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721 - 챕터 730

744 챕터

제721화

이쪽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영호 같은 경찰은 천적이나 다름없었다.예진을 괴롭히는 것보다, 차라리 영호를 무너뜨리는 게 자신들에겐 훨씬 더 통쾌한 일이다.그렇게 판단한 건하가 하민에게 눈짓을 보내자, 눈치 빠른 하민이 곧바로 예진을 끌어서 영호의 곁으로 데려왔다.밖에 저격수가 있을까 두려웠는지, 하민의 칼은 한순간도 예진의 목에서 떨어지지 않았다.마찰이 반복되자 예진의 목에서는 피가 배어 나왔다.상처는 깊지 않았지만, 그 모습을 본 민혁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서 어금니를 악물었다.순식간에 몸을 돌린 하민은, 예진을 거칠게 바닥으로 내던지면서 칼을 영호의 목에 겨누었다. 하민의 거친 행동이 민혁의 심장을 후벼 파면서, 민혁은 분노로 이를 악물어야만 했다.그 순간, 모두는 영호가 뭘 하려는지 비로소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그는 일부러 바깥이 완전히 포위된 것처럼 꾸미고, 자기 자신을 인질로 내세워서 예진과 바꾸려는 것이다.자신의 목숨으로 예진의 목숨을 구하려는 선택이었다.하지만 예진이 완전히 안전해졌다고 확신할 수 없는 지금, 민혁의 심장은 여전히 턱밑까지 치솟은 채 거세게 고동쳤다.은주는 더욱 심하게 긴장한 채, 얼어붙은 듯한 시선으로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얼굴은 새하얗게 질렸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 고인 채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했다.한쪽은 자신의 올케이자 가장 친한 친구. 그리고 다른 한쪽은 곧 결혼을 앞둔 세상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자신의 연인.누구 하나라도 다치게 된다면, 그것은 은주에게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이 될 수밖에 없었다.하민은 영호의 부상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칠게 끌어올린 뒤, 방패처럼 앞세우고 밖으로 향했다.영호를 데리고 나온 두 사람이 배로 향하자, 사람들은 진퇴양난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지금 뛰어 나가자니 목에 겨눈 칼 때문에 영호의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고, 그렇다고 그대로 데려가게 내버려 두는 것도 바로 영호의 죽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다.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순간, 재하가 갑자기 큰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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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그래서 자신들이 발각되었다는 걸 깨닫게 되면, 이곳에 오래 머물 이유가 없었다.반드시 곧바로 자리를 뜰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배가 떠나기만 하면, 이 두 사람에게는 더 이상 물러설 길이 없었다.그 말을 들은 경비원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강력한 손전등을 들고 부두 쪽으로 향했다.경비원이 가까이 다가가자, 민혁의 예상대로 강력한 불빛을 확인한 배는 곧바로 급히 방향을 틀어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하민과 건하가 영호를 끌고 밖으로 달려 나왔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배는 멈출 기색이 없었고, 인질을 데리고 있는 상태에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젠장! 배가 가버렸어요, 건하 형님. 이제 어떡합니까?”하민이 이를 갈며 분노를 터뜨렸다.건하의 얼굴도 심각하게 굳어 있었다.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거리를 좁히며 풀숲 뒤에서 상황을 지켜봤지만, 섣불리 움직이지는 못했다.배를 쫓아낸 두 명의 경비원도 곧바로 풀숲 뒤로 돌아와서 몸을 숨겼다.두 사람이 더 이상 도망칠 수 없게 된 걸 본 영호는, 민혁 일행이 자신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영호가 말했다.“이제 그만 의미 없는 저항은 멈춰. 이대로 가면 죄만 더 무거워질 뿐이야. 지금이라도 수사에 협조하면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그 말을 듣고 불안과 분노가 뒤섞인 하민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영호의 등을 칼자루로 세게 내려쳤다.영호는 순간 고통에 몸을 움츠리며 식은땀을 흘렸다.상처가 다시 벌어지면서 피가 배어 나와 하얀 옷을 붉게 물들였다.“닥쳐! 너희 경찰들만 아니면 우리가 이렇게 쥐새끼처럼 도망 다닐 일도 없었어!”영호가 다친 모습을 보자, 은주의 눈에서는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곧장 뛰쳐나가려는 은주를 재하가 급히 붙잡았다.“은주야! 제발 진정해. 지금 나가면 영호가 신경 쓰게 돼. 그럼 상황이 더 위험해져. 경찰이 곧 도착할 거야. 우리가 조금만 더 시간을 벌자.”