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Bab 751 - Bab 760

831 Bab

제751화

이육진은 놀라운 표정으로 소유연을 쳐다보다가 그제야 제대로 알아차린 듯 씁쓸하게 웃었다.“내가 널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넌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네가 내 앞에서 일부러 용강한 그자를 언급하면 내가 질투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역시 황제는 황제입니다.”숨을 길게 내뱉은 이육진이 말했다.“오늘 아주 자극적이었다. 감정 기복이 심각했어. 내 심장은 오늘 제대로 뜀박질을 했다.”소우연은 살짝 놀라웠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금 뒤,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돌아온 이육진과 소우연을 보며 간석은 어안이 벙벙하다가 정연에게 굳이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황후께서 전하에게 장난을 친 것이다.다음날.이육진이 조정에 나간 뒤, 소우연과 이영은 이내 아침 식사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정태부가 찾아와, 태자부에 있는 이육진이 예전에 사용했던 서재로 이영을 데리고 가서 글을 가르쳤다.이때, 정연이 자화상을 잔뜩 들고 들어왔다.“마마, 백 명도 넘은 명문 가문 아씨들의 자화상이 도착했습니다.”“이렇게 많아?”소우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애초에 마마께서는 임 장군님을 위해 결혼상대를 골라준다는 이유로 출궁하지 않았습니까? 마마께서 중매를 서는 것도 모자라 신랑감은 상운국의 대장군인데 내로라하는 집안에서는 다들 따님의 화상을 보내기 급급하지요. 아무래도…”정연이 말을 하다가 갑자기 멈추자 소우연은 그런 정연을 힐끔 쳐다보았다.“뭘 그리 머뭇거리느냐? 내 앞에서는 그럴 것 없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편하게 해도 된다.”정연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에 궁에서는 삼 년에 한번씩 후궁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황실에서는 육 년도 넘게 후궁을 뽑지 않고 있습니다. 폐하께서는 황후마마 한 분만 곁에 두겠다고 대놓고 얘기하셨고요. 때문에 이 가문들은 시선을 궁중 대신들에게 돌릴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하긴, 그렇네.”소우연이 피식 웃으면서 대꾸했다.“임 장군님은 현재 떠오르는 샛별이지 않습니까? 대장군이기도 하고요. 경성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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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전하께선 기억력도 참 좋으십니다. 몇 년 전에 본 경안향 이 여인의 얼굴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신 겁니까?”소우연의 말에 이육진이 대꾸했다.“내가 기억력이 좋은 게 아니라 이 여인의 눈매가…”“눈매가 왜요?”소우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이 여인은 나이도 어리고 생김새도 매우 청순하고 예뻤다. 가녀린 그녀의 모습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보호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이육진이 웃으며 대답했다.“이 여인의 눈매가 연이 너와 조금 닮았다. 아주 조금 말이다.”아주 조금이라는 말은 왜 강조하는 거지?이에 한숨을 살짝 내쉬던 소우연이 말했다.“전하께서는 예쁘게 생긴 여인만 보면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일부러 저를 닮았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그건 아니다.”“아닌 게 아닌 듯합니다!”입을 삐죽 내밀던 소우연은 삐친 듯 경안향의 그림을 들고 몇 번 더 훑어보고는 임세안을 위해 골라준 여인들 그림 위에 올려놓았다.이육진도 마음에 드는 여인이라면 임세안도 마음에 들어 할 수 있을 것이다.이 일을 도맡은 만큼, 소우연은 임세안을 위해 가문 출신이 좋고 인품도 훌륭하며 외모도 어여쁜 최고의 신붓감을 골라주고 싶었다.임세안은 지금까지 황실에 굳건한 충심을 보였고 변경 지역에서 목숨까지 걸고 상운국의 평안을 지켰는데 이 정도 신경을 써주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이렇게 많은 여인들을 골라준 것이냐?”이육진이 살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고 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네가 날 위해서는 이렇게 열심히 골라준 적이 없구나.”소우연은 의아한 표정으로 이육진을 쳐다보았다.“전하께서도 후궁을 들이고 싶으신 겁니까? 이 기회에 전하를 위해서도 골라드려 볼까요?”이를 악물며 자신을 쳐다보는 소우연의 모습에 이육진이 어깨를 들썩이며 대답했다.“난 황후가 고생할까 봐 후궁을 들이지 않을 것이니라.”“전하를 위해서라면 하나도 힘들지 않습니다.”소우연은 입술을 꽉 깨문 채 이육진을 빤히 쳐다보며 대답했다.