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Bab 101 - Bab 110

340 Bab

제101화

대충 무슨 일인지 감이 왔다.민혁은 이를 악문 채 나지막하게 내뱉었다.“진짜 개자식이네.”예진이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부윤제는 늘 그래요. 절 완전히 자기 손아귀에 넣고 싶어 하고, 제가 얌전히 말을 잘 듣길 바라는 거죠.”“근데 늘 순종적이던 제가 갑자기 벗어나려 하니까, 당연히 가만있을 리 없죠. 반드시 혼쭐을 내려는 거예요.”집안일은 또 어쩐지 자신이 나서서 도와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내가 왜 그때 법을 택했을까?’‘차라리 금융 쪽을 갔더라면, 지금은 조금이나마 집안을 도울 수 있었을 텐데...’예진의 기색을 읽은 민혁이 걸음을 멈췄다.예진도 그와 함께 멈춰 서서 민혁을 바라보았다.“왜 그래요?”민혁은 예진을 똑바로 응시했다. 눈빛이 한없이 진지했다.“반격하려면 제대로 해야 해요. 사소한 어려움에 주저앉으면 안 돼요. 그러면 부윤제는 이렇게 생각하겠죠.”“‘아, 고예진은 여전히 예전의 고예진이구나.’... ‘내가 손가락만 까딱하면 언제든 내 곁으로 돌아오겠지.’... 그런 착각을 하도록 놔 두면 절대 안 돼요.”“사람은 원래 그래요. 한두 번 소동이 저도 결국 흐지부지 끝나 버리면, 상대는 착각을 해요. 결국 아무리 발버둥 쳐도 떠날 수 없을 거라고...”“그런 착각이 자리 잡으면 상대는 더 대담하게, 더 무자비하게 상처를 입히기 시작할 거예요.”민혁의 말을 곱씹은 예진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걱정 마요. 전 끝까지 버틸 거니까.”두 사람은 다시 발걸음을 옮겨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그 시각, 고환일은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채 누워 있었고, 창가에 앉은 송승예가 남편의 얼굴을 조심스레 닦아주고 있었다.예진이 민혁을 데리고 들어가자, 송승예가 일어나 맞이했다.“엄마, 내 친구예요. 서민혁 변호사님.”민혁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송승예는 거리낌 없이 그의 얼굴에서 발끝까지 훑어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사모님,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서민혁이라고 합니다.”“그래요. 서 변호사님, 만나서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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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별말씀을요. 예진 씨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기쁩니다.”예진은 얼른 한 발 앞으로 나섰다.“엄마 말은 그냥 흘려들으세요, 민혁 씨. 이건 제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굳이 신경 안 쓰셔도 돼요.”민혁은 이미 자신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었다.‘이 이상 빚지면 나중에 어떻게 갚아야 할지...’그런데 민혁은 마치 송승예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송승예의 손을 잡으며 웃었다.“사모님, 예진 씨는 늘 저한테 사양만 하네요. 하지만 친구라면 당연히 힘이 닿는 데까지 돕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절대 거절하지 마세요.”송승예의 눈빛은 한층 더 밝아졌다. 만족스러움이 얼굴에 가득했다.“참 예의 바른 청년이네.”“엄마!”예진은 더는 듣고 있을 수 없어 목소리를 높였다.하지만 송승예와 민혁은 아예 예진을 대화에서 빼놓은 듯,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이건 이미 못 막겠네... 결국 받아들야겠어.’‘나중에 민혁 씨한테 진 빚은 차근차근 갚아 나가야지.’예진은 속으로 포기한 채 생각했다.두 사람은 제법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사이 민혁의 핸드폰이 울렸다.민혁은 받지 않고 그대로 두었지만, 예진은 그 틈을 타서 민혁을 붙잡았다.“아마 의뢰인 쪽에서 급한 연락일 거예요. 민혁 씨, 전 당분간 별일 없으니까 먼저 가서 일 보세요.”송승예도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맞장구쳤다.“그래, 민혁아. 일할 때가 제일 중요하지.”민혁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어머님. 그럼 잠깐 의뢰인을 만나고 오겠습니다. 같은 층에 계시니까 금방 끝날 거예요.”“그래, 다녀와.”송승예는 서둘러 대답했다.‘민혁아? 어머님? 벌써 이렇게 친해지신 거야?’순간 당황스러워진 예진은 재빨리 민혁을 끌고 병실을 빠져나왔다.“왜 그래요? 저랑 예진 씨 어머님이랑 대화하는데 예진 씨가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잖아요.”민혁이 장난스럽게 웃었다.예진은 복도를 걸으며 작은 목소리로 대꾸했다.“우리 엄마 원래 성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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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예진은 문득 입가에 미소를 띠더니, 한참 만에야 몸을 돌려 병실로 향했다.