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운초는 영광스러우면서도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다.공주의 친구가 된다는 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는 아직 잘 몰랐다.하지만 심 부인은 이 소식을 들은 뒤, 그의 손을 꼭 붙잡고 수없이 당부를 했다.가장 중요한 건 공주를 잘 모시는 것이며, 황제와 황후, 정태부 앞에서는 반드시 극진히 예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었다.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소홀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심운초는 그 말을 듣고 물었다.“만약 소홀하면… 어떻게 되나요?”그러자 어머니는 단호하게 말했다.“폐하와 황후, 그리고 공주마마는 너에게 있어 군주셔. 너는 그 분들의 신하지.”“군신 관계가… 그렇게 중요한가요?”그가 다시 묻자, 어머니는 마치 세상을 깨우쳐주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군주란 천하 모든 백성의 생사대권을 쥐고 계신 분이란다! 집안의 하인이 우리에게 무례하게 굴면, 우리가가 그 하인을 내쫓거나 매질을 하실 수도 있지 않겠니? 군주 앞에서 실례를 범한다면, 그건 가문 전체를 위협하는 일일 수도 있단다.”심운초는 그 말들을 절반쯤 이해했고, 절반쯤은 그냥 외웠다.하지만 분명히 깨달은 게 하나 있었다.‘폐하와 황후, 그리고 공주마마는 내가 함부로 대해선 안 될 분들이야.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를 다시 만나려면, 난 착하고 말을 잘 들어야 해.’……정태부가 자신을 데리러 왔을 때, 심운초는 눈물을 훔쳤다.코를 훌쩍이며 작게 울음을 삼킨 그는, 무척이나 긴장하고 무서웠다.‘폐하와 황후, 공주마마… 혹시 사람을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분들이면 어쩌지…’하지만 막상 마주한 공주는 하얗고 통통한 어린 소녀였고, 황후는 온화한 미소로 자신을 안아주었다.‘아, 그렇게 무서운 분들은 아닌가 봐.’소우연은 이 작은 아이가 그토록 많은 생각을 품고 있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저 이영보다도 훨씬 더 의젓하다는 인상만 받았다.의젓했다. 너무 의젓해서, 마음이 아플 정도였다.정태부가 나섰다.“황후 마마, 오늘 아침 폐하의 명을 받고 진국공부에 들러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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