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굿바이 쓰레기: Bab 601 - Bab 610

854 Bab

제601화

남설아가 고개를 들고 덤덤한 눈빛으로 말했다.“네, 알겠어요. 이제 배서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거군요.”천기준이 보고를 이어나갔다.“배건 그룹 자금 사정도 빠듯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도 손해를 보고 있고요. 배건 그룹에서도 어떻게든 자금을 끌어보려고 애쓰는 모양입니다.”남설아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가더니 옅은 미소가 번졌다.“자금을 끌어보려고 한다고요? 끌어봤자 얼마나 모을 수 있을까요? 이미 배건 그룹 자금은 배서준이 다 써버렸잖아요.”“그럼, 앞으로 저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천기준이 조심스레 물었다.남설아가 눈을 가늘게 뜨더니 흥미롭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계획대로 계속 밀어붙이죠. 자금이 떨어질수록 배서준은 더 빨리 무너질 거예요.”“알겠습니다, 대표님.”천기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의 눈빛에도 기대가 가득했다.남설아는 천기준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비서님, 요즘 많이 힘들죠? 배건 그룹 쪽 상황은 비서님이 책임지고 계속 신경 써주세요.”천기준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별말씀을요, 대표님.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요. 저도 대표님을 위해 이렇게 일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남설아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조용히 웃어 보이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 문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천기준이 사무실을 떠나자 남설아는 손에 들고 있던 문서를 내려놓고 휴대폰을 집어 들어 강연찬에게 전화를 걸었다.“연찬 오빠, 배건 그룹 상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한 것 같아.”전화가 걸리기 무섭게 남설아는 본론부터 얘기했다.수화기 너머에서는 강연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도 얘기 들었어. 배서준이 이설 그룹 살리겠다고 배건 그룹 쪽 자금을 꽤 많이 끌어다 쓴 모양이더라.”“배서준도 급한 것 같네.”남설아가 냉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강연찬도 웃으며 대답했다.“우리한테는 좋은 소식이지, 뭐. 급하게 움직일수록 실수도 많을 테니까.”“그다음엔 어떻게 해야 해?”남설아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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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서도현의 일에 대해서도 진작 까맣게 잊어버린 상태였다.서유라는 오히려 서도현이 다시는 앞에 나타나지 않길 바라고 있었다. 겨우 손에 넣은 이 행복을 절대 잃고 싶지 않았다.배서준은 하루빨리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격적으로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그는 곧장 천기준을 사무실로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천 비서, 지금 우리 회사 상황은 천 비서도 잘 알고 있겠지. 하루라도 빨리 손해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수익을 늘려야 해.”배서준은 무겁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천기준은 배서준의 책상 앞에 서서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대표님 말씀대로입니다. 지금 회사 자금 상황이 꽤 심각한 상황이라, 구조조정이나 자산 매각을 고려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배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잠시 고민하던 천기준이 분석을 이어나갔다.“인력 구조조정이라면 부서 통폐합을 고려해보실 수도 있습니다. 직원들을 다시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불필요한 인건비는 줄이는 쪽으로요.”“자산 매각 같은 경우에는 부수적인 사업이나 수익이 안 나는 프로젝트부터 하나씩 정리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천기준의 분석을 조용히 듣던 배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지나친 구조조정은 내부 반발이 심할 텐데. 자산 매각도 회사 경쟁력을 떨어뜨릴 거야.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천기준은 희미하게 웃어 보이며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방법은 언제가 있는 법이죠. 하지만 최선과 차선 중에 어떤 걸 선택하실지가 관건인 겁니다.”“물론 인력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도 회사한테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죠. 하지만 그 덕분에 위기를 잘 넘길 수만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잘만 운영해나간다면,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죠.”