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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굿바이 쓰레기: Chapter 241 - Chapter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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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정애리는 그 말을 듣자마자 그대로 성큼 다가가 유라의 뺨을 세차게 내리쳤다.“너희가 왜 오래도록 아이가 없는지 이상하다 했지. 결국 네가 안 낳겠다는 거였구나! 이 못난 것아!”정애리는 이를 악문 채 유라를 노려봤다. 마치 눈앞에 있는 사람이 친딸이 아니라 원수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너희 사이에 아이 하나만 있었어도 비록 같이 살지 않더라도 적어도 너희만의 끈은 남았을 거야. 그럼 넌 평생 외롭지 않았을 거고 네 동생도 애썼을 필요 없었지. 누나이면서 어떻게 이렇게 이기적일 수가 있니?”“도현이, 도현이! 엄마 입에서 나오는 건 맨날 도현이뿐이에요. 내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 번이라도 신경 써본 적 있어요? 내가 죽든 살든 얼마나 힘들게 버텼는지는 전혀 관심도 없었잖아요! 엄마한테 자식은 도현이 하나뿐이고 난 아예 없는 거예요?”서유라는 끝내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여 울부짖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더는 참을 수 없었다.서도현은 두 사람의 끝없는 말다툼을 바라보다 못해 답답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엄마, 누나가 지금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르잖아요. 그리고 오늘 일은 원래 누나 잘못도 아니에요.”그 말을 들은 서유라는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사실 서유라가 그동안 서도현에게 잘해준 건 가족이라서가 아니었다. 그냥 자신이 좋아서였고 서도현도 진심으로 누나를 아껴줬기 때문이었다. 비록 서도현은 조금 모자란 부분이 있지만 누나를 향한 그 마음만큼은 늘 진실했다.서유라는 서도현을 바라보며 물었다.“도현아, 누가 너 때린 거야?”“송우민.”서도현은 어금니를 꽉 깨물며 대답했다.“송우민이랑 남설아가 뭔가 수상해. 둘이 좀 친해 보이더라고.”그 이름을 듣는 순간 서유라는 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저번에도 돈은 받아놓고 아무 일도 안 하더니 이번엔 아예 내 동생을 건드린 거야? 도대체 이 인간은 무슨 꿍꿍이야?’서유라는 바로 전화를 꺼내 송우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대신 문자로 주소 하나가 왔다.그 주소를 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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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확실해?”“확실하지.”예전 같았으면 남설아는 분명 서유라와 배서준 사이를 몹시 신경 썼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남설아는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더 이상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은 그녀에게 더 중요하게 지켜야 할 것들이 생겼기 때문이다.그 말에 송우민 쪽은 한동안 침묵에 빠졌다. 그렇다고 전화를 끊지도 않았다. 전화기 너머로는 그의 숨소리만 조용히 들려올 뿐이었다.그제야 남설아도 자신이 너무 직설적으로 말했음을 깨달았고 약간 민망해진 듯 얼굴을 붉혔다. 그러다 작게 말했다.“사실 안 간다는 게 아니라 지금은 몸이 좀 안 좋아서... 침대에서 못 내려와.”“오기 싫으면 말고!”송우민은 그 한마디를 남기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하지만 곧이어 남설아의 핸드폰엔 주소가 적힌 문자가 도착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송우민은 겉으론 그렇게 쌀쌀맞게 굴어도 사실은 정반대의 사람이란 걸.말은 그렇게 해도 몸은 솔직한 타입이니 말이다.잠시 고민하던 남설아는 결국 침대에서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갈비뼈 두 대가 부러지긴 했지만 완전히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몸을 움직일 때마다 극심한 통증이 몰려올 뿐이었다.온몸의 힘을 다 짜내 겨우 도착한 약속 장소는 한 카페였다.송우민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고 휠체어에 앉은 남설아를 보며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본 순간 괜히 마음속에 묘한 우쭐함이 피어올랐다.그는 가볍게 웃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안 온다더니?”“우리 민이가 나한테 그렇게 잘해주는데... 어떻게 안 오겠어. 와야지.”“말은 왜 그렇게 많아?”괜히 얼굴이 조금 붉어진 송우민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봤다.