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반응은 강연찬도 예상하였다.그는 차가워진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여전히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배서준을 배건 그룹 경영진에 다시 들이자.”“오빠, 지금 제정신이야?”남설아는 홱 손을 뿌리치려 했다. 감정이 확 치솟은 듯했다.“그 사람이 누군지 잊었어? 서유라랑 짜고 우릴 어떻게 곤란하게 했는지 잊었어? 지금 배건 그룹이 이 모양 이 꼴 된 거, 다 그 사람 때문이잖아. 그런 사람을 다시 들이자고? 미친 거 아냐?”그녀는 숨이 가쁘게 올라오고 있었다. 그 제안은 그녀가 가장 건드리기 싫어하는 상처를 찔렀다.‘배서준’이라는 이름은 배신이었고, 상처였고, 무엇보다... 아이를 잃게 만든 트라우마 그 자체였다.그런 사람을 스스로 불러들이다니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짓과 다름없었다.“설아야, 진정해. 내 말을 끝까지 들어봐.”강연찬은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고 오히려 한발 다가와 그녀 팔을 꼭 잡았다. 그는 진심 어린 말투로 말했다.“네 마음 알아. 누구보다 잘 알아. 나도 배서준이 한 짓, 똑같이 분하고 미워. 하지만 내가 배서준을 다시 들이자고 하는 건, 용서하려는 것도 아니고 고개를 숙이자는 것도 아니야.”그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생각해봐. 지금 배서준은 서유라, 서도현, 그리고 그 뒤에 있는 마틴이랑 같이 움직이고 있어. 그 사람들은 어둠 속에 숨어 있고 우리는 다 드러난 상태야. 기술 유출 사태도 결국 우리가 무방비였다는 증거잖아. 계속 끌려다니고 있어. 배서준을 밖에서 방치하면 계속 당할 수밖에 없어. 차라리 안으로 들여와. 배건 그룹 핵심 자리에 앉히면 무슨 수를 쓰려는지 우리가 볼 수 있잖아. 그리고... 배서준이 원하는 게 뭔지 너도 알잖아. 배건 그룹, 다시 손에 넣는 거. 그럼 기회를 줘. 낚시처럼.”남설아의 숨은 여전히 가빴지만, 그의 말이 그녀의 혼란스러운 생각을 서서히 정리해주기 시작했다.그녀는 눈썹을 찌푸리며 이 터무니없는 제안 속에 감춰진 의도를 곱씹었다.“그러니까 미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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