에 이천은 몽롱한 정신으로 잠에서 깨게 되었다.몸은 깨어났지만 감정은 아직 꿈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천은 멍하니 앉아있다가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평소와 다른 자신의 아랫도리를 쳐다보았다.당황한 나머지 이천은 급하게 고개를 돌려버렸다.“저하…”“알겠다.”이천의 대답에 검오는 더 이상 문을 두드리지도, 말을 걸지도 않았다.침상에서 일어난 이천은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있다가 시간이 꽤 오래 흐르고 나서야 심신이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했다.세안을 마친 뒤, 이천은 고개를 돌려 향초를 넣어둔 상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분명 저 향초를 오랫동안 피우지 않았는데 왜 그는 점점 더 말도 안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걸까?아침의 바람은 조금 차가웠다.이천과 검오는 원치각을 나서자마자 앞에 서있던 경장명을 보게 되었다.“소신, 천왕 저하께 인사를 올립니다. 저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경장명이 먼저 인사를 올렸다.“경 대감께서 여긴 웬일로 찾아오셨습니까?”더군다나 이렇게 이른 아침에 왜 찾아온 걸까?한편, 경장명이 고개를 살짝 돌려 검오를 힐끔 쳐다보자 이천이 고개를 끄덕였고 검오가 바로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소인은 가서 말을 끌고 오겠습니다.”오늘 아침 이천이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기상했기에 마차를 타고 가면 조정에 늦게 도착할 수도 있다.하늘에는 별들이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었고 날은 아직 완전히 밝아지지 않았다.이때, 경장명이 갑자기 이천 앞에 무릎을 털썩 꿇었다.“소신 감히 저하께 묻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이천은 경장명이 어떤 질문을 할지 대충 알 것 같았다.“편하게 물어보십시오.”“천왕 저하, 주제넘은 질문이지만 저하께서는 연희 낭자를 마음에 품고 계십니까?”연희 낭자를 좋아하냐고? 솔직히 이천도 알지 못했다.“저하께서 대답이 없으시는 건 아니라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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