사실 몇 번의 대면 끝에 남설아는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송우민은 주변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미친놈도, 위험한 사람도 아니었다.그저 세상에 떠밀려 극단으로 몰린 한 명의 젊은 청년일 뿐,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만 하면 그는 분명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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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송우민은 다리를 꼰 채로 앉아 있었다. 눈빛은 냉소와 비아냥으로 가득했고 온몸에서는 싸늘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남설아 앞에서 보이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그런 송우민의 표정을 본 서유라는 더 화가 치밀었다.“돈 줬잖아!”“송우민, 정말 기본도 없는 인간이구나? 돈 받아놓고 일도 안 하고... 진짜 개자식이네!”서유라는 자신이 건넨 돈이 떠오르자 억장이 무너지는 듯 속이 쓰렸다.그 말에 남설아는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그동안 서유라가 머리도 있고 계산도 빠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바보 같을 줄은 몰랐다. 송우민 앞에서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다니 진심으로 우습기까지 했다.서유라가 자기 앞에서 미친 듯이 날뛰는 모습을 보며 송우민은 입을 열었다.“나는 원래 더러운 일이나 하는 놈이야. 근데 유라 씨는 참 순수하고 고결하더라? 자, 한번 상상해봐. 배서준이 지금 유라 씨 이 꼴을 본다면, 유라 씨의 진짜 모습을 안다면... 그 사람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래도 여전히 사랑스러워할까?”그 한마디에 서유라는 그제야 숨을 고르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배서준은 지금 그녀에게 있어서 유일한 약점이자 유일하게 신경 쓰는 존재였다. 누구 앞에서든 제멋대로일 수 있었지만 배서준 앞에서는 언제나 착하고 얌전한 ‘금빛 새장 속 카나리아’여야 했다.“그래서 날 부른 이유가 뭐예요? 뭐가 필요한데요? 그냥 말해요. 줄 수 있는 거라면 다 줄게요. 못 주는 건 애초에 무리하진 마요.”서유라는 오늘 그가 자기를 부른 이유가 협박이라는 걸 뻔히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 각오도 되어 있었다.둘은 함께 손잡고 움직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서유라는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나눠주고 협력할 준비도 되어 있었다.“난 그게 알고 싶어. 배서준은 어떻게 자기 딸이 죽는 걸 뻔히 보면서도 가만히 있었을까?”송우민은 무심코 남설아 쪽을 힐끗 바라봤다.그 순간, 남설아는 손에 쥐고 있던 커피 컵을 무의식적으로 꽉 쥐었다. 뜨거운 커피가 컵을 통해 손을 데우고 있었지만 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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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남설아는 커피잔을 두 손으로 꽉 쥐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그 잔을 부숴버리고 싶을 정도였다.송우민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 그녀의 어깨를 바라보며 눈빛이 잠시 달라졌다. 거기엔 아주 잠깐 존경의 기색이 스쳤다.자기 딸 얘기를 듣고도 이토록 침착하게 있을 수 있는 여자는 정말 드물다. 그만큼 그녀의 정신력은 강하고 단단했다.‘역시, 이런 사람이어야 나랑 협력할 자격이 있지. 그래야 결정적인 순간에 진짜 힘을 발휘할 수 있으니까.’“그쪽이 알고 싶어 한 건 다 말해줬어요. 이제 내 얘기 좀 해도 되겠죠?”서유라는 팔짱을 낀 채 차가운 눈빛으로 송우민을 바라봤다.사실 이 남자를 마음속으로는 하찮게 여기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무시하면서도 기댈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관계였다.그녀는 크게 숨을 들이쉰 뒤 곧장 입을 열었다.“그쪽이 우리 도현이 때린 거, 남설아가 돈 주고 시켰다고 직접 인정해요.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뭔가 있었다고도 말해요. 그쪽한테도 나쁠 건 없잖아요? 어차피 우민 씨 서준이 싫어하잖아요. 그 인간이 우민 씨한테 뒤통수 맞았다고 생각하면 그게 가장 통쾌한 복수 아니겠어요?”남설아는 설마 했는데 서유라가 이렇게까지 뻔뻔할 줄은 정말 몰랐다.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곤 더는 못 참겠다는 듯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그녀의 그런 유치한 행동이 송우민은 왠지 모르게 귀엽게 느껴져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남설아의 행동은 자신이 보이는 위치에 있었지만 서유라의 자리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 눈에 보인 건 오직 송우민의 웃음뿐이었다.그 웃음이 엄청난 모욕으로 다가와 서유라는 어금니를 악물며 송우민을 노려봤다.“지금 그쪽 눈엔 내가 그렇게 우스워 보여요?”“그럼 안 웃겨?”