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Chapter 651 - Chapter 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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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중국은 씩씩거리면서 거친 숨을 내뱉었다.[너 이 나쁜 놈, 내가 이 지경인데도 날 다시 일하러 오라니! 넌 진짜 양심도 없는 놈이야!]병실 안. 남편의 반응이 조금도 연기가 아닌 걸 본 백윤선이 재빨리 눈짓을 하자, 아내의 뜻을 알아차린 서중국은 곧바로 다시 끙끙거리기 시작했다.[아이고, 누가 내 팔 다리를 잘라간 것처럼 영 힘이 없어 죽겠네. 머리도 아픈 데다가 가슴도 쿡쿡 쑤시면서... 온몸이 성한 데가 하나도 없어.] [그래도 민혁이 네가 걱정할까 봐 억지로 힘을 내서 큰 소리로 말한 거야.]서중국의 이런 얄팍한 속내 따위는 민혁이 훤히 꿰뚫고 있었다.‘여러 해 동안 날 회사로 끌어들이려고 했다가 번번이 실패했는데, 이제 내가 회사 일을 맡으니까 바로 지금이 기회다 싶어서 아예 아픈 척하고 회사에서 손을 떼려는 속셈이지.’‘작은아버지는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 민혁은 속으로 중얼거렸다.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은 민혁은 서중국에게 별일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통화를 끊었다.바깥의 눈 내리는 풍경을 잠시 바라보던 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정신을 다잡은 뒤 다시 일에 집중하려고 했다.그때, 현관의 벨 소리가 울렸다.민혁이 문을 열자, 빨간 캐시미어 코트를 입은 예진이 서 있었다.물결치듯 어깨 위로 흘러내린 검은 머리와 눈송이처럼 하얀 피부는 흩날리는 눈발과 하나가 된 듯한 모습이었다.아무 채비도 없이 불쑥 찾아온 데다가, 화장기조차 없는 얼굴이었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웠다.등 뒤로 계속 내리는 눈송이가 그녀의 머리카락에 조용히 내려앉고 있었다.환하게 미소지은 예진이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대표님, 직원 한 명이 J시로 출장을 왔는데요... 혹시 묵을 곳을 제공해주실 수 있을까요?”예진을 보는 순간, 민혁은 마치 심장이 멎는 듯했다.잠시 멍해 있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로는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예진을 품에 꼭 안은 채, 민혁은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눈이 이렇게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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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민혁도 서둘러 눈을 한 줌 집어 단단하게 뭉쳤다. 그리고 곧바로 예진에게 ‘복수’하듯 눈덩이를 던졌다.두 사람은 마치 어린애가 된 것처럼, 새하얀 눈밭 위에서 정신없이 뛰놀기 시작했다.한참을 그렇게 놀다 지친 두 사람은 결국 눈 위에 나란히 쓰러지듯 누웠다.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손을 꼭 잡은 채.하늘에서 흩날리며 내려오는 눈송이를 바라보던 예진의 입가에 저절로 웃음이 번졌다.“눈 오는 날 이렇게 누워 보는 건 처음이에요. 눈이... 내 몸 안으로 스며드는 것 같아요.”민혁은 예진의 손을 더 꽉 잡았다. 이런 낭만적인 순간에 분위기를 깨는 말이란 걸 알면서도,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예진 씨, 고마워요. 나하고 같이 눈을 보러 와줘서요. 하지만...”하지만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예진이 민혁의 말을 끊었다.“쉿.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아니까 굳이 말하지 않아도 돼요. 난 그저... 눈만 같이 보려고 온 거예요. 다른 건 내가 관여하지 않을게요.”“H시에 아직 처리해야 할 사건도 많아서, 돌아갈 비행기표도 이미 끊어 놨어요. 조금 있다가 바로 공항으로 갈 거예요.”순간, 민혁의 가슴 한쪽이 쿡 저린 듯 아파왔다.‘예진은... 그 먼 길을 오직 나하고 함께 눈을 보려고 날아왔어...’