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진의 말에 고환일과 송승예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그래, 그래. 다 지난 일이야. 앞으로는 우리 집에서 절대 눈치 보지 말고, 그냥 네 집이라 생각해.”“맞아, 민혁아. 절대로 사양하지 마.”민혁은 두 사람의 따뜻한 표정을 바라보다가, 마음이 괜히 찡해졌다.‘이런 게 가족의 온기라는 거구나...’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럼요, 아버님 어머님. 절대 사양 안 할게요.”...한편, 은주는 영호와 사귀게 된 뒤로 하루하루가 한결 가벼워졌다.하지만 영호는 영락없는 ‘돌덩이 남자’였다.로맨틱한 이벤트는 고백하던 날에 다 써버린 듯, 그 이후로는 업무에만 매달렸다.늘 야근에 회의,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한 번도 하지 못했다.은주는 속으로 서운함이 쌓였고, 급기야 ‘이럴 바엔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그러던 중, 어젯밤 술집 직원이 실수로 넘어져 크게 다쳤다는 연락을 받았다.다음 날 아침, 은주는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다행히 직원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았지만, 은주는 위로금까지 챙겨준 뒤 병실을 나왔다.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려던 순간, 3층에서 문이 열렸다.스쳐 지나가는 한 사람의 모습이 은주의 눈에 들어왔다.‘류아린?’순간 착각일까 싶었지만, 은주의 촉은 예리했다.게다가 은주는 ‘여우 같은 여자’에 유독 민감했다.모자에 선글라스까지 눌러쓴 아린.자칫하면 그냥 지나쳤을 뻔했지만, 은주의 눈은 놓치지 않았다.은주는 망설이지 않고 곧장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거리를 두고 조심스레 아린을 따라갔다.잠시 뒤, 아린은 곧장 종양내과 진료실로 들어갔다.은주는 눈을 크게 뜨며 발걸음을 재촉해 문 앞에 섰다.‘도대체... 무슨 일이지?’귀를 바짝 대봤지만, 병동 복도는 발걸음과 잡음으로 가득했다.안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 전혀 들리지 않았다.결국 은주는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병원을 나오자마자 곧장 예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예진은 회사에 도착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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