송우민은 비웃음 섞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지금도 뭔가 통하는 줄 아나 본데... 착각도 적당히 해. 꺼져.”할 말은 다 했고 들어야 할 사람도 다 들었다.송우민은 이제 이 여자에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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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남설아는 진지한 눈빛으로 송우민을 바라보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고맙다고 말했다.송우민은 당황스러웠다. 그동안 정성껏 판을 짜고 오래 준비해온 끝에 돌아온 게 고작 ‘고맙다’는 한마디라니.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남설아를 바라봤다.“설마 진짜로 내가 너 위해서 그런 줄 아는 건 아니겠지?”“그게 뭐든 상관없어. 어쨌든 네 덕분에 진실을 알게 됐잖아. 그거면 됐어.”남설아는 그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너도 나랑 똑같잖아. 넌 부모님 때문에, 난 내 딸 때문에... 우리 둘 다 가슴속에 깊은 원한을 안고 살아. 그리고 우린 공교롭게도 적도 같아.”이렇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엔 묘한 열기가 돌기 시작했다. 어떤 감정이 끓어오르는 듯한 거의 흥분에 가까운 기색이었다.그런 모습을 보며 송우민은 자신이 사람을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역시 이 여자야. 나랑 같이 가야 할 사람은 바로 이런 사람이어야 해.’이제 막 입을 떼려던 순간 누군가 훅 끼어들었다.강연찬이 두 사람 사이에 섰다. 이쪽저쪽을 번갈아 보던 그의 얼굴엔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다.곧장 앞으로 한 걸음 나와 그는 남설아 앞을 막아서더니 잔뜩 찌푸린 눈썹으로 송우민을 노려봤다.“내가 너한테 했던 말 다 귓등으로 들은 거냐?”“내가 누구를 만나든 그건 네가 참견할 일이 아니지 않나? 강연찬, 너 지금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송우민은 팔짱을 낀 채 등을 의자에 기대며 싸늘한 눈빛으로 강연찬을 바라봤다. 그를 전혀 무서워하지도, 대단하게 여기지도 않는 눈빛이었다.“선배, 괜찮아. 걱정 마. 이 사람 나한테 해코지한 거 없어.”남설아는 두 사람이 여기서 싸우기라도 할까 봐 불안했다.송우민은 그렇다 쳐도 강연찬은 지금 회사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 어떤 말썽도 생기면 안 됐다. 일이 커지기라도 하면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이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지금 너무 아파서 그러는데 선배가 데려다주면 안 돼?”그 말을 들은 강연찬의 표정이 단번에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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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강연찬은 한쪽에 서서 남설아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조차 몰랐다.이 아이는 남설아에게 늘 마음속 응어리였다. 사실 지금 이렇게 살아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전부 이 아이 덕분이었다. 이 아이가 아니었다면 아마 정신이 무너져도 벌써 무너졌을 것이다.“나은아, 네가 떠나기 전에 엄마한테 말했지. 엄마 이제 잘 살아야 한다고. 엄마도 그러겠다고 약속했잖아. 그런데 미안해, 엄마 그 약속 못 지킬 것 같아.”“너를 죽게 만든 건 바로 저 사람이야. 우리를 함정에 빠뜨린 것도 저 사람이야. 그런데 모든 죄를 우리한테 뒤집어씌웠어. 나은아, 우리 이렇게 조용히 있을 수는 없어. 엄마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나은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아이는 세상을 떠난 지 꽤 되었지만 그 아이만 떠올리면 남설아의 가슴은 여전히 찢어질 듯 아팠다.남설아는 그냥 배나은의 묘비에 기대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물만이 눈가를 따라 천천히 흘러내렸다.그 모습은 금방이라도 산산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강연찬은 도무지 화를 낼 수가 없었다. 남은 감정은 오직 안쓰러움뿐이었다.그는 조용히 그녀 곁에 앉아 조심스레 손을 잡아주었다. 그녀의 슬픔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저 함께 슬퍼하고 그녀의 고통을 안타까워하며 마음속으로 배서준에게 반드시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다짐했다.어느새 해가 져 버리고 남설아는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끝내 더는 앉아 있을 힘도 없이 그녀는 그대로 기절해버렸다.“설아야! 왜 그래!”“남설아!”깜짝 놀란 강연찬은 그녀를 얼른 안아 들고 정신없이 산 아래로 내려가 쉬지 않고 달려 병원에 도착했다.의사는 그녀를 진찰하자마자 버럭 소리를 질렀다.“내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요? 이 환자는 지금 상태가 위험해서 절대 퇴원하면 안 된다고! 