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Bab 281 - Bab 290

330 Bab

제281화

“정말 좋아요, 한 변호사님. 오늘 아주 잘하셨어요.”예진의 말에 아름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회의실을 나섰다.문을 열자 복도에는 이미 동료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서 있었다.가장 앞에 있던 인성이 아름을 보자마자 곧장 달려와 꽉 끌어안았다.아름은 순간적으로 몸을 비틀며 빠져나오려 했지만, 인성이 놓을 생각이 없다는 걸 깨닫자 금세 무슨 일인지 눈치챘다.“왜 그래요? 설마... 댓글이 너무 심해서 겁먹은 거예요?”아름은 태연한 척 농담을 던졌다.하지만 그녀가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웃을수록, 동료들의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아름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인성의 등을 토닥였다.그제야 인성의 품에서 벗어나 모두를 향해 섰다.그리고 억지로라도 입꼬리를 올렸다.“왜 다들 이런 얼굴이에요? 우리가 원했던 결과잖아요. 별일 아니에요. 그냥 댓글 몇 줄일 뿐이고, 제가 다치는 것도 아니잖아요?”아름의 강한 모습은 오히려 보는 이들의 가슴을 더 아프게 했다.그때 민혁이 사무실에서 나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자, 아무튼 이제 화살은 이미 시위에서 떠났어요. 물러설 수는 없죠.”민혁은 아름을 똑바로 바라보며 덧붙였다.“한 변, 2심 시작 전까지 집에서 지내세요. 출근하지 않아도 돼요. 재판 준비도 해야 하고,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에요.”아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인성이 곧장 손을 들었다.“대표님, 제가 선배님 집에 같이 있겠습니다! 혹시 무슨 상황이 생겨도 바로 보호할 수 있게요.”모두 인성이 아름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하자 순간 공기가 묘하게 변했다.아름은 얼굴을 붉히며 인성을 발로 툭 건드리며 말했다.“임 변, 뭘 그런 말까지 해요? 내가 애도 아닌데. 집에 가만히 있는데 무슨 위험이 있다고.”하지만 인성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요즘 온라인은 정말 위험해요. 반사회적인 인간 하나만 달라붙어도, 선배님 집 주소쯤은 금방 찾아낼 수 있습니다.”“저는 단지 대비하자는 겁니다. 선배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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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혹시라도 길에서 무슨 불상사가 생길까 걱정돼서, 예진과 민혁은 직접 차를 몰아 아름과 인성을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두 사람을 안전하게 내려주고 나서야, 예진과 민혁은 곧장 고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각이었다.고환일은 벌써 잠자리에 들었고, 송승예만이 거실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예진과 민혁이 들어서자 송승예가 벌떡 일어나 다가왔다.“어머, 이제야 왔네!”“어머님, 아직 안 주무셨어요? 혹시 저희 때문에 못 쉬신 거 아니에요?”송승예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 방금까지 라이브 방송 보고 있었거든.”그녀는 핸드폰을 두 사람에게 내밀었다. 화면 속에는 조금 전 아름이 진행했던 방송 다시보기가 흘러가고 있었다.“이 아가씨, 너희 로펌 변호사 맞지?”그만큼 이번 사건의 파장이 컸다. 심지어 송승예도 스캔할 정도라니.예진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온라인에 떠도는 말들 절대 믿지 마세요. 한 변호사님은 정말 훌륭한 분이에요.”송승예는 흥미롭다는 듯 소파에 앉아 민혁에게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민혁은 사건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경위를 차근차근 설명했다.이야기를 다 들은 송승예는 눈을 크게 뜨며 탄식했다.“세상에, 그래서 그날 밤 너희가 갑자기 우리한테 문자를 보낸 거였구나. 어떻게 세상에 그런 부모가 다 있니?”“그런데 지금 한 변호사님이 그렇게 공격받고 있는데, 그 여학생 부모는 가만히 있는 거야? 해명 한마디도 없고?”민혁은 고개를 저었다.“하늘 씨 부모님은 오히려 한 변호사님을 원망하고 계십니다. 1심에서 패소한 게 결국 딸을 죽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니까요.”송승예는 이를 악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잠시 후, 옷을 갈아입고 내려온 예진은 여전히 엄마가 민혁을 붙잡고 이야기를 이어가는 걸 보고 서둘러 끼어들었다.“엄마, 하루 종일 피곤했잖아요. 이제 좀 쉬어요. 얘기는 내일 해요.”