막 들어서자마자, 고환일이 천천히 눈을 떴다.그때, 병실 문이 벌컥 열리며 여러 사람이 우르르 들어왔다.나이가 제법 들어 보이는 의사가 앞장섰고, 그 뒤로는 크고 작은 가운 차림의 의사들이 줄줄이 따라왔다.예진이 놀란 눈으로 물었다.“여기는... 무슨 일이죠?”맨 앞의 교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고예진 씨, 안녕하세요. 저희는 모두 순환기내과 교수들입니다. 앞으로 고 회장님의 모든 진료와 회진은 저희가 직접 책임질 겁니다.”예진은 잠시 눈을 가늘게 뜨며 교수들을 바라봤다.“병원에... 이런 서비스도 있나요?”교수들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거의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환자분이 만족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고예진 씨, 안심하세요. 저희가 고 회장님을 최대한 빠르게 회복시키겠습니다.”교수들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예진은 왠지 모르게 석연치 않았다.‘우리 집이야 어느 정도 인맥은 있지만... 병원 쪽은 거의 없는데...’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부모님이 부른 게 아닐 터였다.‘혹시... 민혁 씨?’그 생각이 스치듯 머리를 지나갔지만, 예진은 곧 고개를 저었다.‘아무리 민혁이 인맥이 넓다 해도, 이렇게 많은 교수를 한 환자한테 붙이다니...’ ‘이건 단순한 인맥으로는 안 돼.’‘게다가 그 사람은 변호사잖아.’‘병원에 이렇게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리가 없지.’민혁이 간병인 두세 명을 구해오는 건 가능하다고 믿었지만, 이렇게 전문 의료진을 움직인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다.결국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예진은 마음속으로 조용히 결론을 내렸다.‘어쨌든, 우리 아빠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돌봐주신다니... 그거면 됐어.’...교수들의 철저한 검진 끝에, 고환일의 수술은 아주 성공적으로 끝났다.마취가 서서히 풀리면서 의식도 조금씩 돌아왔지만, 고환일은 아직 말을 하기는 힘든 듯했다.잠시 눈을 뜬 그는 흐릿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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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고환일은 감정이 조금 가라앉자, 예진의 손을 꼭 쥔 채 놓지 않았다.“부윤제 그놈이... 우리 집안에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 몰랐구나. 예진아, 부윤제는 네 평생을 맡길 만한 사람이 아니었어. 네 선택이 옳았어.”옆에 있던 송승예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지금은 부씨 집안이 잘나가니까, 부윤제가 은혜를 원수로 갚는구나. 우리 집이 잘나가던 시절, 그 집이 얼마나 도움을 받았는지 잊은 모양이야.”고환일이 다시 입을 열었다.“우린 부윤제에게 큰 도움을 바라지도 않았어. 하지만 이렇게 기회만 엿보다가 뒤에서 발목을 잡다니... 그건 사람 도리가 아니지.”예진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세요, 아빠. 다 알고 있어요. 이미 어떻게 할지 마음을 정했어요.”고환일과 송승예는 이혼이 불가피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딸이 결혼 생활을 끝내려는 순간, 집이 버팀목이 되기는커녕 짐이 된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하지만 두 사람 모두 알았다. 예진은 언제나 자기 생각이 분명한 아이였다.딸이 ‘방법을 정했다’고 말한다면, 더 이상 캐묻는 건 의미가 없었다.그때,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민혁이 한 손에 도시락을 들고 있었다.“회장님이 깨어나셨군요. 딱 맞춰 왔네요.”낯선 목소리에 시선이 향했다.민혁은 도시락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곧장 고환일 곁으로 다가갔다.“회장님, 몸은 좀 어떠세요?”고환일은 순간 멈칫하면서 예진을 바라봤다.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예진 씨의 친구, 서민혁이라고 합니다.”송승예는 조용히 남편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그리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남편의 귀에 뭔가 속삭였다.고환일은 곧바로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었다.“아, 서 변호사였구먼. 덕분에 많이 좋아졌네. 일부러 와줘서 고맙네.”민혁은 전혀 사양하는 기색 없이 말했다.“회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냥 작은 일이에요. 그리고 말씀 편하게 하세요. 어머님처럼 그냥 이름 부르시면 됩니다.”