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혁은 혹시나 지금 예민해져 있는 예진이 또다시 충격을 받을까 조심스러웠다.재하와 선아, 은주는 아침을 사러 잠시 자리를 비운 터라, 병실은 유난히 고요했다.예진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서서히 깨달았다.‘살았오. 내가... 구출된 거야.’하지만 다음 순간, 그녀는 온몸을 감싸고 있는 두꺼운 붕대와 얼굴의 답답한 감각이 현실을 일깨웠다.얼굴에 남은 화상 자국이 떠올라서, 예진은 반사적으로 손을 들고 얼굴을 더듬었다.두툼한 붕대가 손끝에 닿는 순간, 무너질 듯 절망이 몰려왔다. 입을 열고 뭔가 소리를 내보려 했지만, 부어오른 목은 단 한 마디도 허락하지 않았다.끊어질 듯한 흐느낌만 간신히 새어 나올 뿐이었다.그 모습을 본 민혁은 다급히 다가와 예진의 손을 붙잡았다.“괜찮아요, 괜찮아요. 이제 다 끝났어요. 다 잘 될 거예요. 상처도... 다 나을 거예요.”민혁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예진의 시선이 비로소 민혁을 향했다.그 순간, 그간 쌓였던 민망함과 서운함이 한꺼번에 사라졌다.눈물이 왈칵 쏟아지며, 예진은 본능처럼 민혁의 품에 안겼다.민혁은 예진을 힘껏 끌어안았다. 온몸을 덜덜 떨고 있는 예진의 체온이 전해질수록, 남자의 가슴은 뼛속까지 아렸다.“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나쁜 놈들은 다 잡혔어요. 이제 다 끝났어요.”그제야 민혁의 눈에서도 멈추지 못한 눈물이 흘러내렸다.예진의 상처가 너무나 선명해서,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부여잡은 채, 한동안 눈물 속에 잠겨 있었다.그때, 마침 은주와 재하, 선아가 돌아왔다.문을 열자마자, 서로 부둥켜안고 울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무슨 상황인지 설명이 필요 없었다.재하는 본능적으로 은주와 선아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고 했다.‘지금은 방해하면 안 되는데...’그러나 이미 늦었다.은주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먼저 뛰어들었다.“예진아! 깨어났구나! 진짜 죽는 줄 알았어!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민혁과 예진은 그제야 서로를 놓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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