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것이냐? 친오라비와 친여동생에게 그런 짓을 저질러 놓고, 이제 와서 천벌이 두려운 것이더냐?”임씨의 목소리는 조롱으로 가득 찼다. 소우연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혐오가 서려 있었다.만일 지금 저 아이가 태자비가 아니었다면, 어찌했겠는가?몽둥이로 후려쳤을까?집안에 가둬두었을까?아니면 그 자리에서 목을 졸라 숨통을 끊었을까?“상종치 마십시오, 마마.”소우연이 분노에 이를 악물고 있을 때, 곁에서 들려온 부드러운 음성이 그녀를 현실로 끌어당겼다.소우연이 고개를 돌리니, 용강한이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사람은 본능적으로 원한을 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때론 내려놓는 것이야말로 참된 구원이 되기도 하지요.”‘내려놓는 것이 구원이라…’참으로 쉽게 말하는구나. 하지만, 이 세상에 진정 그리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바로 그때, 소현준이 급히 뛰쳐나왔다.“어머니, 태자비 마마께 무례하게 굴지 마십시오.”소현준조차도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의문이었다. 어찌하여 어머니는 소우연에게 이토록 깊은 원한을 품고 있는 것일까.명백히 잘못한 쪽은 소우희였거늘.임씨는 아들을 흘겨보며 말했다.“내 이 많은 자식 중에서 과거에 급제해 조정의 문관이 된 이는 너 하나뿐이다. 그런데도 넌 어미의 가장 큰 실망이로구나.”그녀는 손가락으로 소우연을 가리켰다.“저 아이가 네 셋째 아우의 두 다리를 앗아갔고, 네 여동생이 눈을 감지 못하고 죽게 만들었건만, 넌 저 아이 앞에서 고개를 조아리려는 것이냐. 장군부의 체면만 아니었어도, 넌 벌써부터 저 아이에게 아첨을 했을 것이다. 내 말이 틀렸단 말이냐?”“어머니!”소현준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자식 앞에서, 그것도 그 당사자 앞에서 어찌 그런 말을 내뱉을 수 있단 말인가.소씨 가문엔 분명 두 명의 훌륭한 딸이 있었건만, 결국 이 사달이 난 것은 어머니와 조모, 그리고 그 차별을 방조한 모든 이들의 탓이었다.그럼에도 어머니는 여전히 누구의 잘못인지조차 모르고 있었다.“현준아, 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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