배서준의 그 말에 눈을 반짝이며 캐물었다.“위기를 기회로 바꾼다고? 그게 무슨 뜻이지?”천기준은 부드럽게 웃으며 배서준을 유도하듯 설명했다.“대표님, 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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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배서준은 손가락으로 가볍게 책상을 두드리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일리 있어. 이설 그룹도 직원들이 제자리걸음만 하면 통제가 어렵겠지.”고개를 들어 천기준을 바라본 배서준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이설 그룹 직원들부터 시작하자. 근속연수는 길지만 승진이 늦고, 협조적이지 않은 것 같은 직원들 위주로 구조조정 명단 정리해서 보여줘.”천기준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여전히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대표님께서 말씀한 해주신다면 저도 빠르게 준비해놓겠습니다.”배서준은 손을 내저으며 나가봐도 된다는 신호를 보였다.천기준이 사무실을 나가자 배서준은 지친 듯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더니 천천히 관자놀이를 문질렀다.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둘 다 중요한 살점을 도려내는 듯 아깝고 고통스러웠다.하지만 배건 그룹을 지키기 위해서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만 했다.이설 그룹 내부에도 구조조정 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가더니 직원들도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특히 수년간, 심지어는 수십 년을 이설 그룹에 몸 바쳐온 직원들은 더욱 불안해졌다. 청춘을 회사에 바쳤지만 돌아오는 게 고작 해고 통보일까 봐 두려웠다.이러한 직원들의 불안은 전염병처럼 삽시간에 퍼지기 시작했고, 원래도 어수선하던 회사 분위기는 더욱 혼란스럽게 흘러갔다.“왜 우리 같은 직원들을 자르겠다는 거야? 내가 그동안 이 회사에 바친 게 얼만데!”“그러게나 말이에요! 배건 그룹에서 온 것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시키기만 했잖아요. 결국 우릴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거죠!”“엔지니어팀에서도 해고당한 직원들이 한 무더기라던데요? 이러다가 우리 회사 진짜 망하는 거 아니에요?”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그들의 불만은 눈덩이처럼 불어만 갔다.점심시간이 되자 서유라는 공들여 준비한 점심 도시락을 들고 배서준의 사무실로 향했다.가는 내내 그녀는 망상에 흠뻑 빠져 있었다. 자신이 가져온 점심 도시락에 감동 받은 배서준의 얼굴을 상상하며 곧이어 다가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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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서유라는 그 말을 듣자마자 기회를 포착했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서준아, 이참에 구조조정이랑 자산 매각은 나한테 맡겨보는 게 어때?”예상치 못한 서유라의 말에 배서준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너한테 맡겨보라고? 너 정말 할 수 있겠어?”서유라는 당당하게 가슴을 쫙 펴더니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서준아. 나 이래 봬도 이설 그룹 부대표잖아? 누구보다 회사 사정도 잘 알고. 구조조정이랑 자산 매각은 회사의 생사가 달린 일이니까 최선을 다해서 해볼게.”하지만 배서준은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그는 서유라의 능력에 믿음을 가질 수 없었다.섣불리 결정을 못 내리는 배서준을 바라보던 서유라가 덧붙였다.“서준아, 나 한 번만 믿어줘. 지금 이설 그룹 부대표가 나인데, 이런 일은 원래 내가 나서서 해야 하는 거잖아. 그리고... 나도 이제는 너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 자꾸 너 혼자 힘들게 속앓이하지 마.”그녀의 간절한 말투와 진심 어린 표정에는 배서준을 위해서라면 불구덩이에도 뛰어들 수 있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배서준은 그런 서유라를 잠시 바라보다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이설 그룹의 상황을 생각해보았다. 어찌 됐든 지금 이 문제들을 처리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서유라의 역량이 한없이 부족하다고 해도 어쨌든 부대표이긴 하니, 공식적으로 일을 맡긴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무엇보다 서유라가 자진해서 나섰으니 괜히 거절했다가는 자신만 나쁜 사람이 될 것 같았다.생각 정리를 마친 배서준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서유라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좋아, 그렇게 자신 있다고 하니 한 번 해봐. 하지만 구조조정이나 자산 매각은 정말 민감한 사안이야. 절대 실수해선 안 돼. 알겠지?”서유라는 그 말을 듣고는 기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고마워, 서준아! 꼭 최선을 다해서 완벽하게 처리할게. 절대 실망시키는 일 없을 거야.”