하지만 지금은 민혁도 아직 모든 배후를 밝히지도 못했고 상대가 뭘 노리는지도 몰라서, 언제든 위험이 닥칠 수 있는 상황이다.그래서 욕심 때문에 자신의 곁에 남도록 해서, 예진이 위험을 마주하게 할 수는 없었다....이곳의 달콤한 분위기와 달리, 같은 시각 H시의 병원은 잔뜩 긴장된 분위기였다.영호의 상처는 최근 들어 눈에 띄게 호전됐지만, 비가 오거나 흐린 날, 또는 한밤중이 되면 등쪽에 엄청난 통증이 찾아왔다.아침 식사를 챙겨 먹인 뒤에, 은주는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밖으로 나갔다.마침 그 사이에 담당 의사가 회진을 돌자, 영호는 비로소 의사와 둘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의사는 상처의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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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건, 아직 몸 안에 남아 있는 탄환들입니다. 이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아요.”“가볍게는 통증이나 단순한 장애로 끝날 수도 있지만... 만약 심해진다면...”의사가 말을 흐렸지만, 영호는 그 뒤의 의미를 이미 알고 있었다.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멎는 듯했지만 곧바로 마음을 다잡았다.그리고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심하면... 목숨까지 위험할 수 있다, 그 얘기겠죠?”의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현재의 의료 기술로는 그 세 개의 총탄을 제거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굳이 큰 위험을 무릅쓰고 제거할 필요도 없고요.”“하지만 희망을 잃지 마세요. 저희도 계속 새로운 치료 방안을 찾고 있으니까, 반드시 방법이 있을 겁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짧은 위로의 말을 남긴 뒤 의사는 조용히 병실을 나갔다.한참 동안 멍하니 있던 영호는, 창밖으로 내리는 잔잔한 겨울비를 바라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덮고 있던 이불을 한층 더 끌어당기면서 자신에게 중얼거렸다.“H시 겨울은... 갈수록 더 버티기 힘들겠네.”이불 속에 얼굴을 파묻자, 뒤늦게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그나마 다행이야. 그날 총알에 맞은 사람이 나였으니까.’‘만약 은주가 맞았다면... 공주처럼 투정을 부리는 은주 성격에 이런 고통을 어떻게 견디겠어.’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은주가 돌아와서 병실 문을 열자마자, 이불을 꼭 움켜쥔 채 떨고 있는 영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곧바로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얼른 영호에게 다가갔다.“왜 그래요? 병실이 너무 추워요? 내가 사람을 시켜서...”말이 끝나기도 전에, 영호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순간 중심을 잃고 휘청이면서, 은주는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겼다.은주는 상처를 건드릴까 봐 꼼짝도 못 한 채 그저 숨만 죽이고 있었다.영호가 말없이 그대로 안고 있자, 평소 시끄럽게 굴던 은주도 오늘만큼은 조용히 그가 하는 대로 받아주었다.‘오늘... 영호 씨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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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문을 열었을 때, 선아도 병실 TV의 뉴스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그리고 은주와 영호의 심각한 표정을 보자, 대략 어떻게 된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선아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 은주의 가슴속에서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요즘 재하 오빠도 통 못 봤어요. 