그런데 이 사람을 데리고 하루 종일 밖에 있었다고요? 갈비뼈가 부러진 게 얼마나 아픈 건지는 알기나 해요?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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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어떻게 괜찮겠어. 고통 때문에 기절한 거잖아.”강연찬은 안쓰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남설아를 바라봤다.“이제 그만 이렇게 스스로를 괴롭혀. 제발, 자신을 이렇게 힘들게 하지 마.”“설아야, 네가 원하는 거 뭐든지 다 해줄게. 그러니까 제발, 제발 이러지 마. 지금 네가 괴롭히는 건 너 하나만이 아니야. 나도 함께 무너져. 네가 어떻게 하든 나은이는 돌아오지 않아. 하늘에서 너 이러는 모습 보면 그 아이도 얼마나 가슴 아파하겠어.”강연찬은 알고 있었다. 지금 남설아의 눈에는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오히려 자기에게 벌을 주듯, 자신을 망가뜨리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걸.그녀는 자신이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이런 식으로라도 속죄하려는 것이었다.그 말을 들은 남설아는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나은이는 이 세상에서 제일 착하고 제일 예쁜 아이였어. 내 딸이었어. 그런데 내가 엄마라는 사람이, 그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어.”“그 아이는 그냥 어린애였어. 나를 그렇게 사랑했던 아이였어.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아무 잘못도 없었던 아이였는데 왜 그런 일을 당해야 했던 거야?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어?”“선배, 내가 얼마나 원망하고 있는지 알아?”남설아는 강연찬의 손을 꼭 잡고 더 참지 못하고 오열했다.아이를 떠나보낸 뒤로 그녀는 매일 눈물로 밥을 삼켰다. 일에 몰두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듯했지만 지금은 다시 그때로 돌아가 버린 것 같았다.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며 강연찬은 깊게 숨을 내쉬고 이를 악물었다.“설아야, 말해줘. 송우민이 너한테 무슨 말 했어?”“아무것도 아니야. 서유라가 말해준 거야. 나은이의 존재 자체가... 애초부터 계략이었다고.”남설아는 코웃음을 치며 비웃듯 말했다.그동안 배서준은 아이 문제로 줄곧 그녀를 탓해왔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그 아이가 없었더라면 그는 지금 대표 자리에 앉을 수 있었을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서준은 남설아를 탓하고 혐오했다.그 잘난 듯한 얼굴을 떠올리기만 해도 남설아는 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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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다른 남자 앞에선 그렇게 해맑게 웃더니 나 앞에선 꼭 죽을 상이더라. 대체 너 내 아내 맞아? 아니면 저 인간 마누라야?”배서준은 참다못해 남설아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잡고 소리쳤다.강연찬은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 그의 손을 확 내치며 말렸다.“설아한테서 손 떼요. 그쪽이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이런 말을 해요?”“우린 법적으로 부부예요!”배서준은 또다시 혼인신고를 내세워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려 했다.하지만 이 병실 안에서 그 말은 그저 우스꽝스러운 농담에 불과했다.남설아는 그 뻔뻔한 얼굴을 보며 입을 열었다.“서준 씨, 우리 이혼해요.”“그래. 그렇게까지 나랑 이혼하고 싶은 게 결국 저 자식 때문이지? 대학교 때부터 쟤 좋아했지? 더러운 년, 싸가지 없는 년!”배서준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남설아를 노려봤다.그는 최근 시간 동안 두 사람의 과거를 샅샅이 뒤졌고 대학 시절부터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감정이 오갔다는 것까지 전부 알고 있었다.이제 두 사람만 같이 있는 걸 보기만 해도 머리 꼭대기가 다 녹아버리는 기분이었다.그 질투와 분노가 이글거리던 순간, 남설아는 그 모습을 보다 못해 갑자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맞아요. 우리 지금 만나요. 그게 어때서요? 당신이랑 나, 이미 부부라는 건 껍데기일 뿐이잖아요. 나은이는 죽었고 당신은 날 사랑하지도 않잖아요. 우리가 굳이 붙어있을 이유가 뭐가 있어요?”그 말에 배서준의 얼굴은 더더욱 시커멓게 굳었다.“또 애야? 또 그깟 애 얘기야? 겨우 여자애 하나 때문에 그렇게까지...”“쾅!”강연찬은 더는 참지 못하고 그대로 주먹을 날렸다.그 주먹이 정확히 배서준의 얼굴을 강타했다.배서준은 잠깐 멍하니 있더니 곧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강연찬을 쳐다보았다.그러고는 그대로 달려들며 병실 안에서 두 사람은 격하게 뒤엉켰다.“배서준, 난 네가 그저 남편이랑 아빠로서 자격이 없는 줄 알았어. 근데 아니야. 