속은 애간장이 탔지만, 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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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이 두 사람의 수법은 정말 교묘했다.자신을 무너뜨리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자신의 약점을 치는 것임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바깥의 상황이 여전히 긴박한 걸 보면서, 선아는 지금 민혁이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그래서 선아가 민혁에게 말했다.“나랑 한 변이 예진이를 데리고 리조트로 돌아갈게요. 주치의도 불러서 정밀하게 다시 검사하게 할 거예요. 여기 영호 씨 상황이 너무 위험하니까, 민혁 씨가 여기 남아 있어 줘요.”민혁은 여전히 안심할 수가 없었다.지금 그는 예진을 허리띠에라도 묶어 두고, 단 한 순간도 자신의 시야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심정이었다.민혁의 불안과 충격이 고스란히 느껴지자, 선아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예진이는 우리 둘한테 맡겨요. 은주 씨하고 영호 씨한테는 지금 민혁 씨가 꼭 필요해요.”민혁도 마음속으로는 잘 알고 있었다.예진을 구하기 위해서 영호 자신이 인질이 되었고, 게다가 이미 부상까지 입었다는 걸.자신이 느끼는 공포가 사라진 게 아니라, 그저 은주에게로 옮겨갔을 뿐이라는 것도.마음이 놓이지 않았지만, 민혁은 결국 손을 풀고 예진을 선아와 막 도착한 아름에게 맡겼다.“두 사람이 예진이를 꼭 지켜 줘요. 절대... 절대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돼요.”선아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아름이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걱정 마세요, 대표님. 사모님은 저희가 책임질게요. 절대 문제없어요!”선아와 아름이 예진을 부축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뒤에야, 주먹을 불끈 쥔 민혁이 창고에서 나와 풀숲 쪽으로 돌아갔다.재하와 인성은 여전히 맞은편과 대치하면서 어떻게든 시간을 끌고 있었다.배가 없는 상황이 되자, 건하와 하민은 인질을 잡고 있어도 사실상 손발이 묶인 상태였다.“건하 형님, 이제 배도 없어서 우린 못 가요. 이제 어떻게 하죠? 여기서 계속 버틸 수도 없잖아요.”건하의 시선이 순간 영호에게 꽂혔다.“잠깐... 뭔가 이상해.”하민이 멈칫하자, 창백한 얼굴의 영호가 찢어지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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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형님, 우리가 속은 거예요? 밖에 경찰이 없는 겁니까?”건하는 대답하지 않았다.다만 멀지 않은 곳, 사람들이 숨어 있는 풀숲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이미 다 들켰잖아. 더 이상 숨지 말고 나와.”모두 더는 숨길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누구도 먼저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그 순간, 건하가 손에 들고 있던 칼을 영호의 어깨에 그대로 찔러 넣었다.피가 쏟아져 나오면서, 영호가 이를 악물고 신음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온몸에 식은땀이 맺혔다.가장 먼저 참지 못한 은주가 풀숲 밖으로 뛰쳐나갔고, 그 모습을 본 사람들도 더이상 숨지 않고 하나둘 앞으로 나왔다.“당장 그 사람을 놔줘! 그 사람을 풀어주기만 하면 당신들 바로 보내 줄게!”은주는 애써 침착한 척했지만,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혔다.‘만약 또 내 눈앞에서 영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걸 어떻게 견디겠어?’앞으로 나선 민혁이 은주를 자신의 뒤로 세우면서 막았다.“당신들이 복수하려는 사람은 나야.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끌어들여? 내가 대신 갈게. 나를 괴롭히는 게 훨씬 속이 시원하지 않겠어?”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하민은 영호를 더 세게 끌어당겼고 건하는 분노가 가득한 시선으로 민혁을 노려봤다.“우리가 애들 장난 치는 줄 아나? 네가 바꾸자면 바꾸게? 우린 이미 한 번 속았어. 또 속으라고? 뒤에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어떻게 알아?”민혁은 은주를 재하에게 맡긴 뒤 두 손을 들고 앞으로 나아갔다.“이미 신고해서 경찰도 오고 있는 중이야. 이렇게 계속 버티는 건 우리 모두에게 좋지 않아. 그 사람하고 나하고 인질을 교환하고 지금 당장 날 데리고 가.”비웃듯이 코웃음을 친 건하가, 하민을 한 번 돌아본 뒤 눈을 번뜩였다.“좋아. 그렇게까지 원한다면 지금 두 손 들고 이리 와.”재하가 즉시 민혁을 붙잡았다.“미쳤어? 가면 안 돼! 경찰이 곧 도착해. 조금만 더 방법을 찾아보자. 저 자식들은 인질이 필요하니까, 아직 기회는 있어.”민혁은 고개를 저었다.“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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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다음 순간, 민혁이 영호를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건하의 앞을 가로막자 건하가 순식간에 주사기를 민혁의 몸에 찔러 넣었다.