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Bab 91 - Bab 100

100 Bab

제91화

예진은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다.‘와, 진짜 방연지랑 류아린 둘 다 향수 냄새... 질식할 뻔했네.’그 순간 민혁이 조용히 다가와 예진을 소파 쪽으로 이끌었다.“왜요, 이런 자리 좀 낯설어요?”그는 조심스레 묻고, 두 사람은 조용한 구석에 앉았다.예진은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아니요. 그런 건 아닌데요.”‘사실 난 원래 이런 데 좋아했어.’ ‘어릴 땐 부모님 파티 따라가고 싶어서 매번 졸랐는데...’‘작은 드레스 고르는 것도 진짜 진심이었고.’‘심지어 열여덟, 윤제 처음 본 날도... 그 날이 내 성인식이었잖아.’ ‘모두의 시선을 받는 그 느낌이 꽤 좋았었는데...’하지만, 예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이젠 그때와는 달랐다.윤제는 늘 말했었다.“여자는 괜히 앞에 나서지 말고, 집안 잘 챙기면 그게 최고지.”그 말은 곧, 예진을 세상으로부터 천천히 단절시키고 가두는 주문이 되어버렸다.‘내가 좋아하던 것도, 나라는 사람 자체도... 점점 낯설어졌어.’민혁이 샴페인 두 잔을 가져왔다.예진에게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이혼보다 더 무서운 게 뭔지 알아요?”예진은 잔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뭔데요?”민혁은 잔을 들고 예진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이혼해도, 그 사람의 그림자가 여전히 예진 씨 안에 남아 있다는 거예요.”“아직도... 본인이 누구였는지 기억은 나요?”예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마음 어딘가, 멈춰 있던 감정이 조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나? 내가... 어떤 사람이었더라.’예진은 순간 멍해졌다.‘솔직히 말하면, 기억이 안 나.’부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를 내려놓은 지 오래지만, ‘부윤제의 아내’라는 그림자는 아직도 자신을 짓누르고 있었다.손에 들고 있던 샴페인 잔을 꽉 쥔 채, 손끝이 하얗게 질렸다.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아니... 대답할 용기가 안 났다.그때, 민혁이 조용히 말했다.“질문 몇 개만 할게요. 생각하지 말고 바로 대답해요.”예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민혁은 예진을
Baca selengkapnya

제92화

아린은 연지의 손을 꼭 잡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만하자, 오늘은 좋은 날이니까... 괜히 분위기 망치고 싶지 않아.”‘이럴 땐 더 약한 척해야 해... 그래야 사람들이 다 내 편 들어주니까.’그런 아린의 태도에 윤제는 더더욱 안절부절못했다.“말해봐.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 누가 널 때렸어?”연지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듯, 입술을 깨물다가 결국 터트렸다.“고예진이에요! 고예진이 아린이 때렸다고요!”예진의 이름이 튀어나오는 순간, 윤제의 눈빛이 매섭게 흔들렸다.순식간에 주변은 술렁이기 시작했다.“고예진? 부윤제 대표 부인이잖아?”“고씨 가문 딸 아니야? 어휴, 큰일 났네.”“아니 그니까, 내연녀 생일 파티는 챙기면서 정작 아내는 안 데려오면 어떡해?”“내가 그 아내였어도 참았겠냐고, 말이 되냐 진짜.”“...”속삭이듯 쏟아지는 말들 사이에서, 아린은 눈물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그래... 이제 다들 내 편이야. 이 정도면 충분히 불쌍해 보이겠지.’선재는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감지하고 연지의 팔을 살짝 잡아당겼다.“야, 그만 말해.”하지만 연지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미 입이 풀려버린 그녀는 쉴 새 없이 말을 뱉었다.“아까 화장실에서 아린이랑 고예진이 마주쳤거든요? 고예진도 드레스를 입고 있어서, 우리 그냥 파티에 온 줄 알았죠. 그래서 인사했는데, 갑자기 고예진이 아린이한테 막 손찌검을...”윤제의 표정은 점점 굳어갔다. 그걸 눈치챈 선재는 당황한 얼굴로 연지를 다시 끌어당겼다.“야, 됐어. 그만하라고.”“왜! 틀린 말도 아닌데 왜 말을 못 해?”연지가 억울하다는 듯 소리쳤지만, 선재는 작정한 듯 연지를 강제로 끌고 구석으로 밀어냈다.“말 좀 가려 해! 윤제 형 지금 얼굴 안 보여? 여기서 더 나가면 그 불똥 다 우리한테 튄다고!”연지는 못마땅한 듯 입술을 삐죽거리며 입을 다물었다.태현과 건우는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어이없다는 듯 씁쓸하게 웃었다.그때, 아린이 살짝 앞으로 나서서 윤제의 팔을
Baca selengkapnya