그녀는 마치 배서준에게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뿌듯해했다. 하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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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카페 안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몇 개의 테이블을 이어 붙인 주위에 열댓 명의 사람들이 빙 둘러앉아 있었다. 그들은 전부 얼마 전, 이설 그룹에서 해고당한 엔지니어팀 직원들이었다.“진짜 믿을 수가 없네요. 회사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줄이야.”젊은 직원이 먼저 침묵을 깨며 허무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게나 말이에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설 그룹 살리겠다고 다들 의욕에 넘쳤었는데, 그런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이렇게 뒤집혀요...”다른 사람이 그의 말에 맞장구쳐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배건 그룹에서 손 쓴 거죠. 그 사람들이 온 이후로 회사가 제대로 돌아간 적이 없잖아요.”누군가가 분노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쉿, 조용히 해요. 그런 말 함부로 했다간 큰일 나요.”이재호 과장이 목소리를 낮추며 표정을 한껏 찌푸린 채 경고했다.“이제 와서 떠들어봤자 무슨 소용이겠어요. 앞으로 뭘 해야 할지부터 생각해 봐야죠.”“뭘 하긴 뭘 해요, 다시 취업해야죠.”누군가가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리며 체념한 듯 말했다.“그런데 요즘 같은 불경기에 누가 우릴 뽑아주겠어요?”“이게 다 서유라 그 여자 때문이에요. 배 대표만 믿고 혼자 설치더니 회사 꼴이 아주 말이 아니에요.”여직원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투덜거렸다.“맞아요, 이번 구조조정도 전부 그 여자가 주도한 거라면서요? 그것도 일부러 우리처럼 오래된 직원들만 골라서 잘랐대요.”다른 사람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엇갈리더니 억눌러왔던 분노와 불만을 마음껏 표출해냈다.그때, 카페 문이 열리더니 한 남자가 들어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실례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혹시 이설 그룹 엔지니어팀 직원분들이신가요?”모두가 그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따뜻한 인상을 지닌 젊은 남자가 미소를 머금은 채 문 앞에 서 있었다.바로 강연찬이었다.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어리둥절한 눈빛을 주고받았다.이재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강연찬을 자세히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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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다른 직원들도 잇따라 고개를 끄덕이며 무겁게 가라앉아 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기쁨과 기대로 후끈 달아올랐다.강연찬 역시 그 사람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그날 오후, 주원 그룹으로 돌아온 강연찬은 책상 앞에 앉아 비서의 보고를 전해 들었다.“대표님, 이설 그룹 프로젝트팀도 따로 인력 배치 끝냈고요, 엔지니어팀 출신 직원들도 전원 현장에 파견했습니다.”비서가 공손한 목소리로 보고했다.“엔지니어팀 핵심 인력 팀장은 이강석 과장이 맡기로 했습니다.”비서가 계속해서 보고를 진행했다.강연찬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말했다.“그래. 공식 발표는 어떻게 됐어?”“지시하신 대로 이미 임원들에게도 발표했습니다.”비서가 대답했다.“업계 반응이 뜨겁습니다. 모두가 주원 그룹의 결단력과 스케일에 감탄 중이거든요.”강연찬은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지었다.“좋네. 그 반응을 노리고 한 일이니까.”“그리고, 이설 그룹 프로젝트팀 대우에 더 신경 써줘. 우리 회사 최고의 복지로 대접해주라고 전해. 그래야 그 사람들도 우리 주원 그룹의 진심에 확신을 가질 테니까.”강연찬이 분부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비서는 고개를 숙이며 강연찬의 말에 대답하고는 자리를 떴다.이설 그룹 대표이사실.한창 업무처리 중이던 남설아의 휴대폰이 울렸다. 확인해보니 강연찬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설아야, 깜짝 선물 하나 준비했어. 이설 그룹 예전 엔지니어팀 직원들은 내가 다 정리해뒀어.]그 메시지를 받은 순간, 잠시 멍해 있던 남설아는 다시 한번 메시지를 자세히 읽은 뒤에야 의미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강연찬은 단순히 엔지니어팀 직원들은 거두어들여 준 게 아니었다. 그는 주원 그룹 안에 이설 그룹 프로젝트팀을 따로 만들어 그 팀에 이설 그룹의 핵심 인력들을 배정해 준 것이었다.잠시 휴대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던 남설아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이건 단순한 도움을 넘어서 강연찬이 그녀의 미래를 위해 길을 닦아준 것이나 다름없었다.