건하는 망설임 없이 주사기 속의 액체를 끝까지 밀어 넣었다.곧바로 상황을 인지한 민혁은 주사기를 움켜쥔 채 건하와 몸싸움을 벌였다.그제서야 모두 정신을 차리고 한꺼번에 달려들었다.휘청거리는 영호를 붙잡은 은주는 피가 쏟아지는 그의 상처를 두 손으로 눌렀다.재하와 인성도 재빨리 달려가 합세하자, 하민과 건하는 결국 수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곧 두 사람은 재하와 인성에게 제압되어 바닥에 단단히 눌리게 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건하는 비웃듯이 차가운 웃음을 터뜨렸다.“우리 두 사람은 이미 도망자 신세라서 잡히는 건 시간문제였지. 이 지경까지 온 이상 더이상 도망칠 길도 없어.”“그렇다면 차라리 여기서 너하고 함께 끝내는 게 낫지!”재하는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건하의 얼굴을 바닥에 눌러버렸다.“죽을 때가 다 돼서도 끝까지 입만 살아 있네!”민혁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이마에는 순식간에 식은땀이 맺히면서, 안색은 핏기 없이 창백해졌다.숨쉬기가 점점 힘들어지더니, 머리가 어지럽게 빙빙 돌면서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민혁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지만, 재하와 인성은 두 사람을 붙잡고 있는 손을 감히 놓지 못했다.영호가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은주 씨... 어서 가.”은주가 급히 영호를 부축했고, 두 사람은 함께 민혁의 곁으로 갔다.바로 그 순간, 눈에 초점을 잃은 민혁이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바닥에 쓰러졌고, 거품을 물면서 고통스럽게 몸을 웅크렸다.은주는 완전히 얼어붙었다.이를 악물고 억지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던 영호는 그제야 깨달았다.방금 건하가 민혁에게 찔러 넣은 것이 칼이 아니라 주사기였다는 사실을.그리고 주사기 안의 내용물은 이미 전부 민혁의 몸속으로 들어가 있었다.“큰일이야...”영호는 더 생각할 틈도 없이 민혁의 몸을 바로 눕히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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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의사들과 경찰의 끊임없는 노력 끝에 민혁은 겨우 반응을 보였고,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희미하게 이어지는 숨결은 그의 상태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분명히 말해주고 있었다.심장이 다시 뛰는 것을 확인하자 영호는 그제야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 순간 힘이 풀린 듯 두 눈을 감고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영호와 민혁은 들것에 실려 나가자, 은주와 재하도 구급차에 함께 올랐다.한편 선아와 아름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예진을 바라보면서 초조하기만 했다.“왜 이렇게 오래 안 깨는 거죠? 혹시 어디 크게 다친 건 아니겠지요?”선아가 고개를 저었다. “내가 확인해봤는데 다친 데도 없고 주사 자국도 없어요. 아마 그 인간들이 약을 너무 많이 먹여서 그럴 거예요.”아름은 방 안을 조급하게 서성였다. “저쪽은 지금 상황이 어떤지도 모르겠네요.”선아 역시 초조함과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우리가 전화를 걸었다가 혹시 일 더 꼬이면 어떡해요.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잖아요.”그때 밖에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자, 두 사람 모두 움찔하면서 긴장했다.“경찰이 드디어 왔네요. 저렇게 많은 인원이 왔으면 영호 씨는 무사히 구했겠죠?”곧이어 구급차 사이렌까지 들리자, 벌떡 일어난 선아가 창밖을 내다보며 혼잣말을 했다. “왜 구급차까지 온 거지? 설마... 다친 건 아니겠지?”그 순간 재하가 전화를 걸어왔다. 선아는 서둘러 전화를 받으면서 스피커폰을 켰다.“거긴 상황이 어때? 사람은 구했어?”평소에 겉으로 보기에는 가벼워 보여도, 일이 터지면 재하는 누구보다 침착한 사람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런 재하의 목소리마저 떨리고 있었다. [여보... 민혁이가 큰일 났어. 영호도 다쳤고. 지금 바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동 중이거든. 예진 씨가 깨면 바로 병원으로 와. 혹... 혹시나 잘못될까 걱정이 돼서...]아름은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그대로 소파에 주저앉았고, 선아의 얼굴도 순식간에 하얗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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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예진아, 고마워. 네가 준 사탕도, 네가 해준 모든 것도... 정말 고마워.”다음 순간, 예진은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이 흐릿해지는 걸 느꼈다. 