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네가 나한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만 줬으면 해서야. 내가 예전에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도 이제는 제대로 깨달았어.” “앞으로는 반드시 너하고 이안에게, 그리고 우리 작은 가정에 전부 보상하도록 할게.”이런 쓸모없는 말들을 예진은 이미 셀 수 없이 들어와서, 지금은 그저 속이 답답하고 신경만 거슬릴 뿐이었다. ‘정말 날파리처럼 물지는 않지만, 옆에서 계속 윙윙거리면서 사람을 미치게 만드네!’참다 못한 예진이 미간을 찌푸리면서 입을 열려고 했다. 그 순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도순희가 서둘러 이안을 안고 앞으로 나섰다.“이안아, 엄마한테 잘 얘기해 봐야지. 엄마가 보고 싶다고 했잖아. 아빠 말대로 우리하고 같이 집에 가자고 하렴. 그러면 앞으로 계속 엄마랑 같이 있을 수 있잖아. 응?”그 말을 듣자 도순희의 품에서 내려온 이안은, 종종걸음으로 달려가서 예진의 다리를 꼭 끌어안았다.“엄마... 이안이 잘못했어요. 앞으로 말 잘 들을게요. 아빠 말대로, 우리 같이 집으로 가면 안 돼요?”이안이 퇴원한 뒤, 예진이 아이를 직접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아이의 모습은 눈에 띄게 야위어 있었다. 빠졌던 살도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앙상한 몸은 마치 뼈만 남은 듯했다. 크고 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들어 눈물 어린 시선으로 엄마를 바라보았다.예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이기에, 그런 모습을 마주한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그 정도의 동요로, 자신의 남은 인생을 다시 걸 수는 없었다. ‘이젠 절대로 그럴 수 없어!’기회를 놓치지 않고 도순희가 말을 이었다.“예진아, 예전엔 다 우리가 잘못했다는 걸 이제야 정말 깨달았단다. 아이 얼굴을 봐서라도,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렴. 너랑 윤제가 그래도 그렇게 오래 함께했잖니.” “이안도 이만큼 컸고... 아이를 위해서라도, 완전한 가정을 만들어 주면 안 되겠니?”그 말을 듣자 예진은 비웃듯이 코웃음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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