제93화

8층.예진은 아직 자신이 엉뚱한 누명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건설사 대표인 진경철이 와인잔을 들고 민혁에게 다가왔다.“서 변호사님, 이렇게 젊고 유능하신 분께 혹시 여자친구는 없으신지...?”그 말의 뉘앙스를 단박에 파악한 예진은 옆에서 웃음을 꾹 참았다.‘소개팅 시도하시는 건가... 분위기 참 민망하네.’민혁은 반응도 빠르다.잔을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열심히 마음을 전하는 중이에요.”“오호... 그럼 꼭 성공하시길 바랍니다.”진경철 대표는 덕담처럼 웃으며 잔을 부딪쳤고, 두 사람은 단숨에 와인을 비웠다.예진은 옆에서 잠깐 멍하니 서 있다가, 곧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다.“그런데 서 변호사님 옆에 계신 분이 어디서 많이 뵌 듯한데... 혹시?”예진은 재빨리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안녕하세요, 고예진입니다. 서민혁 변호사님의 비서로 일하고 있어요.”그 말을 들은 진경철은 금세 무언가 기억난 듯 눈을 반짝였다.“아, 고 회장님 따님! 고환일 회장님, 맞죠?”예진은 잠깐 멈칫했다.‘아버지가 부동산 쪽이니... 혹시 예전부터 알고 계셨던 분인가?’“혹시 저희 아버지를 아세요?”예진이 조심스레 묻자, 진경철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그 눈빛은 예진을 천천히 위아래로 훑었다.“고 회장님이랑은 수십 년 된 파트너예요. 예진 씨 성인식 때도 내가 갔어요. 그땐 정말... 예진 씨 눈여겨본 집 많았죠. 다들 사돈 맺겠다고 난리였거든요. 근데 결국 부씨 집안 그 친구한테로 갔더라고요?”‘부윤제...’그 이름이 언급되자, 예진의 미소가 미세하게 굳어졌다.‘이런 자리에서까지 그 이름을 들어야 하나...’진경철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슬쩍 물었다.“근데 오늘은 부 대표님은 안 왔나 봐?”예진은 잠시 말문이 막혔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 사람은 오늘 일정이 안 돼서요. 전 업무상 서 변호사님과 동행한 겁니다.”‘괜히 뭔가 숨기는 사람처
Baca selengkapnya