시야가 다시 또렷해졌을 때, 자신은 이미 성인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고, 짙은 안개가 가득한 숲속에 홀로 서 있었다.앞에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었고, 맞은편에는 어른이 된 민혁이 조용하게 서 있었다.예진이 급히 다가가려고 했지만, 발이 바닥에 붙은 듯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예진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민혁 씨! 민혁 씨!”하지만 민혁은 그대로 마주 선 채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 눈빛엔 넘칠 듯한 사랑이 가득했다.민혁이 손을 들고 살짝 흔들었다. “예진 씨, 잘 있어요. 난 이제 가야 해요.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용서해줘...”곧이어 민혁의 모습이 안개 속에 점점 가려지면서 형체가 희미해지자, 예진의 마음은 더 격렬하게 요동쳤다.예진은 계속 외쳤다. “민혁 씨! 돌아와요! 돌아오라고요!”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휩싸인 채 예진은 악몽 속에서 갑자기 깨어났다.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자신이 차 안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운전석에는 아름이 있었고, 옆자리의 선아가 그녀를 끌어안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예진아, 드디어 깼구나. 정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그래도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야. 어디 아픈 데는 없어?”아직 상황이 안 된 예진은 잠시 멍해졌다. ‘내가 왜 차에 있는 거지? 민혁 씨는... 어디에 있는 거야?’예진은 방에서 쉬려고 누웠던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무슨 일이야?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지? 다른 사람들은? 민혁 씨는?”예진의 멍한 얼굴을 본 선아는 차마 입을 떼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돌려 말할 상황이 아니었다.진실을 말해서 예진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해야 했다.“이야기하자면 길어. 요약하면... 누군가 민혁 씨에게 앙심을 품고 너를 납치한 거야.”그제서야 예진은 기억이 번쩍 떠올랐다. 창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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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 선아의 마음속에는 아무런 확신도 없었다.선아는 재하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정말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런 식으로 말할 사람이 아니었다.예진은 완전히 넋이 나간 상태였다. 초점 없는 눈동자는 흔들리면서, 긴장과 혼란이 뒤섞인 표정으로 겨우 병원에 도착했다.세 사람이 도착했을 때, 재하와 인성은 수술실 밖 복도에서 초조하게 서 있었다.먼저 달려간 예진은 수술실 문에 몸을 붙인 채 작은 창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민혁은 피도 보이지 않았고 겉으로 드러난 상처도 하나 없는 모습이었다. 평소처럼 잠든 것처럼 보였지만, 얼굴을 덮은 산소 마스크와 창백한 안색이 지금 얼마나 위태로운지 말해주고 있었다.의사와 간호사들이 침대 주위에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심장 마사지가 이어졌다가, 곧바로 전기 충격이 가해졌다.모니터의 심박 형이 불안하게 떴다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예진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난번 은주처럼 그저 울고만 있지는 않았다. 예진의 얼굴은 백지처럼 창백했고 입술도 바짝 말라 있었지만, 막상 민혁이 누워 있는 모습을 보자 눈물조차 흐르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나 차분해 보였다.하지만 이 비정상적인 침착한 모습이 오히려 사람들을 더 걱정이 되게 만들었다.재하와 인성에게 다가온 선아와 아름은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다친 곳이 없는지 확인했다. 둘 다 무사한 것을 확인하자 그제서야 비로소 한숨을 내쉬었다.선아가 먼저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영호 씨하고 은주는?”미간을 깊게 찡그리면서 재하가 대답했다. “영호는 원래 몸도 안 좋았는데 이번에 또 크게 다쳤어. 그래도 일단 생명엔 지장이 없다고 해서 상처를 봉합한 뒤 병실로 옮겼어.” 두 사람이 걱정이 된 은주는 울기만 하고... 더 불안해할까 봐 그냥 영호 옆에 있게 했어.”아름도 다급하게 물었다. “그럼 대표님은요? 다친 데도 없어 보이는데 왜 이렇게 위험한 상태예요?”