“부인, 임세안 그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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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그리고 경안향의 목소리도 너무 많이 변해 있었다. 아무래도 감당할 수 없는 공포에 목 놓아 울다 보니 목소리가 심하게 갈라진 듯하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혜아는 곧바로 경안향의 뒤를 따랐다.“오늘은 누가 마차를 끌고 누가 내 곁을 지키는 것이냐?”경안향의 물음에 혜아가 흠칫했다. 어제 마차를 끌던 호위병과 혜경까지 전부 사망했다.“오늘 대체로 온 호위병은 유순복입니다. 그자는 마차를 끌 줄도 알고 있습니다. 마님께서 유순복 그자의 무술 실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아씨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거라고 하셨습니다.”혜아가 사실대로 얘기했고 경안향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저택을 나서자 앞에 세워진 마차를 보게 되었고 마차 앞에는 평범한 생김새의 호위병이 서있었다.“둘째 아씨, 나오셨습니까?”유순복의 인사에 고개를 살짝 끄덕인 경안향은 이내 마차에 올랐고 뒤에 서있던 혜아가 말했다.“장안거리입니다.”“네.”고개를 든 유순복은 말을 못할 정도로 목을 다친 경안향이 가엽게 느껴졌다.한편, 장안의 거리를 한참동안 돌아다니던 경안향은 결국 작은 물건 몇 개만 사서 저택으로 돌아갔다. 연달아 삼일 내내 똑같은 외출이었다.이날, 장안의 거리에서 아버지의 시신을 묻어주기 위해 자신의 몸을 판다고 하는 사내가 나타났다.경안향은 그에게 다가가 금전을 툭 던졌다.“아버지를 잘 묻어두고 나서 경씨 가문 저택에 와서 둘째 아씨를 찾아왔다고 하거라.”“감사합니다, 아씨!”사내는 바닥에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혜아는 돈주머니를 꺼내 사내에게 몸값 20냥을 주었다. 돈을 받은 사내는 경안향에게 큰절을 올린 뒤 바로 아버지의 시신을 묻으러 떠났다.“아씨, 저 사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함부로 저택에 들여도 괜찮은 겁니까?”“안 괜찮을 건 또 무엇이냐? 그저 가여운 사람일 뿐이다.”말을 하던 경안향은 유순복을 쳐다보았다.“네가 가서 저 사내를 좀 도와주거라.”“네, 아씨.”유순복이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이때, 말을 탄 임세안이 시끌벅적한 거리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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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마차는 당연히 이제 막 노비가 된 조철이 끌었다.그 덕분에 유순복은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사실 유순복도 경안향의 곁을 지키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는 아직 조철의 무술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었다.가는 내내 대화를 나눠보니 유순복은 조철이 꽤 믿을만한 사람인 것 같았다.‘둘째 아씨 간도 크시지. 노비 문서도 안 쓰시고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을 데리고 성 밖까지 가시다니.’성문을 나서자 경안향이 말했다.“응운천으로 가자.”응운천이라는 곳은 풍경이 아름다운 호수였다. 가끔 그곳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응운천에 도착하자 경안향은 마차를 세우라고 했다.그리고는 혜아를 데리고 마차에서 내리더니 갑자기 울적한 표정을 지었다.이에 혜아가 물었다.“아씨, 왜 갑자기 울고 계신 겁니까?”어떻게 눈물이 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녀의 어머니는 시시때때로 꿈에 나타나 섬뜩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왜 소우연과 이육진 그리고 두 사람의 아들딸까지 지옥에 보내지 못했냐고 따져 물었다.그리고 그녀를 가장 사랑해줬던 이지윤도 죽었고 이 세상에 남은 그녀의 유일한 핏줄인 아들을 멀리서만 바라보는 것조차 그녀에게는 사치였다.이제 그녀는 아령도 아니고 소령도 아닌 어사대부 경성세의 딸, 경씨 가문의 둘째 아씨가 되었다.‘그래, 버티기만 하면 언젠가 복수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야!’어느새 눈물이 줄줄 흘렀다.“아씨,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이런 아씨를 보는 소인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어렸을 때부터 귀하게 자란 경안향이 이렇게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 보는 사람들은 그녀가 너무 안쓰러웠다.이때, 경안향이 말했다.“난 산적들에게 잡혔지만 그들은 내 몸에 손을 대지 못했다. 말이 나를 태우고 저택으로 돌아갔다. 난 분명 결백한데 저택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몰래 뒤에서 나한테 손가락질을 하고 말도 안 되는 헛소문을 퍼트리지 않느냐? 난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구나.”