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영호 같은 경찰은 천적이나 다름없었다.예진을 괴롭히는 것보다, 차라리 영호를 무너뜨리는 게 자신들에겐 훨씬 더 통쾌한 일이다.그렇게 판단한 건하가 하민에게 눈짓을 보내자, 눈치 빠른 하민이 곧바로 예진을 끌어서 영호의 곁으로 데려왔다.밖에 저격수가 있을까 두려웠는지, 하민의 칼은 한순간도 예진의 목에서 떨어지지 않았다.마찰이 반복되자 예진의 목에서는 피가 배어 나왔다.상처는 깊지 않았지만, 그 모습을 본 민혁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서 어금니를 악물었다.순식간에 몸을 돌린 하민은, 예진을 거칠게 바닥으로 내던지면서 칼을 영호의 목에 겨누었다. 하민의 거친 행동이 민혁의 심장을 후벼 파면서, 민혁은 분노로 이를 악물어야만 했다.그 순간, 모두는 영호가 뭘 하려는지 비로소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그는 일부러 바깥이 완전히 포위된 것처럼 꾸미고, 자기 자신을 인질로 내세워서 예진과 바꾸려는 것이다.자신의 목숨으로 예진의 목숨을 구하려는 선택이었다.하지만 예진이 완전히 안전해졌다고 확신할 수 없는 지금, 민혁의 심장은 여전히 턱밑까지 치솟은 채 거세게 고동쳤다.은주는 더욱 심하게 긴장한 채, 얼어붙은 듯한 시선으로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얼굴은 새하얗게 질렸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 고인 채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했다.한쪽은 자신의 올케이자 가장 친한 친구. 그리고 다른 한쪽은 곧 결혼을 앞둔 세상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자신의 연인.누구 하나라도 다치게 된다면, 그것은 은주에게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이 될 수밖에 없었다.하민은 영호의 부상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칠게 끌어올린 뒤, 방패처럼 앞세우고 밖으로 향했다.영호를 데리고 나온 두 사람이 배로 향하자, 사람들은 진퇴양난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지금 뛰어 나가자니 목에 겨눈 칼 때문에 영호의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고, 그렇다고 그대로 데려가게 내버려 두는 것도 바로 영호의 죽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다.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순간, 재하가 갑자기 큰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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