제94화

“고예진!”윤제의 목소리가 확 높아졌다.순간, 연회장 안 공기가 싸늘하게 식었다.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아린은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오빠... 그만해. 사람들도 다 보고 있잖아. 그냥... 내가 혼자 넘어졌다고 하면 돼요. 예진 씨랑은 상관없어...”‘이럴 때는 이렇게 해돼.’‘그래야 내가 더 착해 보이고, 부윤제는 더 미안해할테니까.’아린이 이렇게 나오자 오히려 윤제의 감정이 더 고조되었다.‘내가 안 나서면 진짜로 고예진 편을 드는 줄 알겠지...’주변 사람들도 하나둘 웅성대기 시작했다.“저 사람들... 부윤제 대표랑 고예진 사모님 아니야?”“헐, 남편은 자기 첫사랑 생일 챙겨주러 왔는데, 아내가 딴 남자랑 나타난 거네.”“이건 뭐...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다.”“...”수군거림은 점점 수위를 넘기 시작했고, 한쪽에선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슬쩍 꺼내는 사람도 있었다.사실 이런 상류층 파티에서는 웬만한 스캔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게 일반적이었다.첫사랑을 숨겨두고 겉으로만 부부인 척하는 집도 수두룩했고, 돈 많은 사모님들이 어린 남자 데리고 다니는 것도 더 이상 뉴스가 아니었다.하지만 이렇게 공개석상에서 대놓고 싸우는 경우는... 매우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사람들은 눈빛에 기대와 흥미를 한가득 담은 채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다.건우가 발 빠르게 앞으로 나서며 윤제의 팔을 조용히 잡아당겼다.“그만해. 이런 건 나중에 따로 얘기해.”태현도 눈치를 보며 덧붙였다.“형, 여기 우리가 빌린 장소도 아니고... 여기서 더 나가면 곤란해져요. 괜히 다른 사람들한테 민폐 끼치고, 뒷말도 나올 거고...”이 바닥은 인맥이 곧 돈이고, 평판이 사업의 기반이었다.‘이렇게 공개적으로 분탕을 치면, 누가 다음 계약에서 같이하겠어...’하지만 윤제는 더 이상 이성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예진과 민혁이 커플처럼 어울리는 옷을 입고 서 있는 그 모습을 보자, 마치 불난 집에 기름이라도 부은 듯 분노를 일으켰다.‘아직은 내 아내인
Baca selengkapnya

제95화

윤제는 이를 악물고 민혁을 노려봤다.그 눈빛은 당장이라도 민혁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기세였다.‘이 자식... 감히 내 앞에서...’두 사람이 금방이라도 주먹다짐이라도 할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예진이 조용히 앞으로 나섰다.민혁의 옷깃을 살짝 잡아당기자, 그제야 민혁은 윤제의 손목을 놓았다.퉁-중심을 잃을 뻔한 윤제는 아린이 잡은 손에 기대어 간신히 몸을 지탱했다.“오빠... 나 진짜 괜찮아. 우리 그냥 돌아가자.”하지만 윤제는 눈에 핏발을 세우며 예진을 향해 다시 한번 쏘아붙였다.“우리 아직 법적으로 이혼도 안 끝났는데, 당신 이렇게 벌써 딴 남자랑 데이트하러 나와? 그 꼴로 감히 아린이한테 손까지 대? 진짜... 역겹지도 않아?”‘저 사람이랑 살면서, 내가 몇 번이나 참았는데...’‘이제 와서 나한테 ‘역겹다’고?’민혁이 다시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예진이 조용히 그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놔둬요. 이건 제가 직접 끝내야 할 일이에요.”민혁은 그 말에 잠시 멈칫하다가, 한 발 뒤로 물러났다.그리고 묵묵히 예진의 등 뒤에 서서 그녀를 보호하듯 자리를 지켰다.예진은 차분한 눈빛으로 윤제를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아린에게로 옮겼다.“우릴 더럽히지 마. 나랑 서 변호사님, 아무 사이 아니야. 그러는 당신들은? 그렇게 깨끗하다고 자신할 수 있어?”‘어젯밤 그 일까지 드러나면... 아무 말 못할 텐데?’잠깐, 윤제의 눈빛이 흔들렸다.‘젠장...’그 시선이 한순간 옆으로 피하는걸, 예진은 놓치지 않았다.예진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이 여자가 나한테 맞았다고 하니까, 당신은 무슨 정의의 사도인 양 문제를 끌고 올라와? 부윤제, 당신의 머리로 대표 노릇을 한다는 게 난 더 놀라워.”“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예진은 비웃듯이 말했다.“화장실 복도에 CCTV 있어. 가서 확인하면 되겠네. 누가 누굴 때렸는지, 금방 알 테니까.”그 말을 들은 순간, 아린의 얼굴에 미세한 긴장감이 스쳤다. 하지만 곧 표정을 바꾸며
Baca selengkapnya

