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이라는 이름이 언급되자, 이육진은 걸음을 멈추었다가 간석을 한번 바라보고는 다시 걸음을 옮기며 물었다.“그가 너를 찾아온 이유가 무엇이더냐?”아마도 용강한을 도와 소우연을를 찾아보려는 것이겠지.그렇게 생각하자, 이육진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답답함이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왔다.왜 하필, 용강한의 병은 소우연만이 치료할 수 있는 걸까?그들 사이에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닐까?평소엔 생각하지 않았지만, 막상 떠올리니 이육진은 그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느꼈다.상대는 흠천감의 감정이 아닌가.역대 감정들은 모두 실력을 갖춘 이들이었고, 설령 죽은 이를 살린다는 허황된 말은 하지 않더라도, 진법을 펼치고 운명을 거스르며 점괘를 맞히는 일은 실제로 가능한 일이었다.간석은 손에 든 불채를 흔들며 말했다.“경문이 말하길, 용 대인께서 제게 전하라 하셨답니다. 폐하께 얼음을 더 비축해두라고 상기시키라고요.”이육진이 말했다.“짐이 기억하기로는, 이맘때면 이미 석빙고에서 얼음을 얼음 창고로 실어들였을 터인데?”“예, 매년 그렇게 준비하고 있습니다.”잠시 생각에 잠기던 이육진은 경문이 왜 굳이 이 일을 상기시켰는지 명확히 떠오르지 않아 곧 지시를 내렸다.“설이 지나 봄이 오면 얼음이 거의 없어질 테니,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이 비축해두도록 하라.”“경문이 말하길, 설 전후로 한 차례 큰 눈이 내릴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그때를 노려 대비하겠습니다.”“그래.”이육진은 빠른 걸음으로 어전으로 향했다.그의 발걸음은 단호했지만, 마음 한구석은 어지러웠다.그 이유는 단 하나. 소우연과 용강한 사이의 '의원과 환자'라는 관계, 그리고 소우연 뱃속의 아이.이 둘 사이의 복잡한 교차점이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한편, 영화궁에서 소우연은 여전히 궁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정연은 궁의 관리 태감인 당안을 불러 상황을 설명했다.당안이 공손히 말했다.“마마께서는 아직 황후로 책봉되지 않으셨으니, 간소한 외출은 가능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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