“아씨, 그런 말씀은 거둬주십시오! 마님께서 입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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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낭자, 낭자! 얼른 일어나시오!”임세안이 아무리 흔들고 때려도 상대방은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다. 이때, 임세안은 군영에서 들었던 얘기가 떠올랐다. 가슴팍을 몇 번 누르면 의식을 잃은 사람이 깨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 말이다.임세안이 상대방의 가슴팍을 꾹꾹 누르자 여인은 이내 물을 왈칵 토했다.사람을 구할 수 있는 이런저런 방법이 떠오른 임세안은 다른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바로 자신의 입을 여인의 입에 댄 채 바람을 불어넣었다.하지만 몇 번이나 시도해도 바람이 여인의 입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이때, 경안향이 허약한 모습으로 눈을 떴다. 눈을 감은 채 입으로 바람을 넣던 임세안은 윗몸을 일으킬 때 경안향과 눈이 딱 마주치게 되었다.“낭자, 드디어 깨셨소? 난, 난 조금 전에 낭자를 어떻게 하려던 게 아니라 낭자를 구해주고 있었던 거였소!”임세안이 다급하게 해명했다. “아씨!”이때, 멀리서 사람 세 명이 뛰어왔다. 시녀처럼 보이는 여인이 큰소리로 외쳤고 어느새 경안향 앞에 선 혜인은 무릎을 꿇은 채 경안향의 상태를 살폈다.“아씨, 물, 물에 빠지신 겁니까?”그러다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임세안을 노려보았다.“혹시 당신이 우리 아씨를 괴롭힌 겁니까!”“아니오! 그건 아니오!”이때,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든 유순복과 조철은 무서운 표정으로 임세안을 노려보며 경안향이 명을 내리기만 기다렸다.한편, 임세안은 그런 그들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경안향을 쳐다보았다.“낭자, 어떻게 된 일인지 이자들에게 설명 좀 해주시오. 난 이곳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낭자가 내 낚싯줄에 걸린 것이오.”“말도 안 되는 소리! 우리 아씨께서는 조금 전에 분명 물가에 멀쩡하게 서 계셨습니다.”“혜아야…”이때, 경안향이 갈라진 목소리로 혜아를 제지했다.“무례하게 굴지 말거라. 저 도련님께서 날 구해주신 것이다.”혜아는 경안향의 말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유순복과 조철도 어안이 벙벙했다.이때, 경안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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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임세안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요즘 여인들은 안 좋은 일이 생기기만 하면 죽겠다고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데 그런 일을 볼 때마다 임세안은 너무 안타까웠다.이때, 경안향이 고개를 돌려 눈물을 글썽이며 임세안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도련님, 명예와 절조가 여인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아십니까? 며칠 전, 저는 산적들의 손에서 겨우 도망쳐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부터 사람들은 뒤에서 저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집안에 안 좋은 얘기가 떠돌았지요. 저는 그자들이 한 말도 안 되는 헛소리에 억눌려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 도련님은 저에게 입을 맞추고 그리고…”임세안은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지금 무슨 말이지? 나한테 책임을 지라고 하는 건가? 아니, 난 사람을 살리려고 했을 뿐인데 왜 내가 죄인처럼 느껴지지?’이때, 혜아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이렇게 되면 우리 아씨는 황후마마에게 간택을 받든 못 받든, 그리고 임 장군의 신붓감이 될 수 있든 없든 앞으로 힘든 나날들이 이어질 겁니다.”경안향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그녀는 속으로 혜아의 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당, 당신들 아씨가 뭘 하고 있다고 했소?”“저희 아씨께서 뭘 하고 있는 게 아니라 황후마마께서 임 장군을 위해 신붓감을 고르고 계신 겁니다. 저희 아씨는 안 그래도 억울하게 손가락질 받고 있는데 오늘은… 이런 일까지 벌어졌으니 우리 아씨는 제정신으로 살아가지 못하실 겁니다.”혜아는 발을 동동 굴렀다. 대감과 마님께서 이 일을 알게 되면 그녀는 곤장이 아니라 모가지가 날아갈 수도 있다.이런 생각에 혜아는 얼른 임세안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부탁했다.“도련님, 제발 이 일은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아주십시오. 