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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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강연찬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남설아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걱정할 거 없어, 설아야. 모든 건 내 손안에 있으니까. 배건 그룹? 발악해봤자 내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야.”자신감 섞인 그의 목소리가 어딘가 신비롭게 느껴졌다.“이미 조치는 다 취해놨으니까 넌 앉아서 구경만 해. 재밌는 판이 열릴 예정이니까.”강연찬의 확신 가득한 모습에 남설아도 어딘가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그녀는 휴대폰을 살짝 내려다보며 입꼬리에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역시 강연찬의 행동은 언제나 신속하고 정확했다. 그는 항상 남설아가 필요할 때마다 곁에 있어 주었다.남설아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비서에게 지시를 내렸다.“배건 그룹 동향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해 주세요. 자금 유통을 중심으로요.”“알겠습니다, 대표님.”비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물러났다.남설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통유리창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도시의 번쩍번쩍한 야경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그녀의 눈빛은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웠다.강연찬의 지원은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결국 복수의 길은 스스로 걸어가야만 했다.배건 그룹 대표이사실.배서준은 분노에 몸을 부들부들 떨며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서류뭉치들을 한꺼번에 쓸어버렸다.“이런 쓸모없는 놈들! 쓸만한 게 한 놈도 없어!”그는 서유라를 향해 소리쳤다.“주원 그룹에서 엔지니어팀 직원들 다 채갔잖아!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서유리는 겁에 질려 몸을 덜덜 떨며 눈물을 흘렸다.“서준아, 나...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다급히 해명했다.“난 그냥 너 부담 좀 덜어주고 싶어서,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인력들은 다 정리하려고 했지. 그래야 회사 자금 부담도 줄어들잖아.”“자금 부담을 줄여?”배서준이 기가 찬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그깟 자금 부담이나 줄이겠다고 직원들을 다 내쫓아? 지금 엔지니어팀이 텅 비었는데, 프로젝트 진행은 누가 해? 이설 그룹 완전히 무너뜨리려고 온 거야?”서유라는 더 큰 울음을 터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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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서유라의 원가 절감 방식이 발표되자 이설 그룹 내부는 완전히 뒤집혀 버렸다. 직원들의 원성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사직서들이 수십 장씩 밀려들어 왔다. 그렇게 조직 운영은 혼란에 빠져버리더니 회사는 붕괴 직전까지 가버렸다.하지만 배건 그룹 입장에서는 그녀의 운영 방식이 비용 절감 측에서는 충분히 도움이 되었다.하지만 이설 그룹은 언제까지나 배건 그룹에서 인수한 자회사이자 남설아의 자산이었다. 만약 지나치게 밀어붙인다면 남설아도 반감을 가질 것이 분명했다.배서준은 남설아를 달래주기 위해 온갖 수를 써가며 로맨틱한 데이트를 준비했다.지역에서 가장 비싼 레스토랑을 예약하고는 정성스레 준비해온 선물까지 내밀며 한때의 감정을 다시 살려보려 애썼다.“설아야, 여기 푸아그라가 진짜 맛있더라. 한 번 먹어봐.”배서준은 정성스레 푸아그라를 덜어 남설아의 접시에 담아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남설아는 우아하게 한 입 떠먹더니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 배 대표님.”배서준의 미소가 어색하게 굳는가 싶더니 이내 활짝 웃어 보였다.“설아야, 우리 사이에 뭘 그렇게까지 예의를 차려. 그나저나 요즘 회사 운영에 좀 문제가 생겼는데, 너한테는 좋은 아이디어가 없을까?”남설아는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배서준을 바라보았다.“지금 그걸 저한테 묻는 거예요? 내가 지금 이설 그룹 운영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감히 대표님의 결정에 토를 달겠어요?”배서준이 다급하게 해명했다.“설아야, 오해야. 난 그냥 네 의견이 듣고 싶어서 물어본 거야. 어쨌든 이설 그룹에 대해서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너니까.”남설아가 입꼬리를 씨익 끌어올리며 말했다.“배 대표님이 그렇게까지 하시니까, 한 말씀만 드릴게요.”남설아는 차분하고도 논리적인 분석을 펼치며 온갖 전략을 제시해주었다. 배서준은 그녀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남설아의 실력에 대한 신뢰가 한층 더 깊어진 듯 보였다.하지만 남설아는 표정을 한껏 찌푸린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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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회사 전체가 숨 막히는 분위기 속에 휩싸여 있던 그때, 회사 정문 쪽에서 소란이 벌어졌다.