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수아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이런 코너에까지 직원이 붙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무엇을 골라야 할지도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그냥, 제일 기본으로 주세요.”직원이 상자 하나를 들어 올렸다.“그럼 기본형으로 드릴게요.”“네.”그녀가 손을 내밀자 직원은 상자를 건네는 대신 또 다른 질문을 이어갔다.“근데 남편분은 어떤 사이즈 쓰세요? 소형, 중형, 대형, 초대형 사이즈가 있어요.”엄수아는 말을 잃었다. 이런 민망한 질문을 왜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잘 모르겠어요.”“남편분 어디 계세요?”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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