안 그러면 저희 아씨의 명예와 절조는 한순간에 무너질 것입니다.”차가운 바람이 갑자기 불어왔다.임세안은 허리에 손을 올린 채 마음이 심란했다.“혜아야…”이때, 힘겹게 일어선 경안향이 눈물을 닦고는 임세안에게 허리를 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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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사리에 밝고 교양이 있는 경안향의 모습을 보니 임세안은 그녀가 황후처럼 훌륭하고 좋은 부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경안향이 유언비어 때문에 자결을 하려고 했지만 오늘 임세안은 그녀를 구해주면서 그녀와 살결이 맞닿은 건 사실이다. 이 일로 인해 그녀가 또다시 어리석고 위험한 생각을 하진 않을까?이런저런 생각에 임세안은 낚시할 기분이 싹 사라졌다. 이내 낚싯대를 거둔 그가 휘파람을 살짝 불자 숲속에서 그의 말이 빠르게 달려왔다.임세안은 낚시 도구를 챙겨 바로 말에 올라탔다.조금 뒤,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은 임세안은 조금 전에 잡은 물고기를 들고 태자부에 찾아갔다.가는 내내 그는 길가에 핀 알록알록한 꽃들을 보게 되었다. 그 중에는 국화꽃도 있고 모란꽃도 있었으며 이름 모를 꽃들도 많았다.진우를 마주친 임세안은 그에게 물고기 두 마리를 건네며 말했다.“부엌에 얘기해서 이걸로 맛있는 음식을 차려보라고 하게. 이따가 술이나 한 잔 하자고.”“지금 달랑 물고기 두 마리를 들고 와서 밥을 얻어먹고 가겠다는 겁니까?”“안 되는 것이오?”“당연히 되지요. 되고 말고요.”임세안은 다른 손에 들고 있던 물고기들도 진우에게 건넸다.“그리고 이걸로 내일 황후마마께 어죽을 해드리게. 공주님도 좋아하실 걸세.”“마마께 낚시해서 얻은 물고기를 드리는 건데 장군께서 직접 들고 가서 상이라도 달라고 청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이에 임세안은 진우를 힐끔 흘겨보았다.“마마는 나에게 큰 은인이오. 상은 무슨!”예전에 황제와 황후가 나서지 않았다면 임세안의 아버지는 만안당에 남아서 일을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그리고 임세안도 지금의 성과를 따내지 못했을 것이고 만안당도 그의 아버지에게 다시 돌아가지 못했을 것이다.황제와 황후는 임씨 가문의 더할 나위 없는 은인이다. “알겠습니다. 부엌에 얘기해서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놓으라고 할 테니까 이따가 식사하러 오십시오.”“알겠소.”고개를 끄덕인 임세안은 바로 본채 마당으로 향했다.본채 방문 밖에 서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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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임 장군님, 편하게 말씀하십시오.”소우연이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임세안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어색하게 웃었다.“제가 오늘 성 밖에 낚시를 하러 갔다가 어사대부 경성세 대감 가문의 둘째 따님을 마주치게 되었습니다.”“잠깐…”이육진이 중간에 끼어들었다.“설마 어사대부 가문의 둘째 딸 경안향한테 한 눈에 반해서 무조건 그 여인과 혼인하겠다고 얘기하러 온 것이냐?”임세안은 말문이 턱 막혔다.‘전하께서 날 어떻게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지? 내가 그렇게 여색을 탐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건가?’임세안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전하.”“그래? 그럼 그 여인이 네 마음에 안 들었다는 것이냐?”“그, 그것도 아닙니다.”피식 웃던 이육진은 소우연을 힐끔 쳐다보다가 이내 임세안에게 말했다.“그래, 짐은 더 이상 네 말에 끼어들지 않겠다. 어디 한번 계속 얘기해 보거라.”소우연은 그런 이육진을 힐끗 흘겨보았다.아무래도 요즘 황제가 많이 심심한 듯하다. 역대 황제들은 나라 정사에 매일 바쁘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후궁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기에 거의 심심할 틈이 없었다.한편, 임세안은 이내 황제와 황후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구구절절 얘기했다.“그 여인이 오늘 호수에 빠졌는데 제가 그 여인을 구해줬습니다. 그 과정에 살결이 닿은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전 차라리 다른 여인 말고 그냥 그분과 혼인하기로 결정했습니다.”임세안은 경안향이 전에 산적을 마주쳤던 일과 그 일로 손가락질을 받고 있어서 죽으려고 호수에 뛰어든 것 같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그저 실수로 발을 헛디뎌서 호수에 빠진 거라고 얘기했다.진지하게 듣고 있던 이육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렇다면 네가 그 여인을 마땅히 책임져야지. 그리고 이 또한 운명 아니겠느냐?”소우연도 동의했다.“그럼 그 여인으로 정합시다.”