제96화

“회장님, 실망하실까 봐 미리 말씀드립니다. 이 아름다운 분은 오늘 제 파트너입니다.”민혁이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예진은 민혁의 팔에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며, 조금도 피하지 않고 유지강 회장을 향해 웃었다.“맞아요. 그리고 전 이미 부 대표님과 이혼 절차를 밟고 있어요. 곧 법적으로도 남남이 되겠죠. 부 대표님께서 다른 분을 동반하셨길래, 저도 굳이 혼자일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요.”‘어차피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누구나 다 아니까.’‘나는 숨을 게 없고, 당신만 민망하면 그만이야.’예진의 한 마디에, 연회장의 공기는 다시 한번 출렁였다.‘이혼 진행 중?’사람들의 표정은 놀라움과 흥미가 뒤섞였고, 윤제의 얼굴은 눈에 띄게 굳어졌다.유지강 회장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오호, 그럼 뭐... 원만하게 정리되면 좋은 거죠. 요즘 젊은 사람들 일에 내가 굳이 끼어들 건 없겠네요. 다들 오늘은 그냥 즐기자고요.”유 회장은 분위기를 능숙하게 정리했다.그 말 한마디에 사람들은 흩어지기 시작했고, ‘이혼’이라는 민감한 단어는 금세 파티장 여기저기서 속삭임으로 번져갔다.예진은 민혁의 팔에 기대어 다른 쪽으로 걸어갔다.둘의 뒷모습은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윤제는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지금 가자니 내가 뭘 하러 왔는지도 모르겠고...’‘계속 남아있자니 체면을 완전히 구기는 거고...’윤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입술만 질끈 깨물었다.‘여기서 바로 가버리면 유 회장한테도, 예진한테도 지는 거 같잖아.’건우와 태현은 눈빛을 주고받더니, 서둘러 윤제 옆으로 다가왔다.“어떡해? 그냥 나갈까?”분위기는 이미 수습이 불가능했고, 아린 역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윤제의 팔을 조심스럽게 잡았다.“오빠... 우리 그냥 가자. 나 너무 민망해...”그 말에 윤제는 민혁과 예진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예진은 민혁과 나란히 서서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환하게 웃는 얼굴, 윤제가 기억하는 어느 순간보다도 예뻤다.
Baca selengkapnya

제97화

“이 여자는 애초에 춤도 못 추는데.”윤제가 또다시 빈정거리며 다가오자, 예진의 눈가에 머물던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또 시작이네. 언제쯤이면 남이 된다는 걸 인정할까.’민혁은 아예 대놓고 눈을 돌리며, 한쪽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이래서 예진 씨가 이혼하자는 거예요. 남보다도 못하게 굴면서, 뭘 얼마나 알고 있다고 입을 놀리세요?”“너...!”윤제는 할 말을 잃은 듯 씹어 삼키고, 억지로 냉소를 흘렸다.“고예진, 춤 못 추는 건 창피한 게 아니야. 근데 못 추면서 잘난 척하다가 망신당하면 그게 더 웃긴 거지.”예진은 그 말에 코웃음을 쳤다.‘내가 원래 이런 걸로 승부 보려는 사람은 아닌데... 굳이 자꾸 건드리네?’예진은 말없이 민혁의 손을 살며시 잡고 일어섰다.“우리 가요. 괜히 말로 시끄럽게 하지 말고, 직접 보여주죠.”둘은 조용히 무도장 가운데로 나섰고, 윤제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얼굴빛이 확 변했다.‘하지 마... 가지 마...’입은 비아냥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속으론 애타게 외치고 있었다.“흥, 쇼는 잘하네. 한 번 실수하면 차마 못 봐줄 텐데, 두고 보자.”그 옆에서 아린은 입술을 꾹 다물며 예진을 노려봤다.‘저 표정... 부윤제가 저런 얼굴로 나를 본 적 있었나?’‘안 되겠어. 고예진을 완전히 무너뜨리려면... 나도 더 세게 나가야 해.’한편, 무대 중앙.민혁과 예진은 마치 오래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파트너처럼, 딱딱 맞는 스텝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예진의 붉은 드레스는 조명 아래서 더욱 선명하게 빛났고, 피부는 마치 백지처럼 투명하게 반사됐다.‘진짜 예쁘다.’주변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멈춰 섰다. 음악은 흐르고 있었지만, 이제 무도장의 중심은 오직 둘뿐이었다.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한발 물러서며, 두 사람의 춤을 감상하기 시작했다.윤제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기지 않았다.‘저렇게 웃던 사람인가...’‘고예진이 저렇게까지 환하게 웃을 줄 아는 사람이었나?’심지어는 선재마저 멍하니 무도장 가운데를 바
Baca selengkapnya