두 사람이 항상 붙어 다녔는데, 혹시... 재하 오빠도 J시로 간 거예요?”선아는 은주의 손을 잡고 소파에 앉히면서, 일부러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아유, 은주 씨도 알잖아요. 우리 두 집안은 사업 기반이 원래 J시에 있다는 걸요.”“재하 씨도 계속 H시에만 있을 수는 없지요. 사업하는 사람은 원래 여기저기 다니는 게 일이니까.”은주의 눈가가 금세 붉어지면서 눈물을 참는 듯 목소리마저 떨렸다.“언니, 지금 거짓말한 거죠? 선아 언니, 사실대로 말해 줘요. 우리 집에 무슨 일이 생긴 거 맞죠? 재하 오빠도 우리 오빠 도우려고 J시로 간 거잖아요?”“뉴스 봤거든요. 우리 오빠가 J시로 돌아갔다고... 우리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긴 거 맞죠?”선아는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아이고, 서씨 가문이 뉴스에 나오는 게 무슨 신기한 뉴스도 아니잖아요.”“보나마나 은주 씨 아버지가 민혁 씨를 J시로 불러들이려고 쓴 작전일 확률이 커요. 진짜 큰일이었다면 은주 씨한테 먼저 연락이 왔겠지요. 걱정하지 말아요.”선아의 말에도 은주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면서 불안함을 떨쳐내지 못했다.“하지만...”선아가 단호하게 은주의 말을 끊었다.“걱정할 일은 없을 거예요. 서씨 가문이 몇 대를 이어 오면서 번창했는데 그렇게 쉽게 무너지겠어요?”“요즘 언론들은 뭐든 과장해서 떠드는 게 일상이잖아요. 신경 쓰지 말아요.”선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TV에서 다시 긴급 뉴스가 흘러나왔다.[최근 서일 테크놀로지의 핸드폰 폭발 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해서 큰 논란이 되었는데요,경찰은 현재 서일그룹의 협조 아래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그런데 방금 전, 피해자 가족 중 한 명이 돌연 진술을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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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피해자 가족분들은 눈앞의 작은 이익 때문에 매수에 넘어가서, 국가 대표기업에 먹칠을 하면 안 됩니다.][우리끼리 뭉쳐야 해요. 어쩌면 외국 기업들이 고의로 압박하는 걸 수도 있어요! 이럴 때일수록 흔들리면 안 됩니다. 전 서일그룹을 지지해요!][맞아요. 우리 집 핸드폰, 화장품, 가전제품에 심지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전부 서일그룹 거예요. 그동안 문제 하나 없었는데, 왜 이렇게 좋은 기업을 일부러 음해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경찰은 반드시 배후를 밝혀내서 서일그룹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합니다!][...]여론이 완전히 뒤집힌 걸 확인하고 난 뒤, 은주는 비로소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선아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말했다.“거 봐요, 괜찮다고 했잖아요. 은주 씨 오빠 능력은 은주 씨도 잘 알잖아요? 이런 정도로 흔들릴 사람이 아니죠.”“오히려 어쩌면 이번 일로 본가로 들어가서 경영을 맡게 되고, 은주 씨 집안의 엄청난 자산의 후계자가 드디어 자리를 잡게 될 지도 몰라요.”선아의 말에 은주의 표정도 점차 누그러졌다.“언니 말이 맞아요. 우리 오빠가 변호사인데, 감히 오빠 앞에서 잔머리를 굴리다니... 잘못 걸린 거죠.”은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간호사가 병실로 들어왔다.“보호자분 계세요? 의사 선생님이 검사 결과를 가져가시라고 하셨어요.”얼른 손을 든 은주가 간호사를 따라 병실을 나갔다.그제서야 선아는 시선을 영호에게 돌렸다.“어때요? 회복은 잘 되고 있어요?”영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럭저럭 괜찮습니다.”묘하게 차분한 눈빛으로 영호가 자신을 바라보자, 선아는 그가 뭔가 알아차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역시 경찰 출신이라 달랐다. 은주는 속이기 쉬워도 영호는 어려웠다.괜히 더 말을 했다가 혹시 실수라도 할까 봐, 선아는 황급히 자리를 뜨려고 했다.