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모두 마신 후, 장공 스님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산속 샘물을 길어왔다. 그런 뒤 곧바로 다시 두 주전자 분량의 차를 끓였다.그동안 소우연은 비로소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 끝맺을 수 있었다.“장공 스님.”소우연이 고개를 들어 나직이 물었다.“이 이야기 속 ‘벗’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지기를 도우려면… 제 친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장공 스님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다, 한참이 지난 뒤에야 입을 열었다.“역천개명, 음양, 생사… 모두가 상대적인 이치입니다. 그 벗의 목숨을 구하려 한다면, 지기는 반드시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그는 두 손을 모은 채 깊이 염불을 외웠다.“아미타불.”그의 모습은 자애롭고 고요하여, 마치 부처를 마주한 듯했다.소우연은 눈가에 눈물이 고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정말... 다른 방법은 없는 건가요?”장공 스님은 다시 한 번 염불을 외고,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불가는 자비를 근본으로 삼습니다. 그러니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그의 음성은 한결같이 차분했다.“허나 마마의 친구는 지극히 존귀한 분이며, 그 아이는 용성지기를 타고난 아이입니다. 그러한 자에게는 이 법이 결코 어울리지 않지요.”“그렇다면... 방법은 있다는 말씀이시군요?”소우연의 눈빛에 한 줄기 희망이 번졌다.심장이 요동쳤고, 온몸이 떨렸다.장공 스님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예,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마마의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아이에게…?소우연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배 위에 올렸다.설마 또 하나의 생명을, 다른 생명과 맞바꿔야 한단 말인가?“저의 목숨으로는 안 됩니까?”그녀는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왜 꼭... 저와 부군의 아이여야 하나요?”그 말은 곧, 자신과 이육진을 죽이는 것과 다름없었다.하지만 장공 스님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소우연은 속삭이듯 말했다.“아이가... 어떻게 된다는 건가요?”그건 장공 스님에게 묻는 동시에, 그녀 스스로에게도 던지는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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