“그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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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민혁은 국을 한 숟갈 뜨더니, 살짝 불어 식힌 후 고환일에게 건넸다.고환일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맛이 괜찮네.”그렇게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예진은 그 모습을 보며, 묘하게 자기 자리를 빼앗긴 듯한 기분이 들었다.소파에 앉아 있던 송승예가 손짓했다.“예진아, 참 네 팔자도 고생이구나. 이리 와서 밥 좀 먹어. 식기 전에.”그러더니 이번엔 민혁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민혁아, 너는 밥 먹었니? 먼저 와서 조금 먹고 해도 되잖아.”“어머님, 걱정 마세요. 오기 전에 간단히 먹어서 배 안 고파요.”민혁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송승예는 그런 민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은근히 미소를 지었다.예진은 부모님이 이미 민혁을 마음에 들어 한 걸 눈치채고, 순간 어색해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서은주가 바람처럼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리고 손에는 과일바구니와 영양제가 들려 있었다.은주는 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민혁이 고환일에게 국을 먹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곧 표정을 풀며 다가왔다.“아저씨! 괜찮으세요?”고환일은 은주와 익숙한 사이라, 예진의 절친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고, 늘 발랄하고 귀여운 친구라고 생각했다.그는 웃으며 대답했다.“은주 왔구나. 이제 괜찮다. 일부러 와줘서 고맙네.”은주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괜찮으시다니 다행이에요. 진짜 깜짝 놀랐잖아요.”예진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갔다.“너 어떻게 온 거야?”은주는 들고 있던 것을 바닥에 내려놓고, 허리에 손을 짚으며 예진을 노려봤다.“우리 둘이 절친 맞아? 아저씨한테 이렇게 큰일이 났는데, 왜 나한테 말을 안 했어?오늘 아침에 민혁 오빠한테 듣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모를 뻔했잖아!”예진이 민혁을 바라보자, 민혁은 곧바로 국을 떠서 고환일에게 건넸다.“저는 그냥 은주한테 환자 식사에 뭘 조심해야 하는지 물어봤을 뿐이에요. 나머지는 은주가 혼자 짐작한 거예요.”예진은 민혁과 은주를 보며 한숨이 나올 듯 웃음이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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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예진은 고개를 저었다.“아버지가 작은 수술 때문에 입원하셨어요.”이제는 영호와 제법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지만, 괜히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역시나, 영호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무슨 수술인데요? 많이 안 좋으신 건 아니죠? 고 회장님 상태는 괜찮으세요?”“심장 우회 수술이에요. 지금은 이미 괜찮아졌어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영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 돌린 듯 표정을 풀었다.예진은 복도로 나가 쓰레기를 버린 뒤, 병실로 돌아가려고 했다.“그럼 전 이만 들어 갈게요. 나중에 시간 나면 다시 봬요.”영호는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더 말하지 않았다.그런데 병실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문이 다시 열렸다.이번엔 영호가 두 박스의 우유와 과일바구니를 들고 서 있었다.경찰 제복을 그대로 입은 채였기에, 고환일과 송승예는 순간 놀란 눈빛을 주고받았다.“고 회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예진 씨 친구입니다. 아프시다고 해서 인사드리러 왔어요.”‘아, 예진이 친구구나.’그 말에 두 사람의 표정이 단번에 환해졌다.“어서 와요. 이런 건 뭐하러 사 와요. 너무 고맙네.”고환일의 얼굴에 웃음이 더 깊게 번졌다.예진도 앞으로 나서며 물건을 받았다.“괜히 돈 쓰게 했네요. 이렇게 많이 사 오시고.”영호는 환하게 웃었다.“이게 무슨 돈이에요. 회장님이 아프신데, 후배가 인사 오는 건 당연하죠.”민혁이 예진을 도와 물건을 안쪽으로 옮겼다.그때 은주가 제일 큰 반응을 보이며 벌떡 일어났다.“경찰관님, 경찰이 그렇게 한가해요? 병원에서도 다 만나네요?”영호는 난처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아침에 민사 분쟁이 있어서 출동했는데, 현장에서 다친 분이 있어서 옆 병실에 입원하게 됐어요. 