민혁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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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민혁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벽에 걸린 한 장의 사진에 시선이 꽂혔다.그는 무심코 다가가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사진 속 예진은 아직 앳된 얼굴에 볼살이 남아 있었다. 17, 18세쯤으로 보였다.붉은색 머메이드 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녀는 발랄하면서도 생기가 넘쳤다.특히 반짝이는 눈빛은 유난히도 빛나 보였고, 그 눈매는 지금의 예진과는 사뭇 달랐다.‘사람이 시련을 겪으면, 제일 먼저 눈에서 빛이 사라진다던데...’민혁은 그 순간,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은주에게서 예진의 이혼 소식을 들었을 때.그 후 서둘러 만난 자리에서 본 예진은 여전히 화상 자국을 안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굴었지만,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할 만큼 지쳐 있었다.“이 사진은...”민혁은 무심결에 손을 들어 사진 위를 어루만지듯 하려다가, 발소리에 깜짝 놀라 서둘러 손을 거두었다.예진이 다가오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아, 이 사진... 오래전부터 치우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그대로 두고 있었네요. 말씀해 주셔서 생각났어요.”그녀는 의자를 끌어와 올라선 뒤 액자를 벽에서 떼어내 바닥에 내려놓았다.“내일 나가면서 버려야겠어요.”민혁은 순간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물었다.“이렇게 예쁜 사진인데, 왜 버려요?”예진은 사진을 내려다보며 씁쓸하게 웃었다.“제가 열여덟, 성인식 날 찍은 거예요. 그날 부윤제라는 인간을 처음 보고 반했죠. 가끔 생각해요.”“그날만 없었더라면, 아니면 제가 그때 눈이 조금만 더 밝았다면... 그 사람한테 빠지지 않았을 거고, 이렇게 초라하게 살지도 않았겠죠.”민혁은 입술을 꼭 다물었다.그녀가 내뱉은 자조 섞인 말이 오래 맴돌면서 가슴에 맺혔다.사진을 응시하는 그의 눈빛은 한층 깊어졌다.‘그래... 내가 좀 더 일찍 나타났더라면. 망설이지 않고 곁을 지켰더라면...’‘당신이 이렇게 아프진 않았을 텐데...’그는 무심한 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러게... 내가 조금만 빨랐더라면, 당신은...”“뭐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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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고환일은 송승예의 부산스러운 모습을 보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송승예는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 3층 손님방 앞에 섰다.문을 두드리며 다정하게 불렀다.“민혁아, 일어났니? 이모가 아침 차려놨어. 내려와서 같이 먹자.”꽤 오래 두드렸는데도 안에서 아무 대답이 없었다.송승예는 이상하다 싶어 문을 열어 보았다.방 안은 텅 비어 있었다.순간 멈칫했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설마... 정말 조깅 나간 거야?”그리고 별다른 의심 없이 곧장 예진의 방으로 향했다.문을 두드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불렀다.“예진아, 어서 내려와. 엄마가 아침 정성껏 차렸어. 네가 좋아하는 거 많이 했단다.”그 시각, 예진은 단잠에 빠져 있다가 노크 소리에 천천히 눈을 떴다.그리고 시야에 들어온 광경에 그대로 굳어버렸다.옆에 민혁이 누워 있는 것이 보였고, 문밖에서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순간 예진은 반사적으로 몸을 벌떡 일으키며 비명을 질렀다.“꺄악!”소리에 놀란 민혁도 눈을 뜨고는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아니, 왜 여기 있는 거예요?!”예진은 급히 이불을 끌어안으며 침대에서 내려왔다.민혁은 어젯밤 일을 떠올리고는 이마를 짚었다.“아... 어제 밤에 화장실 갔다가 방을 잘못 들어왔어요!”두 사람은 황급히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밖에서는 송승예가 딸의 비명소리를 듣고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예진아, 무슨 일이야? 방금 네 비명소리 들은 것 같은데?”예진은 숨이 막힐 듯 조급해졌다.‘제발 지금만큼은 엄마가 문 열고 들어오지 않기를...!’‘이 장면 걸리면 진짜 변명도 못 해.’아침부터 남녀가 한 방에서 함께 있었다는 사실, 그것도 침대 위에서.어제 간신히 관계를 정리하고 집에 들어온 상황에서 이건 정말 치명적이었다.예진은 황급히 침착한 척 목소리를 냈다.“엄마, 괜찮아. 방금... 내가 부딪혀서 놀란 거예요. 금방 씻고 내려갈게요.”하지만 송승예는 더 놀란 듯 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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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예진은 다급히 문을 막았다.