넌 사람으로서도 실격이야!”“그냥 죽어버려!”강연찬은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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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강연찬은 조심스럽게 남설아를 부축해 병실로 돌아왔다.깨질듯한 소중한 보물 다루듯 움직임 하나하나마다 조심스러웠다.이불을 잘 덮어준 뒤 그녀는 머리맡 조명의 밝기를 다시 조절했다.희미한 노란 불빛이 남설아의 창백한 얼굴에 스며들자 그녀는 더욱 연약하고 가냘퍼 보였다.“너는... 참 고집이 세.”강연찬은 부드럽게 말하며 타박했지만 그 안에는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배서준 같은 쓰레기한테 왜 그렇게 신경을 써? 전혀 그럴 가치 없어.”남설아는 애써 웃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어두웠다.“선배, 나 괜찮아. 걱정하지 마.”괜찮다고 말하면서도 꽉 쥐어진 주먹과 떨리는 어깨가 그녀의 거짓말을 대신 증명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보며 강연찬의 마음은 더욱 아려왔다.겉으론 조용하고 평온해 보여도 그녀 마음속엔 끝없이 소용돌이치는 고통이 있다는 걸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배나은에 대한 진실들, 그 하나하나가 날 선 칼처럼 그녀 가슴에 꽂혀 있었다.그 고통은 결코 말로 다 할 수 없었다.“설아야, 네 마음 아픈 거 다 알아.”강연찬은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하지만 기억해. 넌 혼자가 아니야. 내가 있어.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 거야. 널 지지하고 너 대신 반드시 정의를 바로 세울 거야.”그의 낮고 따뜻한 목소리는 마치 마법처럼, 남설아의 불안하고 뒤엉킨 마음을 서서히 진정시켜주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의 깊은 눈을 바라봤다.그 안에는 걱정과 다정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선배...”남설아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고마워.”“바보야, 우리 사이에 뭘 그런 말을 해.”강연찬은 그녀의 코끝을 장난스럽게 톡 건드리며 웃었다.“우린 그런 사이 아니었어?”잠시 말을 멈추던 그는 이윽고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설아야, 사실 나... 나 너 좋아했어. 대학 때부터.”“지금 네 마음속엔 나은이밖에 없고 복수밖에 없는 거 알아. 그래도 난 기다릴게. 네가 모든 걸 내려놓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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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대표님, 걱정 마세요. 이미 전부 다 준비해뒀어요. 일이 끝나면 남 대표님이 준 돈 가지고 조용히 사라질게요. 다시는 안 돌아올 겁니다.”남설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잘 되길 바라요.”자료를 건네받은 남설아는 가장 먼저 강연찬에게 연락했다.그리고 USB를 직접 전해주며 자신이 준비한 개선안을 함께 설명했다.“선배, 이게 배건 그룹 자료야. 내가 자세히 분석해봤는데 겉보기엔 완벽해 보이지만 실제론 문제투성이야. 특히 원가 관리랑 사후 유지 쪽은 완전히 구멍이 뚫려 있어. 말 그대로 밑 빠진 독이야.”강연찬은 USB를 받아들며 그녀의 분석을 진지하게 들었다.듣는 내내 놀람과 감탄이 이어졌다.이 짧은 시간 안에 배건 그룹의 계획서를 이 정도로 파악하고 거기다 실질적인 개선안까지 만들어낸 남설아의 능력에 그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설아야, 정말 대단하다!”강연찬은 진심으로 감탄했다.“이런 문제들은 나도 전혀 몰랐어. 네가 짚어주지 않았으면 큰코다칠 뻔했어.”“과찬이야.”남설아는 겸손하게 웃었다.“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을 뿐이야. 지금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어.”“맞아!”강연찬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이 자료에 네가 제시한 개선안까지 더해지면 우리 쪽이 무조건 이겨. 배서준을 반드시 이길 수 있어!”그 뒤로 강연찬은 팀을 이끌고 밤낮없이 일에 매달렸다.남설아의 조언을 바탕으로 기존 제안을 전면적으로 보완하고 최적화해 최대한 완성도 높은 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한편, 배서준 쪽에서도 남설아와 강연찬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걸 감지했다.질투와 분노가 동시에 폭발하며 그는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그는 송우민에 대한 조사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였다.“다 뒤져! 송우민이라는 놈, 뿌리까지 다 파헤쳐! 그리고 남설아랑 어떤 관계인지도 전부 알아 와!”배서준은 책상을 쾅 내리치며 천기준에게 소리쳤다.“감히 내 눈을 속이고 딴 남자랑 엮이다니... 내가 절대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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