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는 윤미의 그 잘난 듯한 태도가 영 못마땅했다. 뒤에서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비죽 올렸다.그러던 차에, 드디어 누군가 은주에게 시선을 돌렸다.“야, 이게 누구야? 우리 과 얼짱 은주 아니야? 세월이 흘러도 미인은 그대로네.”은주는 서둘러 미소를 지어 보였다.하지만 말을 꺼내기도 전에, 윤미가 성큼 다가와 은주의 팔을 친한 듯 끼어 들었다.“얘들아, 헛된 기대하지 마. 우리 과 얼짱 이미 임자가 있거든.”윤미가 한마디 하자, 동창들의 관심이 일제히 쏠렸다.“뭐? 근데 왜 같이 안 왔어? 보여 줘야 하는 거 아냐?”“그러게, 어떤 남자가 은주의 마음을 얻은 건지 다들 궁금하단 말이야.”“말해 뭐 해, 은주 같은 애가 반한 남자면 틀림없이 능력자지.”은주는 난감한 듯 어색하게 웃었다. 마침내 입을 열려는 순간, 또다시 윤미가 말을 가로챘다.“아유, 맞아. 너희들 말대로야. 은주 남자친구, 경찰이래. 그것도 공무원이지 뭐.”이 말에 분위기는 더 달아올랐다.“경찰이라고? H시 경찰? 와, 쉽지 않은데!”“근데 오늘은 왜 안 왔어?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은주는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진짜 장윤미... 왜 이렇게 남의 속을 긁어야 직성이 풀리는 거야?’차마 티를 낼 순 없어서, 억지로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오늘 근무라서. 아마 시간 내기 힘들 거야.”사람들은 이내 자리에 둘러앉으며 수다를 이어갔다.“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벌써 다들 자기 가정과 일을 꾸리고 있다니. 진짜 세월 앞엔 장사 없네.”“그러게. 은주까지 남자친구가 있다니, 세상 참 변했네.”다시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선 은주.그러자 윤미가 또 나섰다.“너희 모르는 얘기 있는데, 은주 커플 진짜 사이 좋아. 지난번에 백화점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남자친구가 은주 옷도 사 주더라니까?”말을 마치고, 윤미는 곧장 은주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근데 은주야, 오늘은 그 옷 안 입었네? 뭐, 좀 저렴하긴 했어도 남자친구 정성이 담긴 건데 말이야.”은주는 조금도 놀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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