“그럼, 별일 없으면 난 먼저 갈게요. 저녁에 국 좀 끓여서 예진이하고 같이 올게요.”하지만 몇 걸음 떼기도 전에, 영호의 낮은 목소리가 그녀를 붙잡았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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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선아는 영호가 이미 어느 정도 눈치챘다는 걸 알 수 있었다.이럴 때 괜히 숨기면 오히려 불안감만 더 커질 뿐이기에,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나도 재하 씨한테 들은 얘긴데요. 요즘 누군가 서씨 가문을 노리는 게 맞는 것 같대요.”“은주 씨 아버지 교통사고도... 완전한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그래도 구체적인 상황은 아직 몰라요.”그 말을 들은 순간, 무력한 느낌이 들면서 영호는 미간을 찌푸렸다.영호가 더 복잡하게 생각할까 봐 걱정이 된 선아가 서둘러 말을 이었다.“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영호 씨가 다친 것 때문에 은주 씨한테 숨기는 건 절대 아니에요.”“이건 그리 간단한 일도 아닌 데다가... 은주 씨 성격 알잖아요. 얘기해봤자 오히려 더 불안해할 거고, 괜히 방해될 수도 있어서 그런 거예요.”“아무튼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서씨 가문이 수십 년 동안 번창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아요.”“게다가 구씨 가문하고 오씨 가문도 돕고 있고, 민혁 씨 능력은 영호 씨도 알잖아요. 이 사건 배후가 누군지 분명히 찾아낼 거예요.”영호는 사실 기업 경영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선아의 말 덕분에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그러나 오래 붙어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또 실수할까 걱정이 된 선아는, 적당한 핑계를 댄 뒤 먼저 병실에서 나왔다.병실에 혼자 남은 영호는 잠시 깊은 고민에 빠졌다.경찰로 일하던 직감 때문인지, 이번 일은 절대 단순하지 않다는 느낌이 자꾸만 들었다.‘뭐가 문제지...?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머릿속에는 아까 의사가 했던 말이 계속 맴돌았다.몸 안에 박힌 탄환... 단 한 개만 있어도 시한폭탄처럼 위험한데, 자신의 몸에는 그런 게 세 개나 박혀 있었다.‘언제든 하나라도 터진다면, 언제든... 바로 황천길로 갈 수도 있겠지.’예전엔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하지만 은주를 만난 뒤로는, 걱정이 점점 더 커져 갔다.‘만약 정말로 그런 날이 온다면... 은주는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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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그래서 오늘 아침 일찍부터 도순희는 예진을 만나러 로펌으로 향했다.지난번에 와서 한바탕 소동을 벌였던 터라, 로펌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민혁도 직원들에게 신신당부해 두었다.만약 도순희가 다시 로펌에 온다면,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고.오늘 도순희가 로펌 정문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알아본 경비원이 서둘러 길을 막았다.“죄송합니다, 여사님. 저희 대표님의 허락 없이는 출입이 불가합니다. 혹시 예약을 하신 건가요?”도순희는 인정할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부릅떴다.“내 며느리를 보러 왔는데 예약이 왜 필요해? 우리 예진이가 여기서 제일 잘 나가는 변호사잖아. 난 걔 시어머니야. 시어머니가 며느리 보는데 예약을 해야 해?”경비는 표정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죄송하지만, 저희가 알기로 고 변호사님은 이미 이혼하셨습니다. 따라서 시어머니라는 분은 존재할 수가 없지요.”“업무 방해는 그만하시고, 정말 만나고 싶으시면 정식으로 예약을 부탁드립니다.”이 말에 곧바로 폭발한 도순희는, 두 손으로 허리를 짚고서 또다시 무지막지한 여자의 모습으로 돌아갔다.