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사모님이 고개를 돌렸을 때, 그녀의 웃음은 조금 엷어져 있었다.처음에는 다소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서유라를 보자마자 세 사람의 관계를 단번에 파악한 듯했다.손님이 많은 자리인 만큼, 그녀의 말투는 여전히 공손하고 예의 바랐다.“서도현 씨, 너무 심각하게 생각 마세요. 젊은 사람들끼리라면 이런저런 마찰도 있는 법이죠.”그녀는 서도현, 서유라, 배서준을 쓱 훑어본 뒤 다시 남설아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설아 씨가 아까 저한테 외할머니께 물려받은 액세서리 이야기를 해줬어요. 디자인이 아주 독특하더라고요. 나중에 시간 되면 한 번 구경시켜줘요.”남설아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답했다.“사모님께서 관심 가져주신다면, 찾아서 가져다드릴게요. 몇 점은 옛 장인의 작품이라 요즘엔 보기 힘든 것들이에요.”“그럼 더 좋죠. 그렇게 귀한 예술품을 눈으로라도 볼 수 있다면 정말 영광이죠.”이씨 사모님의 관심은 점점 깊어졌고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서도현 일행은 자연스럽게 그 흐름에서 밀려나 있었다.서유라는 두 사람이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질투심이 치밀어 올랐다.화를 꾹 참고 애써 웃으며 끼어들었다.“사모님, 보석 얘기하시니 생각났는데요, 저도 며칠 전에 오랜 보석 액세서리 한 세트를 구하게 됐어요. 정교해 보이긴 한데 진품인지 확신이 안 서서요. 사모님께서는 이런 물건 많이 보셨을 테니, 혹시 감정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이 말엔 이목을 끌고 싶다는 의도와 함께 남설아의 ‘가짜 그림’ 사건을 은근히 짚고 넘어가려는 속셈도 숨어 있었다.하지만 이씨 사모님은 못 들은 척 손을 살짝 내저었다.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고 그 안엔 분명한 거리감이 있었다.“유라 씨가, 과찬이네요. 저는 보석 액세서리 같은 건 잘 몰라서요. 괜히 함부로 말했다가 실례될까 봐요. 오히려 설아 씨가 집안 내력도 깊고 이런 옛 물건에 대해 더 잘 아는걸요.”그러면서 남설아의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설아 씨, 혹시 유라 씨 액세서리 좀 봐줄 수 있겠어요?”남설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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