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민혁의 눈물이 마치 봇물처럼 쏟아졌다.결국 참지 못하고 예진을 안아 버렸다.그 품은 너무나도 절실했고, 마치 금세 사라질 온기를 붙잡으려는 사람처럼 집요했다.예진은 가만히 그의 등을 다독이며, 그 무게를 온몸으로 받아냈다.‘얼마나 오랫동안 혼자 버텨왔으면... 이렇게 무너질까...’...한편, 다른 쪽에서는 은주의 마음이 복잡하기 그지없었다.몇 번이고 옷차림을 확인하며 준비한 끝에, 약속 장소인 레스토랑 앞에 도착했다.출발하기 전, 은주가 영호에게 주소를 보냈지만 끝내 아무런 답이 오지 않았다.레스토랑 문 앞에서 은주는 한참을 망설였다.‘들어가야 할까... 아니면 그냥 돌아가 버릴까...’아직 결심도 서지 않았는데...“어머, 이게 누구야? 은주 아니야? 꽤 일찍 왔네? 근데 혼자야? 남자친구는 안 왔어?”뒤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은주는 순간 긴장했다.그녀는 억지로 태연한 척하며 돌아보니, 윤미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곁에는 한눈에도 중년임을 알 수 있는 남자와 함께.머리가 반쯤 벗겨진 ‘M자’ 탈모에, 불룩 튀어나온 배는 허리춤을 삼킬 듯했다.허리띠는 애매하게 배 아래 걸쳐져 있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괜히 올려주고 싶은 마음을 들게 했다.게다가 얼굴 가득 번진 기름기 어린 미소는, 첫인상부터 호감과는 거리가 멀었다.은주는 숨을 고르고, 최대한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내 남자친구는 지금 근무 중이야. 경찰이라... 갑작스러운 상황이 많거든. 금방 끝내고 올 거야.”윤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곁의 남자를 은주에게 소개했다.“여보, 여기 내 대학 동창 은주야. 그리고 이쪽은 내 남편, 금리그룹 대표님이시지.”김금호라는 이름의 남자는 은근하게 성공한 자의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은주는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금리그룹.그 이름을 은주도 모를 리 없었다.최근 몇 년 사이 급부상한 기업으로, 대형 쇼핑몰과 휴양 호텔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곳.하지만 대표에 대한 소문은 늘 좋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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