“그게 무슨 소리야? 예진이하고 우리 아들 관계는 다 아는 사실이야! 못 믿겠으면 당장 전화해서 물어봐!”그 기세에 눌린 경비는 마지못해 시간을 끌기로 했다.“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고 변호사님 사무실에 바로 연락해보겠습니다.”말을 마친 경비원은 곧바로 한쪽으로 물러나서 전화를 걸었다.마침 그때, 위층에서 내려오던 아름이 전화벨 소리를 듣고 전화를 받았다.[고 변호사님, 지난번 로펌에 찾아오셨던 그 여자분이 지금 1층에 와 있습니다. 당장 올라가겠다고 소란을 피우고 있어요!]그 여자를 너무나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던 아름은, 그 말을 듣자마자 코웃음을 쳤다.“고 변호사는 오늘 로펌에 안 나왔어요. 그 여자한테 그대로 말해요. 우린 그 여자를 환영하지 않으니까, 올라와도 망신만 당할 테니 돌아가라고요.”말을 마친 아름은 전화를 끊었다.경비원은 그대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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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직원들이 아무리 진심으로 말해도, 도순희는 전혀 믿지 않았다.‘이놈들이 예진이하고 짜고 날 속이는 거야. 예진이는 분명히 위에 있어.’그렇게 확신한 그녀는 아예 바닥에 드러누워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맨날 나한테 거짓말만 해! 고예진이 오늘 쉰다는 게 말이 돼? 분명 위에 있어!”“날 들여보내지 않으면, 여기 그냥 앉아서 기다릴 거야! 내가 못 기다릴 줄 알아?”도순희는 다리를 딱 꼰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함부로 손을 댔다가 또 무슨 누명을 뒤집어쓸지 몰라서 경비들은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사람들은 몰려들어 수군거리고 경비원들은 완전히 진퇴양난이었다.민혁도 예진도 없으니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아름뿐이었다.결국 경비는 어쩔 수 없이 구석으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한 변호사님, 지금 아래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고 변호사님을 못 보게 한다고 계속 소동을 부리는데요...][사람들도 너무 많이 모였고, 이렇게 계속 가면 로펌 이미지에도 안 좋습니다. 저희가 힘으로 끌어낼 수도 없고요... 그분이 좀... 만만치가 않습니다.]아름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됐어요. 절대 위로 못 오게만 막아주세요. 제가 지금 바로 내려갈 테니까.”전화를 끊자마자 그녀는 책상을 탁 치면서 소리쳤다.“부씨 집안은 진짜 양심이 없어도 너무 없네. 고예진이 혼자인 줄 알고 만만하게 보는 거야? 뒤에 사람이 없는 줄 알아?”그 말에 놀란 인성과 단비가 고개를 들었다.“무슨 일이에요? 부윤제가 또 왔어요? 어제 쓰러져서 병원에 갔다면서요.”“혹시... 고 변호사님 그 전남편 집안 얘기죠?”아름이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온 사람은 전남편이 아니라, 그 전남편의 엄마예요. 지난번에 로펌에 와서 고 변을 때리려고 했던 그 무지막지한 여자죠.”“그때도 보니까 보통 만만한 사람이 아니더라고요. 다행히 오늘 고 변이 없으니까... 내가 바로 내려가서 처리해야겠어요.”말을 마치자마자 아름은 곧장 문밖으로 향했다.인성은 혹시나 아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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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도순희는 눈을 부릅뜨면서 소리쳤다.“내가 다 알아! 네가 예진이와 한패라는 거! 내 며느리를 보러 왔는데, 네가 왜 끼어들어!”“허, 며느리요? 우리가 알기론 고 변호사님은 이미 당신 아들이랑 이혼했는 걸요. 그 이유도... 당신 아들의 외도였고요?”“진짜 며느리는 그 내연녀가 맞는 거 아닌가요? 근데 왜 여기 와서 며느리를 찾으세요?”단비는 아름이 말한 ‘내연녀’가 바로 류아린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바로 말을 이어받았다.“아하... 혹시 그 내연녀라는 분이, 워낙 한심한 짓을 많이 해서 부씨 집안에서 쫓겨난 거 아니에요?”입을 열 때마다 모두 얄짤없는 말뿐이라, 도순희의 얼굴이 붉어졌다.