“엄마! 잠깐만요. 제가 좀 정리하고 들어오세요.”하지만 예진이 버틸수록 송승예는 더 의심스러워졌다.“너 당장 문 열어. 안에 민혁이 있는 거 아니야?”“엄마, 무슨 말이에요. 착각하신 거라니까요. 민혁 씨가 왜 제 방에 있어요.”그러나 송승예의 의심은 이미 깊어져 있었다.“아까 민혁 방에 가서 두드려봤는데 아무도 없더라. 그런데 네 방에서 분명 남자 목소리가 들렸어. 예진아, 어서 문 안 열어? 엄마 진짜 화난다!”숨길 도리가 없다는 걸 직감한 순간, 예진은 등골이 서늘해졌다.그 사이 송승예가 힘을 주어 문을 밀어붙이기 시작했고, 예진은 간신히 버텼다.‘어떡해... 더는 못 막겠어...’예진이 순간 뒤를 돌아보니, 민혁의 모습이 이미 보이지 않았다.‘뭐야? 언제 사라진 거야?’멍해진 찰나, 송승예는 결국 문을 벌컥 밀치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그녀는 예진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방 안을 샅샅이 훑었다.민혁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비로소 시선을 예진에게 돌리며 의심 어린 눈빛을 보냈다.예진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만지작거렸다.“엄마, 왜 그러세요. 민혁 씨는 아마 조깅하러 갔을 거예요. 제 방에 있을 리가 없잖아요.”송승예는 곧장 입술을 삐죽이며 눈을 가늘게 떴다.그러다 시선이 반쯤 열린 옷장 문에 닿았다.송승예는 단호한 얼굴로 옷장 앞으로 다가갔다.예진은 그제야 옷장이 제대로 닫히지 않은 걸 발견하고 숨이 멎는 듯했다.‘설마... 정말 거기 들어간 거야? 이 타이밍에 걸리면 끝장이야...’놀란 예진은 본능적으로 몸을 날려 옷장 앞을 가로막았다.“엄마, 여기 정리도 안 돼 있어요. 지금은 열지 마세요.”그러자 송승예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네 옷장은 늘 내가 치워줬잖아. 어제 밤에 들어와서 바로 잤는데, 네가 뭘 어지르겠어?”그녀는 손을 뻗어 옷장 문을 열려 했고, 예진은 다시 팔을 벌려 막았다.그러나 송승예는 단호하게 예진을 밀어냈다.“비켜. 민혁이 없으면 너도 떳떳하잖아.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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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아무리 위험한 순간이라 해도, 삼층 창가에 매달려 있을 거라고는 누구도 상상 못 할 일이었다.‘정말... 기발하다 못해, 미친 거 아냐?’예진은 속으로 혀를 찼지만, 동시에 그 대담함에 약간 감탄하기도 했다.재빨리 창문을 열고 민혁을 안으로 끌어들였다.“어머니 가셨어요?”예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두 사람은 동시에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잠시 숨을 고른 뒤, 예진은 팔짱을 끼고 민혁을 노려보았다.“자, 이제 설명 좀 해보시죠. 이거...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민혁은 꿀꺽 침을 삼켰다.사실 속으로는 ‘일부러였으면 좋겠지만’ 싶었지만,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무슨 소리예요. 제가 왜 일부러... 그냥 제가...”말끝을 흐리며 머뭇대는 민혁을 보고, 예진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설마... 서 대표님, 방향치세요? 좌우 구분도 못 하는 거예요?”그 말에 민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좌우 헷갈리는 사람 많아요!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부끄러움에 툴툴거리면서 황급히 문 쪽으로 걸어간 민혁은, 밖을 조심스레 확인한 뒤 고양이 걸음으로 제 방으로 돌아갔다.예진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완벽해 보이던 사람도 결국 허점이 있구나. 그게 또... 사람답네.’...잠시 후, 예진은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두 사람은 혹시라도 거짓말이 들통날까 봐 후문으로 나가 은밀히 합을 맞췄다.예진이 먼저 내려가 자연스럽게 아침을 먹고, 2분 뒤 민혁이 운동을 마친 척 돌아오기로 한 것이다.예진이 식탁에 앉자 송승예와 고환일은 반갑게 맞으며 반찬을 덜어주었다.“민혁이는?”“아, 아까 전화했어요. 금방 들어온대요.”부부는 곧바로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그리고는 기다렸다는 듯 송승예가 입을 열었다.“예진아, 솔직하게 엄마한테 말해. 너랑 민혁이...”그 얼굴엔 은근한 기대감이 한가득 묻어 있었다.예진이라고 해서 부모님이 민혁을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민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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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민혁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역시 예진 씨가 요리를 잘하는 게 다 이유가 있네요. 