그러다가 멈칫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전 이미 일부 가문에 사람을 보냈습니다. 그러니 내일 열릴 꽃구경 연회는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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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한편, 본채를 나선 임세안은 바로 진우를 찾아갔다. 진우는 맛있는 음식을 차려 놓고 임세안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에는 임세안이 직접 낚시로 잡은 물고기로 만든 생선 요리가 몇 개나 보였다.진우가 술 두 병을 꺼냈다.“오늘 화끈하게 한번 마셔봅시다!”이에 임세안이 대꾸했다.“가볍게 한 잔 하는 게 좋겠소.”“왜 그러십니까? 장군님 오늘 뭔가 사연이 있어 보입니다.”“그렇긴 하오. 난 어제까지 황후마마께서 골라 주신 여인과 그저 평범한 혼인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소. 난 마마의 안목을 믿거든. 그런데 말이오…”“오호, 사연이 있으신가 봅니다.”술잔을 든 임세안은 술을 한 모금 마시면서 이내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그 말을 들은 진우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장군님은 물고기뿐만 아니라 미인을 낚으셨네요.”임세안도 피식 웃었다. 이에 진우가 말을 이어갔다.“솔직히 궁금하긴 합니다. 경씨 가문 둘째 아씨가 얼마나 어여쁜 여인이기에 임 장군께서 이렇게 바로 그 분과 혼인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을까요?”“외모 때문은 아니오. 내가 그 여인을 돕지 않으면 그 여인은 어쩌면…”“어쩌면 뭐요?”임세안은 황제와 황후에게 얘기했던 것처럼 진우에게도 경안향이 죽으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실수로 발을 헛디딘 거라고 했다.이내 머뭇거리다가 임세안이 말을 이어갔다.“어쨌든 살결이 닿은 건 사실이지 않소. 내가 그 여인과 혼인하지 않으면 그 여인은 혼자서 끙끙 마음을 앓다가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오?”임세안의 말에 진우도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안 그래도 여인이 살기 힘든 세상 아닙니까? 임 장군님 참 멋지십니다. 이 또한 그 여인의 복이겠지요.”임세안이 피식 웃던 그때, 진우가 갑자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그런데 말입니다. 그 늦은 시간에 그 여인은 어쩌다가 장군님이 낚시하는 곳에서 그렇게 마침 발을 헛디딘 걸까요? 그리고 장군님은 살려달라는 외침소리를 전혀 듣지도 못했는데 그렇게 우연히 그 여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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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혜아는 나인의 말에 미간을 확 찌푸렸지만 경안향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가 나인이 떠나자 혜아가 경안향에게 말했다.“아씨, 임 장군께서 왜 갑자기 찾아와 특별히 아씨에게 내일 태자부로 오라고 콕 집어서 얘기하는 걸까요?”경안향은 말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녀는 당연히 그 이유를 알고 있지만 혜아에게 많은 얘기를 하기 싫었던 것이다.그녀는 지금 이 목소리로 혜아를 속이는 건 쉽지만 경성세와 경성세의 부인까지 속이려면 최대한 말을 아껴야 한다. 갈라진 목소리가 너무 빨리 나으면 들통날 위험이 있다.‘임세안, 참 괜찮은 남자네. 낚으려던 대어가 이렇게 쉽게 덥석 물 줄은 몰랐는데 이제 보니 그리 어렵지도 않네!’이런 생각을 하던 경안향은 곱게 물든 손톱을 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녀에게 기회가 주어지기만 하면 이 세상은 또 한번 쥐고 흔들 수 있을 것이다!다음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고 가을 바람이 선선하게 불고 있었다.임세안은 소우연이 시킨 대로 평범한 복장에 가면까지 쓰고 꽃구경 연회에 참석했다.어여쁜 소녀들이 활짝 핀 꽃밭에서 웃고 떠드는 광경은 그야말로 도원경이 따로 없었다.하지만 임세안의 시선은 줄곧 뭔가 찾고 있는 듯 여기저기 훑고 있었다.한편, 소우연과 정연은 그런 임세안을 지켜보았다.정연이 소우연의 귓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임 장군님께서 경안향 아씨에게 푹 빠진 것 같습니다. 계속 그 아씨만 찾고 있는데 이제 소인도 그 아씨가 너무 궁금해집니다.”“그자의 그림을 보지 않았느냐?”“그림은 살아 움직이는 사람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정연의 말에 소우연이 피식 웃었다.“그럼 기다려보거라. 이따가 장기 자랑 때 다들 자신의 신분을 밝힐 것이다.”고개를 끄덕이던 정연은 어리고 예쁜 소녀들을 보며 감개무량한 듯 말했다.“소인이 마마와 처음 만났을 때, 마마께서도 저 소녀들과 비슷한 나이 때였습니다. 그런데…”“그런데 뭐?”소우연이 정연을 쳐다보며 물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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