‘이것들... 죄다 변호사들이지. 게다가 부드럽게 나오면 받아들이지만 세게 나오면 반발하는 인간들이니...’곧바로 눈빛이 바뀌더니, 눈가를 붉히면서 오열 모드에 들어갔다.“그래... 너희 말이 다 맞아. 그때 우리 부씨 집안이 예진이한테 잘못한 건 사실이야. 하지만 걔는 내 손자의 엄마잖아...”“우리 집안이 잘못했어. 어제 우리 아들도 사과하러 왔고, 오늘 나도 사과하려고 온 거야...”“나도 이렇게 나이를 먹었지만... 예진이가 용서만 해준다면, 무릎도 얼마든지 꿇을 수 있어!”그렇게 말하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으려는 순간, 인성이 재빨리 붙잡고 일어나게 하면서 그녀가 연극을 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아줌마, 이건 또 무슨 수법이에요? 정말 잘못했다고 느끼신다면, 집에 가서 벽 보고 반성하시면 되잖아요. 왜 여기까지 와서 시끄럽게 만드시는 건데요?”순간 멈칫하던 도순희는 인성의 손을 뿌리치면서,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된 채 소리를 질렀다.“넌 뭐야! 사람 많은 거 믿고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거야? 난 그냥 우리 며느리한테 사과하러 온 것뿐이야! 사과도 못 하게 막는 게 말이 돼?”세 사람 모두 너무 잘 알고 있었다.‘도순희의 목적은 뻔해. 고 변에게 도덕의 굴레를 씌우려는 거지.’이게 밖으로 퍼지기라도 하면, ‘시어머니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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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도순희가 바로 반박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아름이 틈을 주지 않고 말을 끊어버렸다.“아줌마, 여기 오는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잖아요. 여긴 공공장소지, 아줌마 댁의 거실이 아니에요.”“직원들 업무 방해하시는 것도 문제고, 지난번에 고 변호사님 괴롭히던 영상은 제가 아직도 가지고 있거든요.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시니, 그때 일까지 전부 같이 얘기하면 되겠네요?”이 말을 듣자 도순희는 기세가 확 꺾였다.숨을 헐떡거리며 화를 냈지만, 반박할 수가 없었다.더 난동을 부려봐야 소용없다는 걸 깨닫자, 그냥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채 자기 허벅지를 치면서 울음을 터뜨렸다.“다 너희끼리 짜고 나를 무시하는 거지! 예진이가 좀 잘 나가서 스타 변호사가 됐다고, 이제 나 같은 시어머니는 안중에도 없다는 거야?”그녀의 의도를 단번에 간파한 아름이 차갑게 말했다.“아줌마, 더 억지를 부려도 아무 의미도 없어요. 첫째, 아줌마 아들은 이미 고 변호사님과 이혼했거든요. 그러니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 같은 건 이미 끝났죠.”“둘째, 지난 번에 여기 와서 난리 칠 때, 아줌마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 나세요? 고 변호사는 아드님한테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 차라리 그 내연녀가 훨씬 낫다고 말씀하셨죠?”“아줌마가 먼저 그렇게 의리 없는 행동을 했는데, 고 변호사님이 굳이 의리를 지켜줄 필요도 없겠죠.”“그리고 앞으로도 이렇게 아줌마랑 아드님이 번갈아 찾아와서 업무를 방해하시면, 저희도 가만히 안 있을 겁니다.”도순희도 알고 있었다.여기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로 먹고 사는 변호사들이라서, 자신이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걸.‘이것들... 주둥이 놀리는 건 정말 당할 수가 없네.’결국 예진도 못 보고 어떤 수단도 먹히지 않자, 억울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일어난 그녀는 세 사람을 노려보다가 마지못해 돌아섰다.그 뒷모습을 보면서 아름이 굳이 한마디 더 붙였다.“참, 아줌마에게 좋은 정보 하나 드릴게요. 고 변호사님은 이제 우리 대표님하고 사귀고 있거든요.”“우리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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