제98화

은주는 한참이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 숨소리부터가 심상치 않았다.[헉헉... 여보세요...]예진은 바로 긴장했다.“왜 그래? 어디 다친 거야?”‘설마... 술 먹고 사고 친 거야? 아니면 진짜 이상한 놈한테 물리기라도 한 건가?’그 순간, 은주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문제 생겼어. 아주 큰 문제. 너네 지금 당장 좀 와줘야 돼.]뚝-전화를 끊자마자 예진은 민혁과 함께 연회장을 떠나 바로 대리운전을 불러 은주의 집으로 향했다.예진은 은주 집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기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갔다.들어서는 순간, 올라오는 알 수 없는 냄새에 예진은 잠깐 숨을 멈췄다.‘이 냄새 뭐야, 소주랑 라면이랑... 페브리즈 섞인 느낌?’그리고 바로 보인 광경.거실 바닥 한가운데, 영호가 쓰러질 듯 말 듯 쓰레기통을 품에 안고 눈물을 머금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소파엔 은주가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고, 표정은 말 그대로 극혐.예진과 민혁이 들어오자, 은주는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예진에게 와락 안겼다.“예진아... 나 진짜 죄값 치르는 기분이야... 저거 봐봐. 나 그 쓰레기통, 이번 시즌 한정 LV 컬렉션이란 말이야. 근데 쟤가 거기에 대고 토했어!”그러더니 바로 손가락으로 소파를 가리켰다.“그리고 저 소파! 내가 유럽에서 배로 공수해온 최상급 가죽이야. 근데 저기다 또 토했어. 하... 진짜 눈물 난다...”예진은 꾹 참고 은주의 어깨를 토닥였다.‘어떻게 위로해야 하지...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민혁은 옆에서 팔짱을 끼고 한쪽 눈썹을 올렸다.“그러게. 누가 낯선 남자 술 먹이고 집에 들이래?”“야! 나도 마음 약해서 그런 거지! 얘가 집 없다고 하니까 그냥... 하루 재워준 건데, 하필 왜 오늘 내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냐고!”예영호는 그런 말을 다 듣고 있었다. 힘겹게 쓰레기통을 안은 채 일어나려다 말고 말했다.“죄송합니다, 저 진짜... 크읍...!”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는 다시 토했다. 은주는
Baca selengkapnya