어머님 장점을 물려받은 거겠죠.”말이 끝나자마자, 식탁 위 공기는 순간 얼어붙었다.고환일과 송승예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고, 예진이 들고 있던 숟가락도 허공에서 멈췄다.민혁은 곧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깨닫고 서둘러 고개를 숙여 밥만 뜨기 시작했다.잠시 정적이 흐른 뒤, 송승예가 낮게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어디 여자가 평생 부엌에 매여 사는 게 좋아서 그러겠어? 예진이가 시집가기 전까지는 내가 주방 일은 한 번도 안 시켰어.”“그런데 결혼하고 나서는... 그 인간 하나 잘 거둬보겠다고 요리며 보양식이며 별 걸 다 배우더라니까.”예진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숙였다.그 모습을 본 민혁은 그제야 상황을 이해했다.고환일은 우울한 기운을 걷어내려는 듯 억지로 웃으며 말을 돌렸다.“됐어, 다 지난 일이잖아. 그래도 요리 잘하면 나쁠 것도 없지.”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송승예가 민혁을 바라봤다.“민혁아, 요리 좀 할 줄 아니?”민혁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조금은 합니다.”그러자 예진이 거들었다.“엄마, 전에 저희 같이 놀러 갔을 때 민혁 씨가 해준 바비큐... 진짜 맛있었어요.”그 말을 들은 송승예는 눈빛이 더 환해졌다.“요즘 남자애들 중에 요리할 줄 아는 사람 별로 없는데... 부모님이 잘 키우셨네.”그 순간, 민혁의 얼굴에서 미소가 싹 사라졌다. 손을 덜덜 떨더니 결국 젓가락이 바닥에 떨어졌다.예진과 고환일은 동시에 이상함을 느꼈다.송승예도 곧 눈치를 채고는 황급히 새 젓가락을 내밀며 말했다.“아이고, 내가 또 괜한 소릴 했네. 미안하다. 대답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민혁은 젓가락을 받아들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아니에요, 어머님. 숨길 것도 없고요. 사실... 제 부모님은 제가 아주 어렸을 때 돌아가셨어요. 그래서...”그 짧은 말에 식탁 위 공기가 다시 무겁게 가라앉았다.송승예와 고환일은 순간 서로 눈을 마주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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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예진의 말에 고환일과 송승예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그래, 그래. 다 지난 일이야. 앞으로는 우리 집에서 절대 눈치 보지 말고, 그냥 네 집이라 생각해.”“맞아, 민혁아. 절대로 사양하지 마.”민혁은 두 사람의 따뜻한 표정을 바라보다가, 마음이 괜히 찡해졌다.‘이런 게 가족의 온기라는 거구나...’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럼요, 아버님 어머님. 절대 사양 안 할게요.”...한편, 은주는 영호와 사귀게 된 뒤로 하루하루가 한결 가벼워졌다.하지만 영호는 영락없는 ‘돌덩이 남자’였다.로맨틱한 이벤트는 고백하던 날에 다 써버린 듯, 그 이후로는 업무에만 매달렸다.늘 야근에 회의,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한 번도 하지 못했다.은주는 속으로 서운함이 쌓였고, 급기야 ‘이럴 바엔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그러던 중, 어젯밤 술집 직원이 실수로 넘어져 크게 다쳤다는 연락을 받았다.다음 날 아침, 은주는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다행히 직원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았지만, 은주는 위로금까지 챙겨준 뒤 병실을 나왔다.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려던 순간, 3층에서 문이 열렸다.스쳐 지나가는 한 사람의 모습이 은주의 눈에 들어왔다.‘류아린?’순간 착각일까 싶었지만, 은주의 촉은 예리했다.게다가 은주는 ‘여우 같은 여자’에 유독 민감했다.모자에 선글라스까지 눌러쓴 아린.자칫하면 그냥 지나쳤을 뻔했지만, 은주의 눈은 놓치지 않았다.은주는 망설이지 않고 곧장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거리를 두고 조심스레 아린을 따라갔다.잠시 뒤, 아린은 곧장 종양내과 진료실로 들어갔다.은주는 눈을 크게 뜨며 발걸음을 재촉해 문 앞에 섰다.‘도대체... 무슨 일이지?’귀를 바짝 대봤지만, 병동 복도는 발걸음과 잡음으로 가득했다.안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 전혀 들리지 않았다.결국 은주는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병원을 나오자마자 곧장 예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예진은 회사에 도착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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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너희 오빠...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신 거야? 