아까 예진 씨가 쓰레기 버리러 나간 길에 마주쳤죠. 지금은 점심시간이라 잠깐 들른 거예요.”은주는 입꼬리를 살짝 비틀며 힐끗 바라봤다.영호가 문득 말했다.“맞다, 서은주 씨. 지난번 은주 씨 집에서 더럽힌 소파랑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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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은주도 문득 조금 미안해졌다.‘내가 너무 날카롭게 군 건가...’가볍게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말했다.“그래요... 뭐. 천천히 갚아요.”은주가 그렇게 대답하자, 영호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다행이네요. 그럼 제가 계산해서, 한 달에 얼마씩 드리면 좋을지 말씀드릴게요.”은주는 일부러 못 들은 척, 성가신 듯 손을 내저었다.“됐어요. 우리 지금은 아저씨 보러 온 거잖아요. 무슨 돈 얘기예요.”고환일과 송승예는 이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참... 저 순박하고 묵직한 성격, 은주 같은 씩씩한 애하고 의외로 잘 어울리네.’잠시 후, 시간이 꽤 흐른 걸 본 민혁이 은주와 함께 일어섰다.수술 직후인 고환일은 무엇보다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영호도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셋이서 병실 문을 나섰다.예진이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했다.젊은이 셋이서 웃고 떠들며 복도를 걸어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환일과 송승예의 입가에도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우리 예진이가 저렇게 많은 친구들이랑 어울린 게 도대체 얼마 만이야.”송승예의 말끝이 살짝 떨리며, 코끝이 시큰해졌다.사실 고씨 집안과 부씨 집안의 혼사가 철저히 ‘이익’으로 맞물린 건 사실이었다.하지만 고씨 집안에 딸은 예진 하나뿐이었고, 예진이 원치 않았다면 절대 강요하지 않았을 것이다.하필 예진이 윤제에게 첫눈에 반해서, 오랫동안 마음을 쏟아왔을 뿐이었다.그 세월 동안, 두 부부는 딸이 밝게 웃던 햇살 같은 여대생에서 차분하고 단단한 여인으로 변해가는 걸 곁에서 지켜봤다.‘안쓰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딸은 매번 괜찮다 했지만, 사랑이란 건 꽃을 기르는 것과 같다.아무도 믿지 않는다. 뜨겁기만 한 사랑이, 생기 잃은 꽃을 다시 피울 수 있다고는.고환일은 송승예의 손을 꼭 잡았다.“왜 울어? 우리 딸, 이제 웃을 수 있게 된 거잖아. 이혼하고 혼자 버틸까 봐 걱정했는데, 이렇게 곁에 사람들이 있잖아. 금방 새 삶을 시작할 거야.”송승예는 눈가를 훔치며 고개를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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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예진은 스스로 이 일을 해결해야 한다고 마음을 굳혔다.민혁은 더 말하지 않고 차에 오른 뒤 떠났다.은주와 영호도 한 발, 한 발 간격을 두고 병원을 나섰다.병실로 돌아오니, 고환일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대로 간병인 두 명이 도착했다.‘역시... 민혁 씨가 보낸 거구나.’하지만 간병인이 두 명이라니, 요즘 부모도, 예진도 사정이 빠듯한데... 게다가 간병비도 만만치 않았다.고민 끝에, 예진은 두 사람을 복도로 불러냈다.“두 분, 죄송한데요. 사실 저희 집 사정이 좀 어려워서 두 분 몫의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말을 다 잇기도 전에, 간병인 중 한 명이 고개를 저었다.“서 변호사님이 부르실 때 이미 비용은 전부 지불하셨습니다. 걱정 마세요. 저희는 모두 전문 간병인이고, 저희 둘이 함께 있으면 가족분들이 훨씬 편해지실 거예요.”“네? 이미 비용을...?”예진의 가슴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두 사람 몫의 비용은 절대 적은 돈이 아니다.하지만 이미 민혁이 다 치렀다고 하니, 이 상황에서 한 명을 돌려보내는 것도 애매했다.결국 예진은 두 사람을 다시 병실로 들여보내고, 혼자 복도에 남아 핸드폰을 꺼냈다.잠시 망설인 끝에, 민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민혁 씨, 간병비는 제 월급에서 제해주세요. 거절하면 정말 마음이 불편할 거예요.]한참을 기다렸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그리고 밤 8시가 넘어가자, 예진은 온몸을 감싸는 불쾌함과 무거운 마음을 억누르며, 윤제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윤제는 막 회의를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온 참이었다. 피곤한 듯 관자놀이를 주무르던 그의 시선이 핸드폰 화면에 꽂혔다.예진의 이름을 확인하자, 입꼬리가 서서히 비틀렸다.얄팍한 비웃음이 스며 있는 표정이었다.통화 버튼을 누르며, 나지막하게 내뱉었다.“왜, 무슨 일인데?”예진은 알았다.윤제가 모를 리 없다는 걸, 그가 누구보다 상황을 잘 알고 있다는 걸.