인성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자식들이 대표님한테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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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자책과 죄책감이 순식간에 선아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만약 오늘 민혁이 정말 이대로 떠난다면, 그녀는 평생 이 죄책감 속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재하는 더는 볼 수 없다는 듯이 서둘러 선아를 끌어안았다.“이건 자기 잘못이 아니야. 그 두 놈은 신세준이 데리고 있는 놈들이야. 결국 모든 원인은 그 인간 쓰레기들 때문이지.”그렇게 위로해도 선아의 마음은 조금도 가벼워지지 않았다. 마치 봇물이 터지듯이 눈물이 끝없이 흘러내렸다.선아가 울자, 눈물을 억지로 참고 있던 인성도 결국 버티지 못하고 울음이 터져 나왔다.“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죠? 형님이 몇 년을 고생하며 기다렸는데... 겨우 고 변호사님과 잘 풀렸고, 이제 결혼식만 남았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예요?”“정말 하늘도 무심하네요. 형님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데... 왜 또 이런 시련을 줘야 하냐고요.”울음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인성의 넋두리도 점점 더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예진이 더 불안해질까 걱정된 아름이 재빨리 인성의 입을 막았다.“그만 좀 울어요! 대표님 아직 살아 있어요. 불길한 말 좀 하지 말고 좋은 얘길 하라고요!”인성은 눈물을 닦으면서 서럽게 말했다. “맞아요, 맞아. 우리 대표님 같은 좋은 사람은 하늘이 지켜줄 거예요. 절대 이렇게 쉽게 가지 않아요. 제발 하늘도 보고 있어야 할 텐데... 대표님은 정말 착하고 선한 분이니까... 꼭 이 난관을 이겨내야 해요...”예진은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처럼 그저 수술실 안의 민혁만 바라보고 있었다.여기 누워 있어야 할 사람은 본래 자신이었다. 영호도, 민혁도 모두 자신을 구하려다 이렇게 된 것이다.하지만 예진은 죄책감을 느낄 겨를조차 없었다. 이 모든 일의 근원은 신세준이라는 인간에게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절대 용서 못 해... 절대로...’한편, 은주는 영호의 병실에서 가만히 앉지도 서지도 못한 채 초조함하게 마음만 졸이고 있었다. 영호도 걱정됐고, 민혁은 더 걱정됐다.그때 영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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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민혁에 대한 걱정 때문에 완전히 무너진 은주의 모습을 보자, 영호의 마음도 혼란스러웠다.‘나도 무서워... 제발 아무 일 없기를...’“이제 울지 마. 나도 같이 갈 테니까 우리 수술실 앞에서 같이 기다리자, 응?”그제서야 눈물을 훔친 은주가 잔뜩 주눅든 눈빛으로 영호를 올려다봤다. “안 돼. 지금 영호 씨 몸도 이렇게 약한데, 내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영호가 조용히 은주의 말을 잘랐다. “걱정 마. 내 몸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알아. 괜찮아, 은주 씨.”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은주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옆에 영호 씨가 있어야 내가 그나마 버틸 수 있어...’간호사의 도움으로 영호를 휠체어에 앉힌 뒤, 은주는 재빨리 수술실 쪽으로 휠체어를 밀었다.두 사람이 도착했을 때, 예진은 여전히 수술실 문에 기댄 채 수술실 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재하와 선아는 복도 의자에 앉아서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옆에서 불안한 걸음으로 왔다 갔다 하던 아름과 인성은, 두 사람이 오는 걸 보고 급히 다가왔다.“여긴 어떻게 왔어요? 예 형사님 몸도 아직 성치 않은데 그냥 병실에서 쉬셔도 되는데...” 아름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은주가 대답하기도 전에 수술실 문이 열리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그쪽으로 쏠렸다.수술복을 입은 의사가 안에서 나오자, 모두가 재빨리 의사를 둘러쌌다.“환자 보호자분이 누구신가요? 직계 가족은 계세요?” 의사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짙게 묻어 있었다.그 표정을 보는 순간, 모두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하지만 예진은 오히려 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아내입니다.”의사는 깊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환자분에게 다량의 독성 물질이 주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여러 장기가 급속도로 기능을 잃고 있어서... 저희도 할 수 있는 건 다 했습니다.” “지금은 의식이 조금 남아 있는 상태라,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서둘러 주시는 게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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