누군가가 외쳤다.“배 대표님 오셨어요! 설아 씨랑 같이 오셨어요!”그 말에 서유라는 곧장 회사 정문 쪽으로 달려갔다.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배서준과 남설아가 웃으며 나란히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남설아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무작정 두 사람의 앞을 막아섰다.“서준아! 너 어디 갔었어? 왜 전화도 안 받아?”서유라는 마치 죄인이라도 추궁하듯 날카롭게 물었다.그러자 배서준은 인상을 구기며 서유라를 바라보더니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내가 어딜 가든 다 너한테 얘길 해야 하나?”그 한 마디에 서유라는 말문이 막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참아왔던 분노가 더욱 치솟았다.그녀는 곧장 고개를 돌려 남설아를 바라보더니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남설아, 진짜 대단하네. 근무 시간에 남의 남자한테까지 들러붙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왜 이렇게 뻔뻔해?”하지만 남설아는 그런 서유라의 말을 무시한 채 태연한 표정을 유지했다.배서준은 표정을 굳히더니 기분 나쁘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서유라, 말조심해. 남설아는 우리 회사 컨설턴트야. 난 그냥 일 얘기 하다 온 거고. 이게 대체 너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네?”말을 마친 그는 곧장 서유라에게서 시선을 옮겨 남설아에게 말했다.“가자, 설아야. 내가 사무실까지 데려다줄게.”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남설아는 배서준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두 사람은 그렇게 나란히 자리를 떴고, 서유라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초라하게 홀로 남겨진 서유라를 지켜보던 직원들도 한두 명씩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분노가 치밀어 오른 서유라는 무작정 남설아의 사무실로 찾아갔다.남설아가 막 사무실로 돌아와 의자에 앉으려던 그때였다. 서유라가 매서운 기세로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섰다.“남설아, 양심도 없어? 배서준이 내 남자친구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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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배서준은 점점 서유라와 함께할수록 자신의 삶이 엉망진창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자신에게 어울리는 여자는 남설아라고 느껴졌다.그는 곧장 휴대폰을 들어 천기준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천 비서, 지금 당장 나 대신 반지 하나 골라줘. 제일 비싼 걸로. 내 진심이 제대로 담길 만한 걸로 말이야.”배서준의 목소리에는 희미한 설렘이 묻어났다.천기준은 잠시 망설이더니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물었다.“반지라고요? 대표님, 갑자기 반지는 왜 그러시죠?”“당연히 선물로 주려고 사는 거지.”배서준은 신비로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만 묻고 얼른 진행해.”천기준은 여전히 의아해하면서도 빠르게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 지금 당장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천기준은 곧장 이 일을 남설아에게 알렸다.“남 대표님, 배 대표가 반지를 사겠답니다. 제 생각엔 남 대표님 드리려고 사는 것 같네요.”천기준의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어려 있었다.남설아는 눈썹을 살짝 치켜들며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반지요?”“나쁘지 않네요. 준다면 받아야죠, 뭐. 잘 써먹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남설아의 눈빛이 번뜩이더니 날카롭게 변했다.“천 비서님, 이렇게 하죠...”남설아는 조용히 분부했다.천기준은 남설아의 계획을 다 듣더니 슬쩍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세요, 남 대표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습니다.”천기준은 남설아의 지시대로 반지를 구매해 배서준의 사무실로 향했다.그는 일부러 배서준이 배건 그룹 임원들과 회의를 진행 중이던 때를 골라 반지를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모든 작업을 마친 후, 천기준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조용히 사무실을 빠져나왔다.그리고 배서준의 사무실을 조용히 엿보던 서유라가 이 모든 장면을 목격했다.천기준이 수상하게 사무실을 빠져나오는 모습을 발견한 서유라는 곧장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책상 위에 작은 반지 상자가 놓여 있었다.서유라는 빠르게 뛰는 심장을 가까스로 진정시키며 조심스럽게 반지 상자를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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