그럼에도 이렇게 모르는 척 비아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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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하지만 오늘, 조수석에 앉은 예진의 마음에는 파문 하나 일지 않았다.30분 뒤, 차는 한때 자신의 집이었던 대문 앞에 멈춰 섰다.말없이 내린 예진은, 윤제를 힐끗 보지도 않고 그대로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오랫동안 자신을 옭아매고 괴롭히던 이곳에, 자신은 다시 발을 들이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주방에서 저녁을 막 차리던 유순자가, 예진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사모님! 드디어 오셨네요! 오늘 도련님이 전화를 하셔서 반찬을 넉넉히 준비하라고 하셨거든요. 다 사모님 좋아하시는 것들이라, 혹시나 했는데... 정말 오셨네요.”예진은 살짝 미소 지었다. 유순자에게는 마음 깊이 정이 들었다. 성실하기도 했지만, 예진이 유순자를 본 시간이... 윤제를 본 시간보다 길었으니까.유순자의 눈가가 금세 붉어졌다.“사모님, 밖에서 잘 지내셨어요? 많이 야위신 것 같아요.”사실 예진은 밖에서 제법 잘 지냈다.살이 빠진 건, 아침저녁으로 민혁과 함께 뛰었기 때문이다.덕분에 몸도 가벼워지고,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얼굴빛이 환했는데, 이번 일로 다시 초췌해졌다.‘모두 부윤제 덕분이지. 잊을 수가 없지...’한참 뒤에야 윤제가 들어왔다.그 옆에는 이안을 데리고 있었다.이안은 예진을 보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굳었다.“엄마가 왜 여기 있어? 나 엄마랑 밥 안 먹을래!”그 말과 함께 문 쪽으로 발을 돌렸다.“할머니한테 나 데려가 달라고 할 거야!”윤제가 그대로 가방을 잡아당겨 아이를 제자리에 세웠다.“이안아, 말 들어.”아이는 아버지를 은근히 무서워했기에,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자 더는 버티지 못했다. 입술을 삐죽이며, 억지로 윤제와 함께 식탁 앞에 앉았다.예진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이 윤제의 오래된 수법이라는 걸.예전에도 다툴 때면, 온갖 방법으로 자신을 집으로 불러들이고, 이안을 데려와 함께 밥을 먹게 했다.그 수법은 늘 효과가 있었다.예진의 마음속에 쌓인 억울함과 분노도, 아이 얼굴을 보는 순간 결국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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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이안도 이제 슬슬 커 가고, 우리 어머니도 나이가 많아져서 더 이상 계속 애를 봐줄 수 없어. 내년부터는 이안을 집으로 데려올 생각이야.”예진은 여전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 무심한 태도에 윤제의 목소리가 한층 날카로워졌다.“내 말 듣고 있는 거야?”하지만 예진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마지막 한 숟갈을 삼킨 뒤 젓가락을 내려놓았다.“피곤하니까 먼저 올라가서 쉴게.”그 말과 함께, 아예 부자를 외면한 채 계단을 올라갔다.윤제는 화가 치밀어 젓가락을 탁 내려놨다. 이안은 아직 어린 탓에,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냉랭한 기류를 금세 감지하고는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아빠, 오늘 밤 할머니 집에 가면 안 돼?”“안 돼. 오늘이랑 내일은 집에서 지내.”윤제는 속으로 생각했다.‘예진이 애를 보고도 끝까지 마음을 안 풀 수 있을까?’이안은 못마땅했지만, 아버지 앞에서는 결국 고개를 떨군 채 얌전히 있었다.윤제의 시선은 여전히 예진이 앉았던 자리를 향했고, 주먹이 절로 쥐어졌다.한참이나 숨을 고른 뒤, 그는 스스로를 달래듯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뭐, 부부 사이에 저 정도 성질 부리는 건 흔한 일이지.’‘어차피 집으로 돌아왔잖아. 시간이 지나면 화도 풀리겠지.’그렇게 마음을 놓고 다시 식사를 마쳤다....밤이 되자, 윤제는 안방으로 올라갔다.그런데 문을 열고 보니, 예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손님방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그 안에서 작은 불빛이 새어 나왔다.그제야 깨달았다. 예진이 안방이 아닌 손님방에서 자고 있다는 걸.윤제의 표정이 단번에 굳어졌다.‘사람이 돌아왔으면 돌아온 거지, 이렇게까지 선을 긋는 건 무슨 의미야?’원래는 오늘 밤 오랜만에 부부 사이의 거리를 좁혀볼까 했지만, 그 생각은 순식간에 식어버렸다.윤제는 말없이 안방으로 돌아가 불을 끄고 누웠다.한편, 그 시각.류아린은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마침 도순희도 마작을 마치고 막 들어오던 참이었다.“이모, 오늘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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