이유는 뭐고...?”예진의 물음에 은주는 방금 출발하던 차를 그대로 급정지시켰다. 타이어가 바닥을 긁는 소리와 함께 차가 길가에 멈춰 섰다.[오빠가... 그 얘기를 했다고?]“응. 왜 그래... 혹시 말하기 힘든 거야?”은주는 잠시 멍해졌다.‘민혁 오빠가 가장 꺼리는 이야기인데, 마음속 가장 깊은 상처를 누군가에게 털어놓다니. 게다가 예진이에게...’‘이건... 오빠가 진심으로 마음을 연 거네.’‘진짜 철옹성 같은 사람이 드디어 무너진 거야.’은주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입술을 깨물었다.예진이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민혁에게 더 가까워질지도 몰랐다.‘이 기회... 오빠한텐 좋은 거일 수도 있겠네.’망설임 끝에 은주는 결국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예진아, 이 얘기는 우리 오빠가 보통은 절대 꺼내지 않아. 내가 특별히 말해주는 거니까... 절대 다른 데 얘기하지 마.]예진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약속할게.”은주는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사실 우리 오빠 부모님은... 오빠가 다섯 살 때 돌아가셨어.]“다섯 살...?”예진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그 나이라면... 이안이랑 비슷한 나이. 상상조차 하기 힘든 나이다.은주는 한참을 뜸들이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우리 큰아버지... 그러니까 오빠 아버지는 원래 할아버지 뜻대로 집안을 이어야 했어. 그래서 원치 않는 정략결혼을 했고, 큰어머니는 큰아버지를 사랑했지만... 큰아버지는 따로 첫사랑과 살고 있었어.]예진은 무심코 두 손을 꼭 쥐었다.‘벌써부터... 불행의 시작이었구나.’[큰아버지는 아내를 마음에 두지 않았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오빠도 미워했어. 시간이 지나면서 큰어머니는 우울증이 심해졌지. 결국 오빠가 다섯 살 되던 해, 큰어머니가... 큰아버지가 돌아오길 바라며 죽음을 선택했어.]은주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그날 큰아버지는 첫사랑이 난산으로 병원에 있던 탓에, 밤새 거기 붙잡혀 있었어. 집엔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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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예진이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은주는 친구가 크게 충격을 받았다는 걸 단번에 알았다.은주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억지로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에이, 뭐 어차피 다 지난 일이야. 예진아, 우리 오빠... 어린 시절은 정말 쉽지 않았지. 그래도 지금은 어엿한 어른이잖아.]예진은 여전히 말을 잇지 못했다.“응, 알아. 말해줘서 고마워, 은주야.”통화를 끝낸 예진은 곧장 영호에게 문자를 보냈다.은주가 병원에 간 건 분명 영호와 다툼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래서 짧게 알렸다. [영호 씨, 은주가 혼자 병원에 다녀갔어요.]문자를 보내자마자, 사무실 문이 열렸다.회의를 마친 민혁이 들어왔다. 얼굴에는 다소 무거운 기운이 드리워져 있었다.예진은 애써 담담하게 물었다.“어떻게 됐어요?”민혁은 의자에 앉으며 짧게 답했다.“이연 여사님 사건은 여전히 승산이 크지 않아요. 하지만 한아름 변호사 사건은 여론이 계속 들끓고 있어요. 네티즌 반응도 크고... 아마 이 분위기면 2심에서는 유리할 거예요.”예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민혁의 시선이 무심코 예진의 책상 위에 놓인 책으로 향했다. 그리고 곧 달력을 확인했다.“시험 준비는 잘 돼 가요?”“네. 문제없어요. 이번에 꼭 합격할 거예요.”민혁은 만족스럽다는 듯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 서류를 살폈다.예진은 그런 민혁을 바라보다가 잠시 멍해졌다.‘그 사람이 겪었던 일들을 듣고 난 뒤라서일까...’‘그냥 일상처럼 앉아 있는 모습조차 마음이 아프다.’민혁은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들어 물었다.“왜요? 또 할 말 있어요?”예진은 순간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아무것도요.”짧게 웃어 넘긴 뒤, 예진은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한편 아린이 진료실로 들어서자, 책상에 앉아 있던 진문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아린아? 웬일이야, 여기까지 다 오고.”문호는 아린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수년간 연락이 뜸했지만, 사실 학창 시절 내내 아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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