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김미진의 흐느낌 소리에 모두 하던 생각을 멈췄다.안다혜가 고개를 숙이며 믿기 어렵다는 듯 물었다.“엄마, 대체 왜 그러세요?”“다 내 자식인데 어떻게 안쓰럽지 않겠어.”김미진은 감회가 어린 듯 말했다.“어릴 적부터 지켜봐 온 애인데, 이제 와서 갑자기 떠난다고 하니 슬프지 않을 수가 없지.”엄마가 자책하며 슬퍼하는 모습을 본 안다혜 역시 마음이 편치 않았다.비록 자신과 안소현은 사이가 틀어졌지만 이런 일들은 결국 아버지 귀에도 들어가게 될 것이다.그런 생각이 드니 안다혜는 괜히 억울해졌다.어릴 적에는 그렇게도 잘 숨겨왔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언젠가 드러나고 말았다.이제 와서 보니 그게 원인이었던 셈이다.김미진은 윤해준을 한번, 이모건을 한번 바라보더니,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여기 너무 오래 있는 것 같구나.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먼저 돌아가.”이모건이 막 입을 열려던 찰나, 윤해준의 대답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장모님, 장모님의 곁을 지키는 건 절대 시간 낭비가 아닙니다. 저희가 힘이 되어 드리고 싶은 마음에 함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장모님의 곁에 함께할 수 있다면 저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능숙한 말솜씨에 방 안의 사람들이 모두 순간 압도당했다.안다혜조차 지금까지 몰랐던 윤해준의 면모에 새삼 놀랐다.“그래요, 엄마. 저희는 여기서 하루 묵고 갈게요. 그래야 엄마를 돌보기도 편해요.”하지만 김미진은 완강했다.“여기 간병인도 있는데 뭘. 너희는 어서 돌아가. 괜히 일에 지장이 있으면 안 되잖아.”“하지만...”안다혜가 뭐라 대답하려 했지만, 김미진은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괜한 말 말고, 그냥 가. 나 혼자서도 괜찮아. 게다가 여기 비서도 있잖아.”김미진은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는 걸 여전히 어색해했다.게다가 조금 전 안소현의 일도 그녀에게 큰 충격이었다.앞으로의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이제는 차분히 다시 생각해봐야 했다.더는 아무렇게나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고 다짐했다.안다혜는 그래도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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