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당…무기들이 땅에 떨어지며 쇳소리가 땅을 울렸다.절망에 짓눌린 소리였다.소현우는 병사들이 하나둘 무릎을 꿇고,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머릿속이 어지럽고, 귓속에서 웅 하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그때였다.파앗!화살 하나가 허공을 가르더니, 그대로 소홍범의 가슴을 꿰뚫었다.“푸억!”그는 다시 피를 토하며 무너졌고, 남은 체중을 전부 소현우에게 실었다.“아들아… 어서… 어서 도망쳐라…!”“아버지…!”도망? 어디로…?한 손으로는 아버지를 부축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검을 휘둘러 화살을 막았다.하지만 빗발치는 화살 앞에서, 심소균이 굳이 그를 공격하지 않더라도 그와 아버지는 머지않아 벌집이 될 것이 분명했다.결국 그는 검을 놓고, 무너져가는 아버지를 끌어안았다. 항복하기로 다짐한 것이다.고개를 돌리자, 소우연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눈은… 눈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하지만 그 표정은 얼음보다 차가웠다.그리고 기억의 문이 열렸다.어릴 적, 소우연은 그를 ‘오라버니’라 부르며 늘 곁을 맴돌았다.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소우희가 나타나면,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소우연에게서 관심을 거뒀다.시간이 흐르자, 그는 어느샌가 그녀를 무뚝뚝하고, 재미없고, 심지어 자신을 두려워하는 동생으로만 여겼다.그리고 그 순간부터, 그녀는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황제의 하명이 내려왔을 때…“소우희를 회남왕 이육진에게 시집보내라.”소우희는 그날 밤 울며 기침을 했고, 모두가 그녀를 위해 가슴 아파했다.그리고 소씨 가문의 어른들은 ‘대리혼’을 결정했다.소우연을 대신 보내기로 한 것이다.그녀도… 울었다.분명 울고 있었다.하지만 그 눈물은 누구의 마음도 움직이지 못했다.그녀의 희생은 ‘가문의 명예’로 포장됐고, 그 누구도 그녀에게 선택할 권리를 주지 않았다.“회남왕에게 시집만 가면, 소우희가 반드시 세자빈이 될 거야. 우리가 평생 너를 지켜주마.”그들은 그렇게 말했다.그녀의 인생을 앗아가면서도 무책임하고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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