제99화

식사가 끝나고 나자, 영호는 더 머물기 민망한 듯 자리에서 조심스레 일어섰다.“이제... 저 먼저 가볼게요. 너무 폐 끼친 것 같아서...”현관문 앞에서 신발을 신던 영호는 고개를 들고 말했다.“서은주 씨... 카톡 친구 추가좀 해도 될까요? 아까 그 쓰레기통이랑 소파... 얼마인지 알려주시면, 꼭 보상할게요.”예진과 민혁이 조용히 지켜보는 가운데, 은주는 의외로 망설이지 않고 핸드폰을 꺼냈다.“뭐, 손해 본 건 맞으니까... 받아두는 게 예의겠죠.”두 사람은 조용히 카톡 친구로 서로를 추가했고, 영호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문을 나섰다.문이 닫히자마자, 은주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예진과 민혁을 향해 돌아섰다.“예진아, 오빠, 재하 오빠랑 선아 씨한테 전해줘. 어제 우리가 건 내기... 내가 이겼다고! 예영호가 먼저 카톡 달라고 했다니까?”민혁은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곧장 은주의 귀를 잡아당겼다.“야, 너 요즘 하는 짓 보니까 점점 겁이 없어지네? 술에 잔뜩 취한 남자 데려다 집에서 재우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아이, 오빠! 진짜 아파!! 나도 좋은 마음으로 하루 재워준 거라니까! 진짜 그런 줄 알았으면 절대 안 데려왔지!”“네가 그런 걸 판단해? 너 아버지가 이 사실 아시면 너 다리 똑 부러진다.”‘진짜, 우리 아빠 그러고도 남을 분이지.’예진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웃었다.은주가 제일 무서워하는 존재가 바로 아버지였다.은주는 입을 삐죽이며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나 잘못한 거 인정하니까... 제발 아빠한텐 비밀로 해줘. 진짜 아빠가 아시면... 나 최소 3일은 집 밖 못 나갈걸?”민혁은 귀를 놓아주며 단호하게 말했다.“다음에 또 이런 일 생기면... 나 진짜 가만 안 있어. 그땐 아빠보다 내가 먼저 손을 봐줄 수도 있어.”은주는 순식간에 예진 뒤로 숨었다.“예진아, 너희 사장님 진짜... 악마야, 악마!”민혁은 소매를 걷어 올리며 또다시 다가갔다.“뭐? 악마라고?”“으아아악!!”은주는 소리를 지르며 오빠에
Baca selengkapnya

제100화

송승예는 겨우 눈물을 멈추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예진은 그 틈을 타 복도로 나가 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변호사님... 저 오늘, 휴가 좀 내도 될까요?”민혁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했지만, 살짝 장난기 섞인 말투였다.[인턴 기간에 휴가라... 아직 수습도 안 끝났는데?]예진은 순간 당황했다.‘안 되는 건가...? 아니, 그냥 사정 얘기할까?’‘근데 또 집안일까지 말하는 건 좀... 그렇지.’입술을 꾹 깨문 채, 예진은 조용히 말했다.“정말 급한 일이라서요. 안 되면... 그냥 월급에서 까주세요.”민혁은 순간 전화를 들고 웃음을 참았다.‘저번에 그렇게 만취한 와중에도 시급 계산하던 사람이 스스로 월급 깎아도 된다고?’‘진짜 급하긴 급한가 보네.’[그래요. 그럼 오늘은 그렇게 하고요. 혹시 도움 필요하면, 망설이지 말고 연락해요.]“네... 감사합니다.”예진이 전화를 끊고 다시 수술실 앞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문이 ‘철컥’ 열리는 소리가 났다.예진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선생님! 저희 아버지는요?”“괜찮으신 건가요?”송승예와 예진이 거의 동시에 달려가듯 물었다.담당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행히 도착이 빨라서 심장 우회로 수술로 잘 넘겼습니다. 지금은 위험한 고비는 지났고, 다만 당분간은 절대 무리하거나 큰 스트레스가 없어야 합니다.”‘다행이다... 진짜 다행이야.’예진은 긴장이 풀리자 무릎이 꺾일 뻔했다.송승예도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잠시 후, 고환일은 병실로 옮겨졌다. 입원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였다.송승예를 부축하며 병실에 자리를 잡은 예진은 잠시 짐을 챙기러 나왔다.‘침구류랑 세면도구, 생수에 간단한 먹을 것까지...’‘그래도 다행히 병원 1층에 마트 있던데.’예진은 가방을 메고 병원 로비를 내려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이제부터 내가 챙겨야지.’‘아빠가 지켜주던 세상에서 살았지만 이젠 내가 부모님을 지킬 사람이 됐으니까.’...예진은 기저귀 패드 몇 장과 세숫대야, 세면도구와 간단한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5678910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